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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뜨락 | 아기돼지 삼형제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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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3-02-28 13:48 조회2,67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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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지프 제이콥스의 동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는 우리 사회에 주는 교훈이 있다. <아기돼지 삼형제>가 미국에서 대박을터트리면서 미국의 최대 위기인 대공황을 이겨내게 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선 <아기돼지 삼형제>가 대박이 난 이유부터 설명해야 한다. 이야기를 어떤 용기에 담느냐에 따라서 받아들이는 느낌이 달라진다. 그림책으로 읽을 때와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으로 접할 때의 감동은 확 다르다. 같은 내용(콘텐츠)이라도 그것을 어느 용기(콘테이너)에 담느냐에 따라 독자들의 몰입도에 차이가 난다. 그런데 대박이 나는 것은 콘텐츠와 콘테이너 외에 콘텍스트(맥락)라는 환경적 요인이 작용된다는 점이다.


 1933년 월트 디즈니에서는 <아기돼지 삼형제>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스토리가 새로워서도 아니고 애니메이션 영화를 처음 보아서도 아니다. 그때 미국은 경제적으로 대공황이라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루즈벨트 대통령이 대공황을 이겨내겠다고 국민들을 설득시키고 있었을 때였다.


 미국 시민들은 <아기돼지 삼형제> 영화를 보면서 루즈벨트 대통령의 호소를 믿게 되었다. 그 배경을 잠시 설명하면 아기돼지 삼형제를 독립시키며 엄마돼지는 ‘열심히 노력하면 반드시 좋은일이 생긴다.’고 말해준다. 집을 나간 첫째 돼지는 볏짚으로 집을 짓는다. 그것이 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둘째 돼지는 나무로 집을 짓는다. 보통 나무로 집을 짓기 때문이다. 그런데 셋째 돼지는 벽돌을 한 장 한 장 찍어서 어렵게 벽돌집을 짓는다.


 아기 돼지들이 집을 짓는 동안 늑대는 호시탐탐 아기 돼지들을 노렸다. 그래서 첫째 돼지 집으로 가서 입김으로 간단히 집을 쓰러트리고 들어갔다. 다음은 둘째 돼지 집 차례였다. 나무집이라서 입김으로는 역부족이라 몸으로 세게 부딪혀 집을 무너트렸다. 그 다음은 셋째 돼지 집 차례였는데 늑대는 벽돌집을 부셔버릴 힘이 없었다. 그래서 지붕으로 올라가서 굴뚝을 타고 집안으로 들어가기로 하였다. 그래서 셋째 돼지는 불을 지피기 시작하였고 굴뚝에서 내려온 늑대는 뜨거운 불 속으로 풍덩 빠진다.


 마침 첫째와 둘째 돼지가 막내 돼지 집으로 피난을 와있었는데, 셋째 돼지 덕분에 모두 안전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이처럼 시간이 걸리더라도 튼튼한 벽돌집을 지으면 미국이라는 나라는 안전하다는 판단으로 정부를 믿게 되었다. 정부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민들에게 정부 예산으로 현금을 지원하는 대신 뉴딜 정책으로 일자리를 만들어주었다. 당장 손에 쥐어주는 몇 푼의 돈으로는 시민도 나라도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미국 시민들에게 알려준 것은 다름 아닌 <아기돼지 삼형제> 이었던 것이다.


 <아기돼지 삼형제>에서 첫째 돼지는 볏짚으로 집을 지었기 때문에 바로 비바람을 피할 수 있었지만 막내돼지는 혼자서 벽돌집을 짓느라고 뙤약볕 아래에서, 비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일을 해야 했다. 하지만 형제들이 늑대한테 쫓겨서 찾아왔을 때 얼른 문을 열어주었다. 결국 삼형제가 힘을 합해 그 무서운 늑대를 잡을 수 있었다. 형제니까 당연히 어려울 때 도와주고 힘을 합해야 한다는 생각은 요즘 시대에는 통하지 않는다. 형제끼리 재산싸움을 하느라고 폭력을 행사하고 재판을 하며 서로에게 피해를 주는 오늘 날, 이렇게 마음을 모으면 모두 다 잘 살 수 있다.


 더 넓은 의미로 국민 또한 서로 마음을 모으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위기를 넘기면 번영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방법을 몰라서 위기에 빠진 것이 아니라 방법을 실행하지 않아서 위기를 불러들인 것이다.


 프랑스가 연금개혁을 한다고 하니 프랑스 시민들이 모두 거리로 나와서 반대를 하고 있다. 어디 프랑스뿐이랴 세계 곳곳이 경제 불황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당장 먹고살아야 한다는 미시적 관점으로 세상을 보기 때문에 우리의 후손들에게 빈 독을 물려주게 된다. 나 혼자 사는 세상도 아니고 나는 또 다른 나로 이어지기 때문에 거시적으로 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지금 우리한테 필요한 것은 <아기돼지 삼형제>가 보여준 형제애 그리고 협업 정신이다. 위기가 누구 탓이라고 따지기 전에 우선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힘을 모으는 연대감부터 가져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