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율이야기 | 처신에 대한 계율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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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19-10-29 13:09 조회5,941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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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신에 대한 계율 1
충고하는 말을 거역하지 말라
누구든 충고를 하면 듣기 싫어한다. 조언을 해도 잔소리나 간섭으로 여기기 쉽다. 그래서 사람들은 충고나 조언을 좀처럼 하지를 않는다. 그러나 불가에서는 충고를 기꺼이 받아들이라고 율장에서 정하고 있다. 충고를 거역하지 말라는 계율이다. 이를 불수간계라 한다.
불수간계는 비구가 계율을 어겼을 때, 다른 비구가 충고하여도 상대를 무시하고 그 충고를 따르지 않을 때에 해당하는 죄이다.
<사분율>에서는 불수간계라 하지만, <근본유부율>에서는 불공경학처 라 하고 있다. ‘공경하지 않는 것에 대한 가르침, 규칙’이라 번역할 수 있다. 상대의 충고를 따르지 않으므로 상대를 공경하지 않는 것이라고 보아 ‘불공경’이라 한 것이다. 율장에 따라 계라는 말 대신에 학처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이 학처는 가벼운 계를 가리킨다. 불수간계의 인연담은 다음과 같다. <사분율>의 내용이다.
부처님께서 코삼비국의 코살라 동산에 계실 때, 천타 비구가 계를 범하려 하니 비구들이 이를 충고하였다. “그러한 뜻을 마음에 일으키면 안 된다.” 그러나 천타 비구는 충고를 듣지 않고 결국 계를 범하고 말았다.
이로 인해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계를 제정하셨다.
“어떤 비구가 충고하는 말을 거역하면 바일제가 되느니라.”
남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천타 비구는 평소에도 상좌 비구가 법을 설하거나 계율과 부처님의 가르침을 설하는 중에 끼어 들어서 다른 말을 하거나 윗사람이 대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일부러 하고, 경외심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사람이었다. 예의가 없고 질서도 없는 비구였다.
여기서 우리는 몇 가지 사항을 수행이나 생활의 청규로 삼아야 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상대가 말하는 중에 끼어들지 말자. 상대의 말이 끝나면 자기 말을 하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말하는 데에도 훈련과 연습이 필요하다. 서로 충분한 시간을 차례로 주거니 받거니 하는 것이 대화의 기법이고 기술이다. 둘째는 답하기 곤란한 질문을 의도적으로 던지지 말아야 한다. 욕을 보이거나 골탕 먹이려는 의도에서 질문을 해서는 안 된다. 질문에도 예법과 지혜가 필요하다. 그러나 알면서 일부러 질문하는 경우가 있고 상대를 무시하듯 질문하는 경우도 있다. 상좌를 테스트 하듯 질문하는 경우도 있다. 아주 고약한 사람이다. 셋째는 경외심을 갖지는 못하더라도 배려와 존중, 양보하는 자세는 길러야 한다. 수행자의 기본자세이자 조건이기 때문이다. 말은 표업으로써 그 사람의 인격을 나타낸다. 불수간계를 불공경학처라 부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