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성성취 | 인과응보 (因果應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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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0-11-04 14:05 조회3,910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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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과응보 (因果應報)
단음사가 있는 영천시는 인구 10만의 작은 도시여서 대중교통이 큰 도시에 비해 좋지 못하다. 그래서 단음사는 자성일과 월초불공 등 불공 기간에는 보살님들을 위해 차량운행을 한다. 단음사 뿐만 아니라 시골지역이나 소도시에 있는 총지종의 사원들은 대부분 보살님들을 위해 차량 운행을 한다.
4년 전 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남해에 혼자 계신다. 하나뿐인 아들로서 어머님께 자주 찾아뵈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해 항상 미안한 마음이다. 3년 전 어머니께서 부처님 오신 날 법회에 참석하기 위해 사원에 오셔서 다음날 남해 집까지 태워다 드리게 되었다.
사원을 출발하여 남해대교를 지나 집에 가까워졌을 때 어머니는 길가에 사람이 서 있으면 차를 세우라 하시고 어디까지 가는지 물어보시고 방향이 같으면 태워 주고 싶어 하셨다. 그날은 조금 늦게 출발하여 마음이 조급했다. 어머니를 모셔다드리고 사원으로 돌아와서 문단속을 해야 하는데 어머니께서 차를 자꾸 세우라고 하시니 조급증이 생겨 집에 빨리 가자고 재촉했다.
어머니는 그런 나를 쳐다보시더니 “야야! 내가 기회가 있을 때 지나는 사람들을 태워 줘야지. 다른 누군가가 내가 혼자 길을 갈 때 태워줄 거 아니냐!” 어머니에게 그 말을 듣고 부끄럽고 어머니께 미안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깨달은 바가 컸다.
어느 시골이나 그렇듯 남해도 대중교통이 좋지 못하다. 시장이나 농협, 보건소에 가려면 시간대를 잘 맞추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몇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오고 가면서 어머니도 여러 번 도움을 받으셨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도움을 주고 싶어 하셨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혼자 사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간다. 그리고 서로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며 산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면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게 되고, 누군가에게 해를 가하면 다른 누군가에게 해를 받게 된다. 이러한 이치를 불교에서는 인과응보因果應報라고 한다. 우리는 이러한 이치를 불교경전이나 성인의 말이 아니더라도 삶의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
“나”라는 존재는 누군가의 도움, 아니 이 우주 전체의 도움으로 살아간다. 내가 매일 먹는 밥 한 사발도 해, 물, 흙, 바람, 거름, 농부들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파고 들어가 보면 밥 한 사발 만드는 데 우주 전체가 참여하고 있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이 세상에 소중하고 감사하지 않은 것이 없다. 우리가 감히 밥 투정부릴 만큼 나눈 것은 무엇이며 해온 일은 무엇인가. 밥 한 공기보다 더 큰 우주의 혜택을 받으면서 밥 한 공기 정도의 배품도 주지 못한다면 반성해야할 일이다.
나는 오늘도 그랬듯 내일도 보살님들을 위해 차량 운행을 한다. 그리고 빌어본다. 내가 단음사 보살님들을 위해 차량 운행을 하는 공덕으로 누군가 어머니를 위해 차를 태워주고 도움을 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