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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딤돌 | 명상과 함께하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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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2-08-30 14:46 조회2,70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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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장병 전문의 존 자마라 박사팀이 관상동맥 질환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명상이 이들의 심혈관 상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를 했다. 놀랍게도 8개월간 명상을 한 환자들은 러닝머신 테스트를 할 때 흉통을 느끼기 시작하는 시점이 대조군에 비해 12%나 더 높은 강도에서 시작되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러닝머신 테스트를 하는 동안 명상 그룹은 심장이 받는 스트레스를 암시하는 심전도 변화가 시작되는 시간이 18%나 지연된 반면, 대조군은 아무 변화도 없었다.


 명상과 심혈관 건강에 관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동맥벽의 두께 변화도 발견되었다. 명상이 좁아진 동맥을 정상으로 되돌리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이는 허혈성 심장질환을 가진 환자들에게는 생명을 구하는 일이나 다름없다.


 에머리 대학의 정신병리학자인 찰스 네메로프 교수팀의 연구에 의하면 어렸을 때 신체적, 성적 학대를 경험한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에 비해 가벼운 스트레스 상황에도 더 많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행히도 이러한 힘든 경험이 스트레스를 다루는 경로를 비정상적으로 변형시킨 것이다. 어릴 때는 뇌의 스트레스 조절경로가 다소 비정상적이어도 신체적으로는 정상적일 수 있지만, 이것이 수십 년 축적되어 중년에 이른 사람의 몸은 그렇지 못하다. 어린 시절에 겪은 신체적, 성적 학대 등 심각한 스트레스는 우리에게 아주 긴 그림자를 드리운다.


 매일 조금씩 받는 스트레스 요인은 기계의 기어에 쌓이는 모래 알갱이로 비유할 수 있다. 처음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지만 방치하면 기어에 큰 영향을 주어 결국 멈춰 세우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축적된 스트레스는 우리 생활에 큰 지장을 준다. 그런데 한 연구에 의하면 스트레스 유발요인과 반응에 대한 마음챙김, 즉 명상을 통해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하는 해로운 영향을 줄이거나 완화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과 전립선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또 다른 연구에서는 명상이 스트레스 증상의 감소, 통증의 완화, 뇌의 회백질 밀도 증가,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의 기능 향상과 관련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밖의 다른 연구들에서도 명상이 코르티솔 수치를 낮출 뿐 아니라 건강한 수면을 유도하고, 면역기능을 개선하며, 인지 기능을 향상시켜 치매를 겪고 있는 노인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드러났다.

 토론토 대학교의 연구에서는 명상이 현재 순간을 경험하는 것과 관련된 뇌 영역에서 신경 활동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렇듯 명상을 하게 되면 뇌의 특정 부분에서 일어나는 기능을 질적으로 바꿀 수 있다. 그리고 생각을 현실로 받아들이기보다 생각 자체로 알아차리는 연습을 통해 생각에 휘둘리지 않고 어느 정도 거리를 둘 수 있게 됨으로써 스트레스에 쉽게 압도되지 않는다.


 명상이 염증을 감소시키고, 집중력도 높이고 심지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도 더 좋게 만든다는 것은 더 이상 놀라운 일이 아니다. 더 나아가 명상은 개개인의 건강 개선뿐만 아니라 삶의 다양한 방면으로 질적인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명상을 하면 우리 자신을 비난이 아닌 친절로써 현재로 부드럽게 돌아갈 수 있고, 늘 깨어 있는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생각의 자동 반응에 무심코 휩싸이는 대신 조기 경고 신호를 기민하게 알아차려 우리 모두가 가진 치유의 잠재력에 접근할 수 있게 된다. 더불어 명상을 하게 되면 자신의 가치관과 도덕성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붙잡아주는 일종의 든든한 내적 중심축을 형성해준다. 수천 년 전 종교로부터 시작된 명상이 이제는 심장병 전문의에서 암 연구자들까지 다양한 삶의 분야 속 임상치료에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명상은 우리에게 단순히 질병 증상을 줄이는 것 이상의 가치가 있으며 새로운 삶의 방식을 유도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