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 | 지관쌍운과 오정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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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0-07-29 12:18 조회5,207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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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관쌍운과 오정심관
지난번에는 불교의 선정은 깊이에 따라 구차제정의 단계가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즉, 욕계정을 거친 다음 색계 사선과 무색계 사선 그리고 멸진정의 아홉 가지 단계가 바로 구차제정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가장 이상적인 선정은 지와 관이 균형을 이루는 색계사선, 그중에서도 제사선이 지혜를 얻기 위해서는 가장 바람직한 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경전에서도 지와 관을 함께 닦아야 한다고 하고 있습니다.
《잡아함경》에 보면 아난다가 코살라국에 있을 때 여러 상좌 비구들에게 이렇게 물은 적이 있습니다.
“만일 비구가 수행하기 좋은 한적한 장소나 나무 아래, 또는 조용한 방에서 사유하려면 어떤 방법으로 면밀히 사유하여야 합니까?”
그러자 상좌 비구들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아난 존자여, 지와 관으로써 사유하여야 합니다.”
그러자 아난다가 다시 물었습니다.
“지를 몸에 익을 때까지 닦은 뒤에는 무엇이 이루어지고, 관을 몸에 익을 때까지 닦은 뒤에는 무엇이 이루어집니까?”
그러자 다시 상좌 비구들이 대답했습니다.
“아난 존자여, 지를 몸에 익을 때까지 닦으면 결국 관이 이루어지고, 관을 몸에 익을 때까지 닦으면 결국 지가 이루어집니다. 이른바 불제자는 지와 관을 함께 닦아 모든 해탈의 경계를 얻습니다.”
아난다가 다른 비구들에게도 똑같이 물었더니, 모두가 지와 관을 함께 닦아 해탈을 이룬다고 대답했습니다. 아난다가 나중에 이 이야기를 부처님께 사뢰었더니 부처님께서는 그렇게 말한 상좌 비구들은 모두 다 해탈을 얻은 훌륭한 아라한이라고 칭찬하셨습니다.
이 이야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를 통하여 관을 닦고 관을 통하여 지가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지와 관을 함께 닦아야 해탈을 이룰 수 있습니다. 지와 관이 균형을 이루지 못한 선정법은 해탈을 얻기 위한 지혜를 개발하는 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와 관이 균형을 이루는 색계 사선이 가장 이상적인 선정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색계사선과 같은 이상적인 근본정에 이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방법은 각자의 근기와 자질, 성격 등에 따라서 각기 다를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유명한 것으로는 오정심관(五停心觀)이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오정심관이란 부정관(不淨關), 자비관(慈悲觀), 인연관(因緣觀), 계차별관(界差別觀), 수식관(數息觀)의 다섯 가지 관법을 말합니다.
먼저 부정관이라고 하는 것은 인간의 육체가 더럽다는 것을 관하는 방법입니다. 이것은 주로 탐욕이 많고 성욕이 강한 사람에게 적당한 방법인데, 인간의 시체가 부패되어 가는 과정을 관하는 것에 의해서 탐욕의 번뇌를 제거하는 데에 중점을 두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청어상(靑瘀相)이라고 해서 시체가 햇볕에 바래 변색되는 것을 관하기도 하고, 창상(脹相)이라고 하여 시체가 부풀어 오르는 것을 관하기도 하며, 농상(膿相)이라고 하여 시체가 문드러져 고름이 나는 모양을 관하는 등 시체의 여러 가지 추악한 모습을 관하여 마침내 백골이 되어 가는 상태를 관하는 것입니다. 혹은 백골관(白骨觀)이라고 하여 사람의 해골을 앞에 놓고 이러한 여러 가지 부패의 과정을 떠올리기도 합니다.
부정관은 이렇게 하여 인간의 여러 가지 더러운 모습을 관찰함으로써 육체에 대한 애착을 없애고 근본적으로는 탐욕 자체를 없앰으로써 마음을 가라앉히는 방법입니다. 우리의 몸에 대한 애착이 없어지면 자연히 탐욕이 없어지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탐심으로 부글부글 끓던 마음이 조용하게 되어 정신통일이 이루어질 수 있는데 이것을 부정관이라고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