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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이야기 | 보시布施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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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3-02-28 13:14 조회2,34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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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재칠시無財七施-재물이 없어도 할 수 있는 보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보시를 하려면 가진 것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즉, 무언가 베풀 수 있는 물질적인 것이 있어야 보시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무엇이든지 가진 것이 있으면 보시를 하라고 한다. 아무리 하찮은 물건이라도 적재적소에 보시하면 요긴하게 쓰일 일이 있다.


 불교에서는 마음을 중시하기 때문에 우리의 근원적인 탐욕심을 제거하기 위하여 물질적인 보시 뿐만 아니라 재물이 없어도 보시를 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것이 바로 무재칠시無財七施 이다.

아래는 『잡보장경雜寶藏經』에 나오는 부처님의 말씀으로 재물이 없어도 남을 도울 수 있는 7가지 방법에 대한 것이다.


 어떤 사람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 저는 왜 늘 이렇게 가난하게 살아야 할까요?”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것은 네가 남들에게 베풀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그렇지만 부처님! 저는 가진 것이 아무 것도 없습니다. 남에게 줄 것이 없는데 무엇으로 보시하라는 말씀인지요?”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그렇지 않느니라. 재물이 없어도 베풀 수 있는 7가지가 있느니라.”


 무재칠시는 화안시和顔施, 언사시言辭施, 심시心施, 안시眼施, 신시身施, 상좌시床座施, 방사시房舍施의 7가지이다.

 첫째, 화안시和顔施는 얼굴에 화색을 띠고 부드럽고 정다운 얼굴로 남을 대하는 것이다. 밝은 얼굴을 하는 것만으로도 남들에게 좋은 기운을 주고 분위기를 좋게 한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도 있듯이 웃는 얼굴은 남들을 기분 좋게 만들 뿐만 아니라 본인에게도 복이 된다. 밝은 얼굴로 사람을 대하는 것도 큰 보시이다. 거꾸로 말하면 찡그리고 불쾌한 얼굴은 다른 사람도 불편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복도 갉아먹는다.


 둘째, 언사시言辭施는 말로써 베푸는 것으로 칭찬하는 말, 위로하는 말, 격려하는 말, 부드럽고 상냥한 말씨로 남을 기쁘게 하고 돕는 것이다. 이런 말이야말로 남들에게 힘을 북돋워주고 기분 좋게 해주는 것으로 돈 안들이고 할 수 있는 훌륭한 보시이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말로 베푸는 보시는 그만큼 중요하다. 어떤 사람은 이상하게도 말만하면 남의 속만 긁어놓는 소리를 한다. 이런 사람은 어딜 가나 환영을 못 받는다. 퉁명스러운 말씨는 자신의 복을 까먹는 어리석은 일이니 불자라면 항상 복을 쌓는 상냥하고 유익한 말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셋째는 심시心施이다. 어질고 착한 마음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는 것이다. 자비로운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면 모든 이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에 이것 또한 큰 보시가 된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속담처럼 까칠하고 모난 사람은 늘 부딪치게 마련이다. 자비심이 바탕이 되어 있다면 매사가 부드럽게 움직여진다. 운전을 하는 사람들은 느끼겠지만 편안한 마음으로 남을 배려하면서 운전하면 사고 날 일이 잘 없지만 성난 마음으로 남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욕심만 차리다 보면 접촉사고가 일어나기 쉽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이다. 자비심을 바탕으로 남들을 배려하면서 살아간다면 남에게도 좋고 자기도 복이 된다. 이것이 마음을 잘 써서 하게 되는 심시이다.


 넷째는 안시眼施이다. 부드럽고 편안한 눈빛으로 사람을 대하는 것이다. 이것 또한 자비심이 바탕이 되어야 할 수 있는 보시이다. 남을 무시하고 의심하는 눈빛 대신에 따뜻한 눈길로 사람을 대하는 것만으로도 보시가 된다.


 다섯째는 신시身施이다. 몸으로 베푸는 보시를 말한다. 무거운 것을 들어 준다거나 몸이 불편한 사람을 부축해 준다거나 어떤 일이든지 몸으로 남을 도와주는 것은 모두 보시가 된다.


 여섯째는 상좌시床座施이다. 노약자에게 자리를 양보하거나 연장자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것도 모두 보시이다. 무조건 돋보이는 자리나 앞자리만 차지하려고 드는 사람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보시이다. 요즘은 후한무치한 사람들이 많아져서 자리를 양보하는 사람을 못난이 취급하니 세태의 각박함이 새삼 느껴진다.


 일곱째는 방사시房舍施이다. 잘 곳이 없거나 머무를 곳이 없는 사람에게 머물 장소를 제공하는 것도 좋은 보시이다. 지금이야 남의 집에 머무를 일이 잘 없지만 옛날에는 숙박시설이 흔치 않아서 타지에 가서 날이 늦어지면 난감한 경우가 많았다. 아무 집에나 들어가서 “하룻밤만 묵어갑시다.”하면 “누추한 곳이지만 그렇게 하시지요.” 하면서 잠자리를 허락하던 그런 일은 이제 전설 따라 삼천리에나 나올 법한 옛날이야기가 되었다. 아무튼 지금은 이런 경우가 참 드물어졌지만 머무를 곳이 없는 사람에게 머물 자리를 제공하는 것도 큰 보시이다.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재물이 없어도 할 수 있는 7가지 보시를 말씀하셨는데 어느 것이나 자비심이 있어야 가능한 보시이다. 상좌시나 방사시는 하기 드문 경우지만 나머지 무재시들은 일상생활에서 조금만 마음을 쓰면 충분히 실천할 수 있는 보시들이다. 상냥하고 친절한 태도와 말씨, 그리고 남들이 어려워하는 일이

있으면 힘껏 도와주는 그러한 행위가 재물이 없어도 할 수 있는 보시이다.


 적소성대積小成大라는 말이 있다. 작은 것도 많이 모이면 큰 것이 된다는 의미이다. 일상에서의 이러한 사소한 보시가 큰 복이 되어 돌아온다는 것을 명심하고 늘 복 짓기에 힘써야 할 것이다. 보시는 남을 위하는 것이지만 결국은 자신의 복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보시는 사회를 아름답게 가꾸는 밑거름이기도 하다.그러니 지혜롭고 자비로운 불자라면 남도 좋고 자신에게도 좋은 보시에 힘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