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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율이야기 | 여성의 출가와 계율(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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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0-07-29 12:19 조회5,02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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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출가와 계율(3)-1

 

 

염심染心을 지닌 남자의 음식을 받아서는 안된다

비구니는 염심을 지닌 남자의 음식을 받아서는 안 된다. 이를 염심수식계(染心受食戒)라 한다.

인연담에 따르면, 순다리난다 비구니가 미모가 아주 뛰어났는데, 그런 그녀에게 염착하는 남자가 있어 그녀에게 음식을 공양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그때 순다리난다 비구니도 그 남자에게 염심을 가지고 그 음식을 받았다. 그래서 염심染心이 있는 남자로부터 염심 있는 비구니가 음식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계가 제정되었다고 한다.

 

<팔리율>의 계문(戒文)은 다음과 같다.

어떠한 비구니라 하더라도 염심이 있고, 염심이 있는 남자의 손에 있는 음식을 자신의 손으로써 받아먹으면 이 비구니도 또한 처음부터 죄가 되는 법을 범한 자로서 퇴거되어야 하고, 승잔(僧殘)이 된다.

음식은 하나의 매개일 뿐, 문제의 핵심은 염심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것이다. 그런데 염심이 있는지를 어떻게 안단 말인가. 참으로 구별하기 어렵다. 아마 그 여부는 그 다음의 행위들이 어떠하냐에 따라 다르리라고 여겨진다. <마하승기율>에서는 이 보다 더 포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만약 비구니가 무루심(無漏心)으로 루심(漏心)이 있는 남자로부터 의복, 발우, 음식, 병을 치료하는 탕약 등을 받으면, 이 법도 초죄(初罪)로 승잔죄이다.

루심(漏心)은 음욕이 스며든 마음이다. 위의 염심(染心)과 같은 의미이다. 여기서는 남자가 루심을 가진 경우만 언급하고 있다. 그래서 비구니가 염심, 루심이 있고 없고 와는 상관없이 루심을 지닌 남자에게 받는 것은 무조건 죄가 된다. 염심, 루심을 가진 남자에게 무엇이든 받아서는 안 된다는 취지이다. 결국 비구니가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순수한 공양인지 염심의 공양인지는 사실 분간하기 어렵다.

 

비구니가 루심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남자로부터 여러 종류를 받으면 이 법도 또한 승잔죄가 된다. 말하자면 미필적 고의라 할 수 있겠다.

 

화가 나서 삼보를 버리겠다는 막말을 하지 마라

화가 나면 대개 사람들이 막말을 하는 경우가 많다. 불가佛家에서도 그러한 일이 있었으니 부처님께서는 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셨다.

 

인연담에 의하면, 찬다카리 비구니가 사소한 일로 화를 내며 나는 붓다를 버렸다. 나는 법을 버렸다. 나는 승가를 버렸다.”라고 무심결에 실언을 했다. 이러한 인연으로 부처님께서는 삼보를 버리는 말을 하지 말라고 하셨다. 이 계가 진사삼보계(瞋捨三寶戒).

 

그러나 삼보를 버리겠다는 말을 했다고 해서 추방되는 일은 없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큰 죄를 저지른 것으로 추방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불가(佛家)에서는 쉽게 추방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출가하여 계를 받은 인연이 지중하므로, 삼보를 버리겠다는 말을 내뱉었다고 해서 일언지하(一言之下)에 추방하지 않은 것이라 생각된다.

 

그래서 삼보를 버리겠다는 막말을 했지만, 참회하거나 간고(諫告)를 받아들이면 죄를 소멸시켜주었다. 말하자면 반성의 기회를 준 것이다. 그것도 세 번의 기회가 주어진다. <팔리율>의 내용이다.

어떠한 비구니가 화가 나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나는 붓다를 버렸다. 나는 법을 버렸다. 나는 승가를 버렸다. 나는 계를 버렸다. 어찌 사문니 석자녀만 사문니이겠는가? 다른 곳에서도 참괴를 알고, 참회를 알고, 계를 원하는 사문니가 있다. 나는 그곳에 가서 범행을 닦을 것이다.” 그러나 이 비구니는 모든 비구니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들어야 한다.

 

<존귀한 도반이여, 화가 나서 이와 같은 말을 하지 말라. ‘나는 붓다를 버리고, 나는 법을 버리고, 나는 승가를 버리고, 나는 계를 버리고, 다른 곳에 가서 범행을 닦을 것이다.’라고 하지 마라. 존귀한 도반이여, 부처님 법이 잘 설해져 있으므로 기뻐해야 한다. 바르게 괴로움을 여의기 위하여 범행을 닦을 것이다.>라고 말해야 한다.

 

이 비구니가 위와 같은 말을 비구니들로부터 들으면서도 고집하면, 그 비구니는 모든 비구니들에게 세 번까지 간고(諫告)받아야 한다. 만약 세 번까지 간고 받고 그것을 버리면 좋겠으나 만약 버리지 않으면 이 비구니는 세 번을 범한 자로서 퇴거되어야 하고 승잔죄가 된다.

 

세 번의 기회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일정 기간 승가로부터 격리된다. 그러나 격리되는 동안은 모든 것이 박탈된다. 설사 승가로 되돌아왔더라도 승가에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같이 앉지도 못하고 권리는 없어지고 의무만 있게 된다. 고달픈 승가 생활이다. 어떻게 보면, 추방보다 못할 수도 있다. 모든 고초를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