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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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선성취 | 소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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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2-10-31 13:50 조회2,39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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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년 전쯤 한국에서 ‘소확행’이라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었다. ‘소확행’이라는 말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줄임말이다.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수필집 <랑겔한스섬의 오후>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말로 수필집에서는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돌돌 만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을 소확행이라고 했다. 그리고 이러한 것은 1980년대 일본 버블 경제 붕괴가 불러온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심리가 묻어나는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 날, 전 세계적인 물가상승과 금리인상으로 인한 경기침체로 세상살이가 힘들어지기 시작하는 시기가 왔다. 이런 시기에는 행복이라는 의미를 지닌 단어보다는 그에 반대성향의 감정들을 표현하는 단어들이 더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이러한 시기일수록 소소한 일상생활 속에서 오감으로 느끼는 감정의 변화에대한 소중함을 알고 그 변화로 인해 일어나는 작지만 소소한 행복의 소중함을 찾는 것은 어떨까?


 승직자로서의 생활은 크게 행복할 일도 없고 크게 불행할 일도 없다. 행복과 불행이라는 말은 고정된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만들어낸 허상이기 때문에 승직자가 되어 수행과 불공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감정의 기복이 작아지게 되고 소소하고 작은 일들에 대해서 소중함과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새벽에 단음사 대문을 열기 위해 일어나 사택문을 나설 때, 뺨을 스치는 차가운 바람향기와 사원 대문을 열 때 귀를 자극하는 청량한 쇳소리, 새벽불공중 느끼는 은은한 향내음, 아침 샤워할 때 바디워시의 향긋한 꽃내음, 샤워 후에 커피를 마시기 위해 커피를 분쇄할 때와 내릴 때 코끝을 안정시키는 부드러운 향과 입안에 한입 채웠을 때 느껴지는 풍부한 산미, 이 모든 것이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소소한 행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