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바루기 | 삼종三種 만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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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2-11-30 12:57 조회2,47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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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다라는 깨달음의 세계 자체를 가리키기도 하고, 현실의 형태를 가진 만다라를 의미하기도 한다. 이처럼 만다라라고 해도 여러 관점에서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전통적으로 만다라를 세 가지 [삼종, 三種]로 구분 정리하여 이해했다. 세 가지란 ‘자성만다라自性曼茶羅’ ‘관상만다라觀想曼茶羅’ ‘형상만다라形像曼茶羅’이다.
첫째 자성만다라에서 자성自性이란 본질을 뜻하는 말이기 때문에 자성만다라는 불변하는 진실 자체의 만다라를 뜻한다. 석존이 깨달은 것은 연기하는 전존재全存在의 본연의 상태이며, 우주 구조의 근원이다. 반야경에서는 그것을 ‘매우 깊은 반야바라밀의 작용’이라고 표현하고, 밀교에서는 ‘대일여래의 (일이며) 작용’으로 파악한다. 그래서 자성만다라는 말이나 형태로 나타내거나 표현되는 것이 아니다. 일체의 존재 뒤에 있는 깨달음 자체가 자성만다라이다.
둘째는 관상만다라이다. 밀교에서는 자성만다라를 체현體現하는 방법으로 유가관법瑜伽觀法이라는 수행을 실천한다. 유가란 본존(깨달음)과 자기가 결합되어 일체가 되는 것을 말한다. 유가란 산스크리트 요가(yoga)에서 온 말로 원래는 멍에[軛]의 의미이다. 멍에란 수레나 쟁기를 끌기 위하여 마소의 목에 얹는 구부러진 막대로 소나 말의 목을 누르는 역할을 한다.
이 말이 불교에 도입되면서 여러 개념이 부가되고, 유가를 통해서와 같이 부처와 자신을 연결하는 실천방법을 의미하는 말로 사용하게 된다. 유가는 ‘상응相應’이라고도 번역되듯이 부처와 중생이 상응하는 일체가 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수행으로 진언행자는 ‘의궤儀軌’나 ‘차제次第’에 따라 유가관상瑜伽觀想하고 대일여래의 깨달음을 나타낸 만다라의 세계에 오입悟入하는 것이다.
여기서 ‘의궤’라는 말이 나왔는데 ‘경’과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 ‘경’은 부처님이 설파한 가르침을 적은 것으로 깨달음의 세계를 문자로 나타낸 것인데, ‘의궤’나 ‘차제’는 ‘경’에 나타난 부처님의 깨달음의 세계를 추체험하기 위한 행법 즉 수행방법으로 조직화된 것을 말한다. 즉 ‘의궤’에 기록된 것을 제대로 이해하고 실천하면 만다라를 개현開顯할 수 있다. ‘의궤’를 따라 관상하고 만다라를 마음속에 건립해 나가는 것이 관상만다라이다.
셋째는 형상만다라이다. 형상만다라는 구체적인 도화圖畫나 존상등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만다라를 말한다. 아직 수행이 충분하지 않은 행자에게는 ‘경’이나 ‘의궤’만으로는 도저히 추상적이어서 이것만으로는 만다라를 떠올릴 수 없다. 그래서 실제로 만다라를 놓고 형상 등에 일정한 약속을 한 다음 시각을 통해 만다라행을 닦는 방법이 이루어졌다. 이 대상이 되는 만다라가 형상 만다라이고, 현도만다라現圖曼茶羅 등 우리가 흔히 만다라라고 칭하는 것이 이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