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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율이야기 | 여성 출가자의 계율(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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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0-11-04 14:03 조회4,17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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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출가자의 계율(6)

 

나신(裸身)으로 목욕하지 말라

부처님 당시 수행자들의 삶은 고달팠다. 수행 그 자체도 고달프겠지만 세간의 이목과 평판이 더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이렇게 하지 마라, 저렇게 하지 말라고 하셨던 것이다. 그것이 율이다.

 

특히 여성 출가자인 비구니의 승가 생활은 더 녹녹치 않았다. 여성 출가자라는 이유로 제약이 많았던 것이 아니다. 단지 여성 출가자들이 저지른 일이 많았기 때문에 계율 또한 그만큼 많았던 것이다. 단지 여성차별이라고 말할 수 없는 부분이다. 어쨌거나 비구니에게 적용되는 계율이 더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그 대표적인 내용들을 살펴보자.

 

팔리율의 조문條文에 이런 내용이 있다.

어떤 비구니라 하더라도 나신裸身으로 목욕하면 바일제이다.

 

이 조문은 비구니에게 나신裸身으로 목욕하는 것을 금하는 계이다. 인도에서는 무더운 날씨가 심한 데다가 물을 끓이기 위한 목재나 도구가 부족하기 때문에 욕탕에 들어가 목욕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래서 강이나 샘 등에 목욕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특히 비구니들이 목욕을 자주 하였는데, 대개가 옷을 모두 벗고 알몸으로 목욕하였다. 그래서 비구니들에게만 이 계가 금계禁戒로서 제정되었다. 이 계가 나신목욕계裸身沐浴戒이다.

 

사분율에서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만약 비구니가 몸을 노출하여 강이나 샘, 깊은 물이나 못에서 몸을 씻는 자는 바일제이다.

 

오분율에서는 이렇게 설하고 있다.

만약 비구니가 나형裸形으로 목욕하면 바일제이다.

 

십송율에서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만약 비구니가 노지露地에서 목욕하면 바야제이다.

 

그러나 비구들에 대해서는 이러한 계가 제정되지 않았다. 그러한 일을 저지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이러한 계도 있다.

 

환자가 아니거든 두 사람이 한 상에 눕지 말라

한 침대에 둘이 누우면 오해를 하거나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기 때문에 부처님은 환자가 아니거든 절대 둘이 함께 눕지 말라고 하였다. 이를 무병공와계無病共臥戒라 한다. 그 인연담은 다음과 같다. 사분율의 내용이다.

 

부처님께서 밧지국에 계실 때에 6군 비구니 중 두 사람이 한 상에 누워 있었다. 모든 비구니가 남자와 같이 함께 누워 있는 줄 알았다가 일어나서야 비로소 남자가 아닌 줄 알았다.

 

또 그 뒤에 어떤 용맹한 장군이 전장에 나가게 되어 사랑하는 연인을 발제가비라 비구니에게 맡기고 갔는데, 그 여인은 비구니와 함께 자면서 비구니의 부드럽고 빛나는 살결에 반하였다. 나중에 장군이 돌아와 귀가하였는데도 살림을 하지 않고 다시 비구니 처소로 도망가는 일이 벌어졌다.

 

이로 말미암아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계를 제정하였다.

만약 비구니가 환자가 아니면서 두 사람이 한 침대에 누우면 바일제이다.”

 

오해를 살만한 일이 있었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한 침대에 같이 눕지 말라고 하셨다.

 

 

요와 이불을 함께 덮고 눕지 말라

그리고 요와 이불을 함께 덮고 눕지 말라는 계도 있다. 이를 공욕피와계共褥被臥戒라 한다. 그 인연담은 이렇다.사분율의 내용이다.

 

부처님께서 밧지국에 계실 때에 6군 비구니 중 두 사람이 한 이불 속에서 함께 누워 잤다. 모든 비구니들이 이것을 보고 남자와 같이 함께 누워 있는 것으로 착각하였으므로,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계를 제정하였다.

만약 비구니가 같은 요나 이불을 덮고 함께 누우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바일제이다.”

 

출가자가 의심받을 일을 하거나 재가자들로부터 비난받을 짓을 하면 부처님께서는 어김없이 계를 정하여 금하도록 하였다. 승가의 위계位階를 위해서였다.

 

결제 중에 돌아다니지 말라

 

부처님은 결제 중에는 돌아다니지 말라고 했다. 이를 삼시유행계

三時遊行戒라 한다. 그 인연담을 사분율에서 이렇게 설하고 있다.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에 6군 비구니가 봄, 여름, 가을 삼시三時 동안 항상 돌아다니다 폭우로 하수가 갑자기 범람하여 옷과 바루, 좌복, 침통 등을 모두 떠내려 잃어버리고, 또 산의 풀을 마구 밟아 모조리 죽게 하였다.

 

이를 목격한 거사들이 결제 중에 정진하지 않고 돌아다닌다고 맹렬히 비난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부처님은 다음과 같이 계를 제정하였다.

 

만약 비구니가 봄, 여름, 가을을 가리지 않고 항상 돌아다니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바일제이다.”

 

결제 기간에 수행하지 않고 돌아다니기 때문에 계를 정하였다고 하기 보다는 잘못된 행을 하여 재가자들로부터 비난을 받았기 때문에 결제 중에 돌아다니지 말라고 하였다.

 

수행자는 무릇 지탄받을 짓을 해서는 안 된다. 결제 기간이든 결제 기간이 아니든 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