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망에 담긴 이야기 | 믿는 것은 밑져야 본전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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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0-12-29 14:29 조회4,00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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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는 것은 밑져야 본전인 것
어느 날 위대한 왕이 수행자가 되기로 결심하면서 생각했다.
“세상 사람들치고 수행자들을 존경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 그런데 왕인 내가 저들의 장점들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그래서 왕은 덕망 높은 스승을 불러 자신이 수행자가 되기로 했노라고 말했다.
스승은 “송구스럽습니다만 왕께서는 아마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실 것입니다.”
왕은 당당한 소리로 말했다.
“당장 시험해 봅시다. 내 평생 마음먹어서 안 되는 일은 없었소.”
그리하여 사람들이 많이 모인 공개된 장소에서 시험이 시작되었다.
왕이 재촉했다.
“자. 시작해 보시오.”
“좋습니다. 이제부터 왕께서는 제가 한마디 할 때마다 무조건 ‘믿습니다.’하고 대답하셔야 합니다.”
“좋소, 어디 말해 보시오.”
스승이 말을 시작했다.
“난 천 년 전에 하늘에서 내려온 신의 화신이다.”
왕은 선뜻 대답했다.
“예. 믿습니다.”
“난 비가 하늘로 올라가고, 태양이 얼음처럼 차갑고, 사람들이 벌레보다도 작은 나라를 여행했다.”
왕이 대답했다.
“예. 믿습니다.”
스승이 계속 말했다.
“난 어느 여행길에 왕의 부모를 만났는데, 그들은 거짓말쟁이에다 사기꾼들이어서 무시무시한 형벌을 받고 있었다.”
그러자 왕은 큰소리로 외쳤다.
“그건 거짓말이야. 믿을 수 없어. 안 믿어!”
그대가 믿는다는 것은 밑져야 본전인 것들 아닌가.
그대와 아무 상관도 없는 것들만을 믿는다고 말하고 있다.
이해관계가 조금만 있어도 믿음은 사라지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