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율이야기 | 여성의 출가와 계율(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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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0-07-23 14:02 조회5,640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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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출가와 계율(2)
여성의 출가
부처님 당시에 여성의 출가는 남성의 출가에 비해 매우 까다로웠다. 차난법遮難法이 엄하게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차난법이란 출가에 대한 자격조건이자 규제법이다. 기준에 미달하면 출가할 수 없다. 특히 여성의 경우는 자격기준이 엄하였으며, 설사 출가를 한다고 하더라도 지켜야 할 규범은 훨씬 더 많았다.
특히 승가로부터 추방을 당하는 계는 남성 출가자보다 4개 더 많고, 잠시 쫓겨나는 경우도 여성 출가자가 4개 더 많다. 여러 범계犯戒 가운데 여성출가자만 적용되는 계를 살펴보자.
여성 출가자는 소송을 제기하지 말라 - 소송계訴訟戒
소송이란 관官에 알려서 재판하는 것을 말한다. 인연담에 의하면 투란난타 비구니가 비구니승가에 보시된 작은 집을 둘러싸고 보시자의 상속아이와 소유권을 두고 다툼이 일어난 것에서 비롯되었다.
이 사건이 비구니승가에서만 일어났기 때문에, 소송하지 말라는 계는 비구니에게만 적용되는 계다.
그래서 비구에게 소송하지 말라는 계는 적용되지 않는다. 비구승가에서는 다툼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팔리율』에 이렇게 규정하고 있다.
어떠한 비구니라 하더라도 소송을 하면 거사 혹은 거사자녀, 혹은 몸종, 품팔이 내지 사문이나 유행자라 하더라도 이 비구니는 처음부터 죄가 되는 법을 범한 자로서 승가로부터 격리되어야 하고, 이는 승잔죄가 된다.
어떠한 경우라도 비구니가 소송을 제기하면 죄가 된다. 승가로부터 격리된다. 단, 비구는 그렇지 않다. 남녀 차별적인 조항이라 볼 수도 있겠지만 부처님께서는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계율을 제정하였기에 차별하여 계율을 만든 것이 아니다. 계율의 제정이 ‘수범제계隨犯制戒’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범하는 것에 따라 계율을 제정했던 것이다.
사형에 처할 정도의 도둑녀에게 구족계를 주어서는 안된다.
- 도적여인계度賊女人戒
도적여인계란 사형에 해당하는 죄를 지은 도둑녀에게 구족계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계이다. 당시 중인도 여러 나라에서는 어떤 왕도 비구나 비구니가 된 자에게는 그 전력을 불문하고 포박하거나 사형을 시키지는 않았다고 한다.
인연담에 의하면, 간통한 부인이 남편의 재산을 훔쳐 가지고 사위성에 와서 투란난타 비구니에게 청탁하여 출가하고 비구니가 되었는데, 남편이 그녀를 발견하여 관에 호소하였으나 이미 비구니가 되었기에 포박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도둑녀를 출가시켜서는 안 된다는 계가 제정되었다고 한다.
『팔리율』의 내용이다.
어떠한 비구니라 하더라도 도둑녀가 죽을죄를 지은 것을 알면서도 왕 혹은 승가 혹은 단체, 강단 혹은 조직의 허락을 받지 않고 출가시키면 허락받은 경우를 제외하고 이 비구니는 처음부터 죄가 되는 법을 범하는 자로서 승가로부터 격리되어야 하고, 이는 승잔죄가 된다.
중요한 것은 사전에 자격이 되지 않는 자에게는 구족계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엄격한 차법遮法을 적용해야 한다는 말이다. 즉 계를 이미 받은 뒤에는 어찌할 수가 없으니 사전에 철저히 옥석을 가려야 한다는 취지다. 당연한 것이다.
승가의 생명은 청정이다. 이 청정은 몸의 청결과 다르다. 청정은 신구의 삼업이 맑고 깨끗하고 올발라야 한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바른 심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심성이 나쁘면 바른 수행을 할 수 없다. 수행을 통해서 바른 심성을 길러내기는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출가의 기준이 까다로워야 하는 이유다.
