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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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뜨락 | 위기에 필요한 것은 애국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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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3-04-04 13:58 조회2,27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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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돌아가신지 20년은 넘은 아버지는 월드컵으로 나라 전체가 축제이던 2002년 돌아가셨다. 아버지 49재를 마치고 집으로 온 가족들은 49재를 지내며 훌쩍거리며 눈물을 쏟았지만 집에 와서는 한국대표팀이 골을 넣으니까 박수를 치면서 환호했다. 아무 말씀이 없는 엄마를 보고 큰언니가 ‘엄마, 미안!’이라고 하자 엄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우리나라가 이겼는데 당연히 기뻐해야지.”


 아버지는 93살에 떠나셨기 때문에 조문객들이 모두 호상이라며 인사를 건넸었지만 아무리 호상이어도 부모를 잃은 상실감은 크기 마련인데 우리나라가 이기는 상황에서는 슬픔이 뒤로 밀려났다. 자기가 태어난 나라는 자기 부모만큼이나 소중하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건강하시길 바라는 만큼이나 나라가 부강하기를 간절히 원하는 마음, 이것을 애국심이라고 한다. 월드컵에 열광하는 것은 축구라는 스포츠가 좋아서가 아니라 월드컵 대회는 국가와 국가의 싸움이기 때문에 자기 나라의 승리를 위해 목이 터져라 응원을 하는 것이다.


 축구뿐만 아니라 요즘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K-컬쳐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은 K-컬쳐가 우리나라를 대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국을 대표하는 것에는 아낌없는 애국심을 발휘한다. 애국가가 연주될 때 오른쪽 손바닥을 왼쪽 가슴에 살며시 대고 부르는 것은 심장을 뛰게 하는 나라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조국인 카필라국에 코살라국이 쳐들어왔다. 그 소식을 들은 부처님께서는 뙤약볕이 내리쪼이는 큰길가의 고목나무 아래 앉아계셨다. 군사를 이끌고 오던 코살라국 젊은 왕 위루다카가 부처님을 보고 말에서 내려와 부처님께 절을 한 후 물었다.


 “부처님, 우거진 나무도 많은데 왜 하필 잎이 하나도 없는 나무 아래 앉아계십니까?”

 “백성에게 나라가 없는 것은 그늘이 없는 나무와 같은 법이요.”


 부처님의 깊은 뜻에 감동한 위루다카 왕은 발길을 돌려 병사들을 이끌고 코살라국으로 돌아갔다. 이 일화는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도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자기를 태어나게 해준 부모가 있듯이 자기가 태어난 나라가 있다. 나라는 고유의 문화가 있기 때문에 그 문화에서 벗어나면 정체성의 혼란으로 방황하게 된다.  나라가 없는 백성은 그늘이 되어주는 나무가 없어 뙤약볕 아래에 있기에 고통스럽다는 것을 부처님께서는 일깨워주고 있다.


 1년 넘게 러시아의 침공을 받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언제 닥쳐올지 모를 폭격에 공포에 떨고 있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다른 나라를 무기로 공격하는 전쟁이 우주 시대를 열고 있는 21세기에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 세계에서 유일한 분단국가인 우리나라는 전쟁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이런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두어야 한다.


 전쟁을 일으키는 나라의 지도자는 자신의 강한 힘을 보여주기위해 자기 나라 국민을 희생시키면서 전쟁터로 내몰고 있다. 땅의 크기 즉 국가의 면적이 넓다고 강대국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공룡이 멸종한 것은 너무나 몸이 거대해서 자기를 지탱하지 못했기 때문이듯이 전쟁이라는 비인간적인 방법으로 나라의 힘을 키우면 오히려 공룡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


 나라를 부강하게 만드는 것은 땅이 아니라 국민이다. 애국심으로 무장한 국민들은 그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나라를 지켜낸다. 한국인의 애국심은 지나칠 만큼 차고 넘치기 때문에 우리나라는 부강한 나라가 될 수 있는 토양이 있다. 얼마 전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튀르키예에 파견된 한국 사람들은 현지에서 큰 환영을 받았다. 남을 돕는 이타심도 있지만 한국을 대표한다는 애국심으로 최선을 다해 진심으로 봉사활동을 펼쳤기 때문이다.


 한국인의 애국심은 위기에서 더 빛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는 현재 경제 위기에 봉착해있다. 물가가 치솟고, 실업 문제가 심각하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자기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을 공격하고, 집단 이익을 위해 집단 시위로 사회 분위기를 투쟁으로 몰고 갈 것이 아니라 이타심으로 상대를 포용하면서 부처님의 대자대비를 실천하는 것이 나라를 살리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