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뜨락 | 감정은 전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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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0-07-29 12:05 조회4,879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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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은 전이된다
자기 기분을 알고 싶으면 자기 주위 사람들의 얼굴을 살펴보세요. 즐거워하는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자기도 모르게 기분이 왠지 좋아지구요 반대로 불안해하는 사람 가까이 있으면 덩달아 뭔지 모를 불안감이 들지요 이런 현상을 감정의 전이(轉移)라는 거죠.
이것은 내가 방송작가 일을 하며 썼던 라디오 오프닝 멘트이다. 사람의 감정은 개인적인 심리 현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작용하는 특성이 있다. 심리학자들이 실험을 통해 이 사실을 밝혀냈는데 우리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자기 기분이 다른 사람에게도 영향을 주고 또 다른 사람의 기분에도 많은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기분은 전이된다고 하는 것이다.
내 기분이라고 내 마음대로 해서는 안된다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기분을 전이해주고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기분 나쁘다고 말 한마디 안하는 사람이 있다. 입을 굳게 닫고 있으면 표정이 밝을리 없다. 그래서 화난 사람처럼 보인다. 그런 표정을 짓고 있으면 분위기가 썰렁해서 다른 사람들도 덩달아 말을 하지 않는다.
그 사람은 화를 내지 않았어도 충분히 주위 사람들을 괴롭힌 것이 된다.그리고 자기 기분이 상했다고 있는대로 화를 내뿜는 사람도 있다. 자기는 자기 기분을 발산했을 뿐이지만 주위 사람은 그 뿜어내는 화기에 마음 여기 저기 상처를 입게 된다.
언어폭력은 정서 폭력을 동반하기 때문에 화를 내는 것은 폭행이다. 화를 풀어주려고 하다가 오히려 더 화를 돋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말대답을 해주다가 큰 싸움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나쁜 감정을 전이시키는 것은 고통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 기분만 소중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렇지도 않게 고통을 전이시키고 있다. 좋은 기분을 전이시키는 사람도 있다. 기분이 우울했다가도 그 사람을 보면 마치 잔뜩 흐린 하늘에 구름이 걷히고 해가 뜨듯이 기분이 밝아지게 하는 사람이 있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고 매사에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그 사람이 용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해준다면 그 사람은 기쁨을 전이해주게 된다. 나는 기쁨을 전이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자
그래서 항상 상대방의 마음을 먼저 생각한다. 그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폐가 되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애쓴다. 그 사람이 싫어할 것 같거나 난감해할 것 같으면 내가 좀 힘들더라도 참아버린다. 내가 착해서가 아니라 이미 내 장애 상태로도 나는 충분히 보는이들에게 부담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시각적으로 부담스러울텐데 심정적인 부담까지 준다면 사람들은 내곁에 오지 않으려고 할 것이기에 나는 항상 내가 먼저 상대를 배려했다.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았을 때 순간적으로는 화가 나지만 금방 풀린다. 왜냐하면 그 사람 마음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운 마음이 생기기는 하지만 그 마음이 오래가지 않는다. 난 누구하고도 잘 지낼 수 있다. 나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과 모나지 않게 지내려고 애쓴다. 부딪혀서 충돌이 생기면 문제가 해결된다 해도 충돌하며 생긴 상처는 남기 때문에 부딪히지 않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부딪히지 않는 방법은 상대방의 의견을 들어주는 것이고 그리고 내 의견을 조용히 그리고 겸손하게 설득하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방도 기분 좋게 동의를 한다. 물론 그것은 내 생각이 옳았을 때이고 내가 판단을 잘못했다면 깨끗이 잘못을 시인한다. 어떤 부연 설명이나 변명도 하지 않는다. 이것이 내가 사는 방법인데 이런 소박한 내 감정이 전이되기를 바란다.
불교의 일체유심조(一切 唯心造)
요즘 코로나19로 온 나라 아니 온세상이 감금당해버렸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과 사람 사이에 거리가 만들어졌다. 바이러스 전염이 무서워서 학생들은 학교에 가지 못하고, 직장에서도 재택근무를 권한다. 친구를 만나 커피 한잔 마시는 것도 망설여지고, 직장 동료들과 회식도 못한다. 너무나 당연하게 이루어지던 일들이 금지되자 일상이 지루하고 마음이 우울하다.
코로나19 감염이 우리 마음에 병균 이상의 고통을 주고 있다. 희망, 용기, 꿈, 열정 이런 단어들이 사라진 듯하다. 이러다 우리 모두 좀비가 되는 것은 아닌지 불안하고 두렵다.
그런데 바꾸어 생각하면 코로나19가 준 교훈은 소소한 일상이 얼마나 귀하고 큰 즐거움인가를 깨닫게 된 것이다. 바로 이것이 불교의 일체유심조(一切 唯心造)이다. 모든 것이 마음 먹기에 달려있다. 사회적거리두기를 불편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로 삼으면서 명상을 한다면 자기 자신을 한층 성숙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