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위드다르마 연재글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십성성취 | 친구

페이지 정보

작성자 총지종 작성일19-10-29 13:15 조회3,976회

본문

친구

 

필자에겐 허물없이 지내는 친구가 몇 명 있습니다. 학창시절을 같이 보낸 친구들입니다. 살림만 하는 친구도 있고, 과수농장을 운영하는 친구, 직장 생활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아이들은 다 자라서 제 갈 길로 가고 지금은 배우자와 둘만 남게 되니 허전한 마음들이 밀려오는가 봅니다.

 

교화를 하면서 바쁜 일정에 주위의 친구들은 저에겐 또 다른 의미로서 큰 힘이 됩니다. 저와 다른 삶을 살고 있는 친구들을 통해 저 자신을 새롭게 봅니다. 항상 나의 신분과 본분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면서 친구들은 제게 청량제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서로 다른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선지식은 같은 일을 하는 사람에게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른 일, 다른 장소에도 많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따뜻한 친구들입니다.

 

친구! 무척이나 다정하고 편안한 단어입니다. 그 사람을 알려고 하면 그의 친구를 보라고 했습니다. 나와 비슷한 생각, 비슷한 성향의 친구들은 서로 가끔 전화해도 어제 만난 것처럼 반갑고, 어색함이 없으며 거짓과 허세, 꾸밈마저도 없습니다.

속상한 이야기, 슬픈 이야기, 기쁜 이야기,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 쓸데없는 얘기들을 모두 다 들어주는 고마운 친구들입니다. 서로 공감을 해주고, 자기 일처럼 걱정해주고, 또 안타까워해주고, ‘나도 그랬어. 너만 그런 것이 아니야라고 말해줄 때는 쌓였던 감정들이 녹아내립니다. 속은 후련하고, 마음은 가벼워집니다. 스트레스가 저절로 풀립니다.

 

친구들은 가끔 우리를 학창시절로 되돌아가게 합니다. 아침 등굣길에 한 곳에 모여 같이 교문으로 들어가고, 점심시간에는 같이 도시락을 나눠 먹고, 교과서를 가져오지 않았을 때는 서로 빌려주고, 수업이 끝나면 기다렸다가 같이 집에 오곤 했습니다. 시험공부 할 때는 친구 집에 다들 모여 공부하던 그 시절이 생각납니다.

 

사회로 나오면서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들, 요즘은 서로 마음이 통했는지 자주 전화도 하고 얼굴도 종종 봅니다. 만나면 반갑기만 합니다. 서운한 말을 하는 친구도, 짜증내는 친구도 없습니다. 서로를 마음 깊숙이 이해하고 있기 때문인 듯합니다.

 

친구들은 힘듦과 결점, 단점을 굳이 숨기지 않습니다. 포장하지도 않습니다.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내편이 되어주는 친구들이 있어 마음은 한층 여유롭습니다. 아마도 친구들 모두가 좋은 인연인 듯합니다. 좋은 인연이 변하지 않고 계속 지속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친구들과의 인연이 유효기간이 없는, 영원한 친구들로 남아 우정을 계속 이어가고 싶습니다. 친구들에게서 마음의 위안을 받는 만큼 저 역시 친구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어 주고 싶습니다. 그래서 제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되려고 노력합니다.

 

좋은 친구란 어떤 친구일까요? 서로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어주고 조금의 숨김도 없는 사이가 좋은 친구라고 생각합니다.

 

세월이 흐를수록 따뜻한 친구가 옆에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고 행운입니다. 친구가 있어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