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위드다르마 연재글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십선성취 | 잘 죽는 연습

페이지 정보

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3-04-28 12:06 조회874회

본문

aaf52439aa8badb6fc8bb6d0218df62e_1682651194_6806.png
 


 요즘 단음사 보살님들과 함께 공부하고 실천하는 세 가지가 있다. 그것은 ‘업 닦기’, ‘복 짓기’, ‘잘 죽기’이다. 이러한 세 가지를 하는 이유는 보살님들에게 잘 죽는 연습의 실천으로 현생을 바르게 살아 청정한 마음으로 평온한 죽음을 통해 다음 생을 보다 좋은 곳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그리고 보살님들에게 특히 강조하고 실천하게 하는 것이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고정불변하는 실체가 없으며 일어나고 사라지는 현상만 있을 뿐이라는 사실과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에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내가 좋은 일을 했던 것을 생각하고, 다음 생에 좋은 곳에 태어날 것이라 생각하고, ‘생긴 것은 소멸하고, 모인 것은 흩어진다.’라는 말을 잠자리에 들기 전에 꼭 한 번씩 되뇌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죽음에 임박했을 때 갈애가 일어나면서 죽기가 싫어진다. 그래서 현생의 삶에 대한 집착이 생기고, 아들과 딸, 그리고 남편과 아내와 헤어지기 싫고, 가지고 있는 재산을 잃기 싫어하는 등 여러 가지 원하는 마음이 생기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러한 것이 욕심이라는 것을 알아야하며, 욕심이라는 것은 단지 오온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현상이라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 무엇보다 이러한 욕심을 가지고 죽게 되면 좋은 곳에 태어날 수 없다.


 죽음에 임박해서는 위와 같은 욕심에 연연하지 말아야한다. 어차피 인간은 죽음을 피할 수 없다. 단지 빨리 죽느냐 조금 늦게 죽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우리는 언제나 삶과 이별할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죽는 것을 두려워해야 할 것이 아니라 죽음에 임박했을 때 알아차리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 해야 한다.


 불교에서는 새로운 태어남을 일으키는 첫 번째 마음을 재생연결식이라고 한다. 그리고 재생연결식은 죽을때의 마음인 사몰심을 원인으로 일어나며, 이때 일어난 재생연결식으로 다음 생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죽을 때의 마음이 그대로 재생연결식으로 전해지는 것은 아니다. 마음은 매순간 일어났다가 사라지므로 같은 마음이 전해지는 것이 아니고 마음을 일어나게 한 업력이 재생연결식으로 전해지는 것이다.


 이처럼 생애 최초의 재생연결식은 업력에 영향을 받는데, 이 때의 업력이 다음 생에 때어날 곳(6도윤회)과 태어날 조건을 결정한다. 그래서 죽음에 임박했을 때 어떤 마음 상태인가에 따라 그다음 마음에 강력한 업력을 일으켜 그 힘이 재생연결식에 전해져 다음 생을 결정하게 된다.


 죽음에 임박해서는 ‘오온’중 수(느낌)가 많아진다. 그리고 대부분의 느낌은 고통스러운 느낌이다. 하지만 심한 고통이 일어났을 때 내가 괴롭고, 내가 아프다고 생각하면 안된다. 고통스럽고 괴로운 것은 느낌의 작용일 뿐, 나와 분리해서 알아차려야한다. 몸이 아플 때는 몸만 아파야지 마음까지 아프지 말아야한다. 마음까지 아프면 화살을 두 번 맞는 것과 같다. 이때 고통스러운 느낌을 분리해서 알아차리지 못하면 내가 고통스럽다고 생각하게 되어 괴로워하면서 죽게 된다.


 만약 이런 마음으로 죽게 되면 그 마음의 업력이 다음 생의 처음 마음인 재생연결식으로 연결되어 고통스러운 몸과 마음을 받게 된다. 그러나 몸은 고통스러워도 마음이 고통을 느끼지 않고 있는 그대로 알아차리면 죽을 때의 마음이 청정해서 다음 생의 재생연결식이 청정해지고, 청정한 세계의 몸과 마음을 받아서 태어나게 된다.


 우리가 수행을 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열반을 성취하고 아라한이 되어 번뇌를 끊고 윤회를 벗어나 다시 태어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재가자들에게는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생의 마지막 순간, 청정한 마음으로 잘 죽는 것을 목표로 삼아 수행정진 해야 한다. 좀 더 나은 다음 생을 받기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