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위드다르마 연재글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살다보면 | 홀로 빛나는 별은 없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3-02-02 13:48 조회2,401회

본문

3c8c8b3a07252bd909b4dcac376b325f_1675313306_9552.png


"한 사람에게는 작은 걸음이지만, 인류에게는 하나의 큰 도약이다."


 인류 최초로 달 표면에 첫 발을 내디딘 ‘아폴로 11호’의 선장 닐암스트롱의 말처럼 달 착륙에 성공한 1969년 7월 20일 오후 4시 18분(우리나라 시간 21일 새벽 5시 18분) 우주 개척의 새로운 역사가 열렸다. 달 착륙선 이글호의 문이 열리고 사다리를 타고 내려온 암스트롱이 달에 첫 발을 디딘 것은 6시간 반이 지난 오후 10시 56분(우리나라 시간 21일 오전 11시 56분), 텔레비전을 통해 생중계된 이 장면은 전 세계 5억여 명을 환호하게 했다.


 그리고 그날로부터 53년이 지난 2022년 6월 21일 오후 4시, 우리나라에서도 두 차례의 도전 끝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에 성공했다. 약 2조 원을 투입해 자체 개발에 착수한 지 12년 3개월 만에 미국, 러시아, 유럽연합, 인도, 일본, 중국에 이어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1t 이상의 실용위성을 쏘아 올리는 발사체 기술을 확보하게 된 것이다. 이는 1957년에 시작되어 65년간 강대국의 전유물로 치부되어 온 인류의 우주 개발에 새로운 획을 긋는 일이자, 우주로 향하는 우리의 도전과 우수한 기술력을 입증하는 일이기도 했다.


 이어 지난해 8월 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에서 발사된 우리나라 첫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호’가 145일 만인 12월 26일 임무 궤도에 성공적으로 안착했으니, 1992년 한국 첫 인공위성인 우리별 1호가 발사된 지 30년 만에 이뤄낸 쾌거라고 할 수 있겠다.


 지난 연말에는 제22회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리나라 축구 대표팀이 2010년 제19회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12년 만에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는 값진 결과를 만들어냈다. 조별 리그 H조 우루과이와의 1차전에서 0:0 무승부, 가나와의 2차전에서 2:3으로 패, 포르투갈과의 최종전에서 2:1역전승으로 조 2위를 확정 짓고 16강에 올랐다. 비록 16강전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1위인 브라질에 1:4로 패해 8강진출이 좌절되긴 했지만 선수들은 불굴의 투지와 뛰어난 기량으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고, 뜨거운 감동으로 국민들의 자긍심을 높여 주었다.


 전 세계에 분포한 한류 동호회가 약 1,800여 개, 한류 팬도 1억 5백만 명에 달한다는 놀라운 기록도 가슴을 설레게 한다. 그중에서도 으뜸은 ‘숫자로 이들을 논하지 말라.’라는 말로 상징되는 방탄소년단(BTS)의 인기일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최정상 보이그룹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21세기 팝 아이콘’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방탄소년단은 미국 빌보드, 영국 오피셜 차트, 일본 오리콘 등 세계 유수의 차트 정상에 이름을 올리며 케이팝의 위상을 격상시켰다. 음반 판매량과 뮤직비디오 조회 수, SNS 지수 등에서도 독보적인 기록을 써 내려가면서 영어로 발표한 곡 다이너마이트와 버터가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 1위에 오르는 등 한 주에 빌보드 ‘핫 100’ 차트와 ‘빌보드 200’ 차트 정상을 동시 정복한 최초의 그룹이며, 통산 ‘빌보드 200’ 과 ‘핫 100’에서 각각 여섯 차례씩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BTS 참고 자료: 나무위키)


 여기서 잠깐 돌아보자. 박수와 환호 뒤에 가려진 그들의 땀과 눈물, 열정과 투혼을. 그들을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해 저 어두운 곳,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험한 그곳에서 『법구경』 의 가르침처럼, 놀고 있는 사람들속에서 혼자 부지런히 일하고 자고 있는 사람들 속에서 혼자 깨어 있는 사람이 되어 기꺼이 희생하고 헌신

한 사람들의 수고를.


 암스트롱과 달착륙선 조종사 올드린이 달 표면에 내려 성조기를 꽂고 월석을 채취하면서 21시간 넘게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아폴로 11호 조종을 맡았던 콜린스는 홀로 사령선에 머물며 달 궤도를 돌았다. 콜린스는 당시 우주선 단독비행이 가능한 유일한 사람이자 달 착륙의 핵심 임무를 수행한 리더였다. 그러나 그들 3명을 모두 집으로 데려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그는 여전히 ‘잊힌 우주인’으로 남아 있다.


 2021년 한차례 실패를 딛고 2022년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와 달 탐사선 다누리호의 달 궤도 진입 성공 밑바탕에도 2009년과 2010년 두 차례의 실패 끝에 2013년 과학기술위성 2호를 지구 저궤도에 올려놓은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가 있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위로 아시아 한정 월드컵 최고 순위 기록, 11회의 월드컵 최다 진출, 1986년 멕시코월드컵~2022년 카타르 월드컵까지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10회 연속 진출, 세계적인 선수로 꼽히는 차범근-박지성-손흥민의 계보를 잇는 걸출한 신예의 등장…. 오늘의 영광을 거슬러 올라가면 우리나라가 본선에 처음 진출했던 1954년, 헝가리에게 0:9, 터키에게 0:7로 패하면서 대회 최하위를 기록했던 스위스 월드컵이 있다. 이후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 이르기까지 32년 동안 본선 진출에 실패했던 아픈 도전의 역사도 있다.


 방탄소년단 역시 꽃길만 걸었던 것은 아니다. 본래 안무보다는 노래와 랩에 집중하는 힙합 그룹으로 데뷔하려 했으나 콘셉트의 상당한 변경을 겪고 나서 지금의 아이돌 형식이 되었다. 데뷔 초에는 작사ㆍ작곡 기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고 아이돌이 힙합을 한다고 하여 진정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치솟는 인기만큼이나 노랫말이나 의상, 콘셉트 등 다양한 표절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그러나 분명한 건 그런 사람이, 그런 과정이 있었기에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이 주어졌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올 것이라는 사실이다. 아름다움 뒤에는 보이지 않는 수고가 있다. 척박한 땅 위에 던져진 작은 씨앗이 움을 틔울 수 있도록 돌보는 따뜻한 손길, 가지를 뻗고 잎을 피울 수 있도록 북돋우는 마음이 그것이다. 여기에 혹독한 연습과 지치지 않는 열정, 강인한 의지가 더해져 나무의 키를 키우고 몸피를 늘리고 짙푸른 잎과 깊고 너른 그늘까지도 그 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초와 향처럼 자신을 태워 세상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만들어가는 이들의 보이지 않는 노고가 곧 보살행이라는 생각에 새삼 마음이 숙연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