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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뜨락 | 봄의 햇살 같은 사람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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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2-08-30 13:20 조회2,52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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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착한드라마, 힐링드라마는 시청률이 높지 않다는 징크스를 깨고 자폐인 변호사가 주인공인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대박을 터트렸다. 방영채널 ENA는 인지도가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이 찾아 들어와서 본방을 사수하며 첫회 시청률은 0.9%이었지만 4회부터 수직 상승하여 다채널 시대에 좀처럼 얻을 수 없는 시청률 10%를 뛰어 넘었다. 언론에서는 드라마 속 우영우를 통해 현실의 자폐인을 비롯한 발달장애인들의 삶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찾아내고 그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방송을 앞 다투어 편성하였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장애인계보다 비장애인들에게서 더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시청자가 성숙해졌다는 것을 뜻한다. 이제 우리 시청자들은 장애인이 등장하면 무조건 재미없다고 외면하지 않는다. 정말 좋은 드라마는 시청자들이 알아본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바로 주인공 주변 인물이 스마트하다는 것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도 세련되게 드러내고, 장애인 편들기도 아주 은근하다. 선과 악이 있지만 과하지 않게 자연스럽다. 그래서 장애인에 대한 부담이 없는 것이다. 이에 드라마 주변 인물들을 분석하여 독자들이 자신은 어디에 속하는지를 생각해보시길 바란다.


 은근한 사랑꾼

 우영우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는 이준호는 우영우가 힘들어 하는 것, 즉 회전문을 들어갈 때 박자를 세자고 한다거나, 같은 편이 되고 싶다고 하며 회사를 그만 두려고 하는 우영우의 마음을 되돌린다. 그리고 우영우가 좋아하는 고래 얘기를 둘이 있을 때는 해도 되지 않겠느냐는 제안을 하며 우영우에게 은근히 다가간다. 로맨스가 화끈하지 않기에 잔잔한 숨결이 더 잘 느껴지며 기대를 불러일으킨다.


 팀원을 신뢰하는 상사

 한바다의 시니어 변호사 정명석은 정말 스마트한 캐릭터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은 갖고 있었지만 우영우의 능력을 파악하고는 일을 맡기며 지지를 아끼지 않는 멋진 상사이다. 우영우를 가장 힘들게 할 줄 알았던 정명석이 너무나 쿨하게 우영우를 받아들인 점을 시청자들은 높이 평가하고 있다.


 화끈한 해결사와 까칠한 지원자

 고등학교 동창 동그라미는 표현을 하지 않는 우영우의 마음을 읽어준다. 우영우에게 찾아온 사랑을 먼저 알고 우영우가 그 사랑을 받아들이도록 유도한다. 우영우의 로스쿨 동기이자 로펌 동료인 최수현은 까칠한 듯해도 우영우의 햇살 같은 역할을 한다. 우영우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정보를 알려주는 등 언제나 지지해준다. 한편 이 드라마에서 악역은 없지만 밉상은 있다. 바로 권민우이다. 우영우를 경쟁자로 생각하여 정보를 공유하지 않는 등 골탕을 먹이지만 그것이 장애인이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우영우가 뛰어나서 본인이 질까봐 우영우를 힘들게 하는 것뿐이다. 그 괴롭힘 또한 과하지 않아서 좋다.


 그동안 장애인 부모들이 거리로 나가 발달장애인 복지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눈물을 흘렸을 때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지만, 현재 드라마 한편으로 발달장애인 문제가 이슈화되었다. 사실 발달장애인에게 필요한 것은 우영우 주변 인물이 보여준 스마트한 관심이다. 

 오늘날 거리에서 발달장애인을 보면 사람들은 이상한 사람 취급을 하며 빠른 걸음으로 도망치듯이 그 자리를 벗어난다. 장애인들은 음식점 등 누구나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곳에서도 ‘왜 이런 애를 데리고 나왔느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이다. 이런 현실에서 발달장애인이 직장 생활을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장애인의 능력을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보는 사람들이 ‘나도 저런 친구가 되어야겠다. 나도 저런 직장 동료가 되어야겠다.’ 는 생각을 하였으면 한다. 경전에서도 부처님 또한 장애인을 살뜰히 보살펴주셨다는 내용을 살펴볼 수 있다.

부처님 10대 제자 가운데 천안제일天眼第一 아나율阿那律은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었으나 부처님은 아나율을 위해 바늘귀를 끼워주셨다. 이처럼 우리도 장애인에게 햇살 같은 존재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