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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향기 | 5월의 차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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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3-04-28 13:21 조회89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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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월은 차축제의 달입니다. 이 시기에는 우리나라 대표 차산지인 경상남도 하동군, 전라남도 보성군, 제주도 등에서 차축제와 박람회가 개최되어 햇차를 맛보는 기쁨과 더불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흔히들 차밭을 녹차 밭, 차나무를 녹차나무라고 부르는데 이는 ‘녹’이라는 글자가 더 푸르고 생기 있는 느낌이 들어 다들 그리 부르는 것이라 생각됩니다. 이번 달은 봄이라는 계절, 5월이라는 시기와 참 잘 어울리는 차와 차밭에 대해서 알아볼까합니다.


 먼저, 대표적인 하동의 차밭입니다. 하동은 삼국유사와 신라 본기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차나무를 심은 차 시배지입니다. 신라시대 때 당나라 사신으로 갔던 김대렴이 차 종자를 선물 받아오자 흥덕왕이 이것을 심으라 하였는데, 마침 당시 기후가 따뜻하고 비가 많이 내려 차 재배지로도 적합했다고 합니다. 그 후 차는 진감선사로 인해 널리 보급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져오고 있으며, 현재 하동 야생차는 지방기념물 제61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하동의 차밭은 잘 정돈된 곡선의 드넓은 차밭과는 다르게 군데군데 끊어지기도 하고 들쑥날쑥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야생의 투박하고 거친 느낌이지만 그 속에 자연스러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차나무는 다자라면 어른키 정도 되어 찻잎을 수확하려면 불편한 자세로 나무 사이를 헤집고 다녀야 합니다. 더군다나 차로 올라갈 수 없는 가파른 산비탈에 차나무들이 많이 자리하고 있어 어려움이 따르는데, 수확이 귀해 다른 지역에 비해 고가의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습니다.


 5월에 하동을 방문하면 여기저기 ‘햇차 있어요’라는 문구를 보게 될 것입니다. 찻집을 방문해서 가장 많이 만나는 차가 우전, 세작, 작설인데, 올해 하동 야생차는 곡우(곡우, 4월 20일)전에 딴 가장 어린잎으로 만든 차입니다. 우전, 곡우에서 입하(입하, 5월 6일)사이에 따서 말린 차를 세작이라 합니다. 세작은 아직 입이 말려있어 창처럼 생긴 잎과 조금 오그라들어 깃발처럼 생긴 잎을 모아 만듭니다. 지역에 따라 세작대신 작설(작설)이라 불리는데 찻잎이 참새 혀 같이 귀여워 붙여진 이름입니다. 또한 5월 6일 이후에 수확된 차는 시기에 따라 중작(중작, 5월20일이전), 대작(6월까지)으로 불리는데 잎이 억세고 떫은맛이 강해 티백이나 미용 재료로 쓰이기도 합니다.


 올해 5월에는 하동에서는 ‘세계차茶엑스포’가 열린다고 합니다. 이 기회에 하동의 차 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 차를 시음해 보며 다양한 체험을 통해 우리나라 차의 우수함도 직접 느껴보면 어떨까요? 5월의 푸르른 날, 녹색의 자연과 차를 함께하며 지친 몸과 에너지를 충전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