차법이 차별적이고 비민주적인 처사라고 반박할지 모르겠으나 청정한 승가로 가는 첫 관문이라 할 수 있다. 첫 관문을 통과하지 못한다면 그다음은 기대할 수 없다. 엄격한 적용은 2,560여 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것이 없다.
비구니가 혼자서 촌락에 들어가지 말라 - 사독계四獨戒
사독계四獨戒란 비구니가 혼자서 촌락에 들어가는 것 등의 네 가지를 금하는 계이다. 보통 비구, 비구니는 오전 중에 탁발을 위하여 촌락에 들어가는데, 이때는 혼자서 들어가도 괜찮다. 그러나 탁발 이 외의 경우 비구는 혼자 돌아다녀도 되지만 비구니는 절대 혼자 돌아다닐 수 없다.
비구는 탁발 이외에 혼자서 여행을 하거나 여러 곳을 다녀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비구니는 탁발을 제외하고 혼자 돌아다닐 수 없다.
비구니는 혼자 다니지 말라는 등의 네 가지를 범해서는 안 된다. 사독계四獨戒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혼자서 촌락에 들어가서는 안 된다. 둘째, 혼자서 강을 건너서도 안 된다. 셋째, 혼자서 야외로 나가거나 숙박을 해서는 안 된다. 넷째, 무리에서 혼자 떨어져 있어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이 비구니가 혼자 있으면, 금욕생활을 깨트릴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에 비구니는 절대 혼자 다녀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물론 겁탈의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만약 비구니가 이를 조심하지 않으면 그의 수행심에 의심을 품게 되므로, 이러한 행위를 승잔죄로써 엄하게 처벌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비구니는 길을 나설 때 반드시 다른 비구니와 짝을 이루어 다니도록 하고 있다. 이 네 가지 중에 어느 것 하나라도 범하게 되면, 승잔僧殘에 해당되고 잠시 격리생활을 해야 한다.
참회하지 않은 비구니를 편들지 말라 - 계외해거인계界外解擧人戒
계외해거인계界外解擧人戒는 죄를 범하고 승가로부터 유죄有罪를 지적받은 비구니가 죄를 인정하지 않고 참회도 하지 않는데, 그 비구니 편을 들고 승가의 결계 밖으로 데리고 나가서 그 비구니의 죄를 해제하는 것을 금하는 계이다. 법과 절차를 무시하는 처사이며, 승가의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해종행위害宗行爲라 할 수 있다.
부처님 당시에도 비구나 비구니가 계를 범했을 때 승가로부터 지적을 받거나 책망을 받아도 이를 인정하지 않는 자가 있었다. 또 죄를 인정해도 여법하게 참회하지 않는 자도 있었다. 또 악견惡見을 지니고 있는 비구, 비구니에게 승가가 그 악견을 버리도록 간곡히 권하여도 그 악견을 버리지 않는 자도 있었다.
이상 세 가지 경우의 비구, 비구니는 승가로부터 빈척을 당한다. 즉 추방된다.
이와 같이 빈척을 당한 비구니를 편들면서 승가의 허락을 받지도 않고 그 빈척을 해제하는 일을 하게 되면 그 비구니는 승잔죄를 범하는 것이 된다. 『오분율』의 내용이다.
만약 승가에서 비구니를 여법하게 빈척하였는데, 그 비구니가 마음이 아직 조복되지 않고, 승가에 수순하지 않음을 알면서도 다른 비구니가 그 권속과 함께 결계 바깥에서 빈척을 풀어주면 이 비구니는 초죄初罪로서 승잔죄가 된다.
이 법에서 우리는 세 가지의 내용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는 승가로부터 빈척을 당한 자를 따르거나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또 다른 불화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참회와 수순이 없는 자를 감싸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수행자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기 때문이다.
셋째는 법과 원칙과 절차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기강이 무너지기 때문이다.
바른 승가와 참다운 수행자는 청정淸淨에서 나온다.
준제보살 청정진언 ‘나무 삿다남 삼먁삼 못다 구치남 단야타 옴 자례 주례 준제 사바하 부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