불교총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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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뜨락 | 진정한 명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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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3-09-05 16:04 조회61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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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건을 사면 담아주는 쇼핑백을 명품 브랜드가 찍혀있다는 이유로 비싼 돈을 주고 구입한다는 뉴스를 보면서 프랑스의 소설가 모파상의 단편소설 <목걸이>라는 작품이 떠올랐다. 사치스럽고 허영심이 많은 마틸드라는 부인 때문에 생긴 사건이 주요 내용이다. 그녀는 상류층의 삶을 동경했지만 그녀의 남편은 하급 공무원이었다.


 어느 날 남편이 파티 초대장을 부인에게 건넸다. 남편은 아내가 무척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으스대며 초대장을 내밀었지만 부인은 시무룩하였다. 파티에 입고 갈 옷이 없다고 투덜댔다. 남편은 모처럼 비싼 옷을 사주었다. 그런데 부인은 짜증을 냈다. 이번에는 보석이 없다는 것이었다.


 부부는 고민 하다가 부잣집 친구의 목걸이를 빌렸다. 다이아몬드 목걸이였다. 파티에 참석할 준비를 마치고 나서야 마틸드는 기분이 좋아졌다. 부부는 파티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집에 돌아와 보니 목걸이가 없어졌다. 부부는 파티장으로 가서 구석구석 살펴보았지만 목걸이를 찾지 못했다.


 부부는 할 수 없이 빚을 내어 똑같은 목걸이를 사서 목걸이주인에게 돌려주었다. 부부는 빚을 갚기 위해 10년 동안 고생을 하였다. 마틸드는 막노동도 해야 했다. 빚을 다 갚은 후에야 마틸드는 목걸이주인에게 그동안 있었던 일을 말해주었다. 그러자 깜짝 놀라며 “그 목걸이 가짜였어요. 500프랑 밖에 안해요.” 라고 말해주는 것이었다. 마틸드가 파티에 가기 위해 구입한 옷값이 400프랑이니 마틸드 부부가 감당하지 못할 액수는 아니었던 것이다.


 명품을 좋아했던 부인이 치룬 대가치고는 너무 가혹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지금 우리 사회에는 명품 때문에 망가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여유가 없어도 카드로 일단 명품을 사고 카드빚에 시달리다가 월급을 차압당하여 결국 직장을 잃은 사람 등 사례를 들자면 너무나 많다.


 그런데 모파상은 왜 목걸이를 가짜로 설정하였을까? 요즘도 너무 큰 다이아몬드는 금고에 넣어두고 진품이 아닌 이미테이션으로 치장을 한다고 들었다. 모파상은 인간의 허영심이 사람을 얼마나 초라하게 만드는지 말해주고 싶었을 것이다. 명품을 사서 치장을 해도 그것은 잠시 일뿐 비싼 돈을 들여서 명품을 구입해도 그것이 사람 자체를 멋있게 만들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마케팅 학자들은 “명품은 상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가치 즉 이미지에 있다.”고 하면서 수공업 시대에는 물건이 없어서 상품 자체에 가치가 있었지만 산업혁명으로 대량 생산이 되면서 상품이 많아지자 소비자는 이미지의 가치를 구입하게 되었다고 설명하였다. 그래서 앞으로 더욱 명품의 명품 즉 한정판으로 만들어서 사람들의 허영심을 부추길 것이라고 예측하였는데, 이는 인간의 욕망을 이용하여 인간을 미성숙한 존재로 하락시키는 일종의 상술이다.


 마틸드가 다른 사람들과 달리 검소한 모습으로 파티에 갔다면 공무원 부인답다는 칭찬을 받았을 것이다. 사람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가장 당당하다. 그 당당함은 누구도 범접하지 못하는 고귀한 아름다움이 된다. 치장이 아닌 참모습이 명품인 것이다. 그래서 명품은 사는 것이 아니라 형성된다고 하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눈에 보이는 허상을 진실이라고 믿기 때문에 분쟁이 생긴다고 하였다. 자기가 믿고 싶은 것만 보기 때문에 자기가 믿고 싶지 않은 것은 진실이 아니라고 하다가 논쟁이 벌어진다. 허상은 이렇듯 분별심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소설 <목걸이>의 마틸드는 친구가 부자였기 때문에 당연히 그녀의 목걸이를 진품이라고 믿었다. 그것이 곧 허상이다. 목걸이 자체가 귀했던 것이 아니라 친구의 재력이 부러웠던 것이다. 이렇게 남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고 허무한 일인지 알 수 있다.


 이제부터 명품을 사는 대신 나의 언행이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위로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면 내 인생 자체가 고귀한 명품으로 사람들의 칭송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