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율이야기 | 처신에 대한 계율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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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19-10-29 13:14 조회5,91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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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신에 대한 계율 2
남의 큰 죄를 덮어 주지 말라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충고를 거역하면 바일제가 된다고 하였는데, 반대로 충고를 꺼려하여 상대의 잘못을 눈감아 주면 어떻게 될까?
부처님은 이것도 죄가 된다고 하였다. 이름하여 복타추죄계라 한다. 남의 큰 죄를 덮어 주지 말라는 계다. 충고를 거역하는 것도 죄가 되지만, 충고하지 않는 것도 죄가 된다.
복타추죄계의 인연담은 다음과 같다. <사분율>의 내용이다.
부처님께서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 발단타 비구가 어떤 비구와 매우 친숙하였는데, 발단타 비구가 자주 계를 범하였는데도 이를 숨겨주었으므로 잘 드러나지 않았다. 그런데 하루는 그가 발단타 비구와 크게 싸우게 되자 화가 나므로 모든 것을 다 드러내서 폭로하였다. 이로 인하여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계를 제정하였다. “어떤 비구가 다른 비구의 큰 죄를 감추어 주면 바일제가 되느니라.”
친할 때는 간을 꺼내주고 틀어질 땐 칼을 꺼내는 것이 중생이다.
말에는 비밀이 없다. 화근만이 따른다. 설화가 다른 것이 아니다. 말로 인한 화는 그 피해와 상처가 크고 깊다. 따라서 말을 조심하고 삼가야 한다. 신언은 근신만큼 중요하다.
다른 비구들을 걱정시키지 말라
사람은 누구나 겁을 주면 두려워한다. 협박이든 공갈이든 거짓된 정보든 간에 두려움과 근심, 걱정으로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 보이스피싱이나 사이버 범죄가 그러한 유형이다.
두려움과 근심, 걱정, 고민은 수행에 큰 장애를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부처님은 공연히 다른 출가자에게 겁을 주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며 계를 정하였다. 의뇌비구계다. 이 계가 제정된 인연담은 다음과 같다. <사분율>의 내용이다.
부처님께서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 17군 비구[나이 어린 17명의 비구]가 6군 비구[사악한 6명의 비구]에게 물었다.
“어떻게 하여야 사선정에 들어서 공과 무상, 무원의 경지에 들고 수다원, 사다함, 아나함, 아라한의 네 가지 깨달음의 경지에 오를 수가 있습니까?” 그런데 뜻밖에도 6군 비구들은 청천벽력과 같은 말을 하였다. “너희들이 그렇게 말하니 이미 바라이죄[무거운 죄]를 범했다.”
17군 비구들이 이 말을 듣고 다른 여러 비구들께 물으니 “그 같은 물음은 계를 범한 것이 아니다”라고 하므로 안심하였으나 이로 인하여 17군 비구들이 매우 놀라고 두려워하였으므로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계를 제정하였다. “어떤 비구가 다른 비구를 걱정스럽게 하면 바일제가 되느니라.”
사실이 아닌 거짓된 일로 상대를 걱정하게 만들거나 두려움에 빠지게 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무외를 위해서 다독여주고 보살펴 주어야 한다. 그것이 무애이다. 두려움을 없애면 장애는 없다. 장애는 두려움과 걱정, 근심, 고민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세상만사 가운데 두려움과 걱정, 근심, 고민이란 없을 수는 없다. 그러나 고민에 빠져 있기만 해서는 안 된다. 고민한다고 해서 해결되지는 않는다.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서 최선의 노력을 다 하는 것이 중요하다.
누구라도 걱정과 두려움에 빠지지 말고, 다른 이를 걱정과 두려움에 빠지게 하지도 말자. 수행과 실천으로 모두가 두려움과 걱정, 근심에서 벗어나기를 서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