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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1-05-13 15:19 조회3,886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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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
갯벌을 지나다 보면 썰물에 맞춰 바지락을 채취하는 어민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꼭 어민이 아니더라도 갯벌체험에 나선 가족단위의 방문객 또한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의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었던 바지락은 자원량이 풍부하여 연간 패류 총생산량의 약 18퍼센트를 담당해왔습니다. 1801년 신유박해로 흑산도로 유배를 간 정약전 선생은 자산어보에 바지락을 천합(淺蛤)이란 이름으로 소개하며 “살도 풍부하고 맛이 좋다”라고 기록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조개류 중에서 가장 많이 먹는 다는 바지락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바지락은 진판새목 백합과에 속하는 작은 바닷조개인데요. 동해안 지역에서는 ‘빤지락’, 경남 지역에서는 ‘반지래기’, 인천이나 전라도 지역에서는 ‘반지락’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바지락이라는 이름은 호미로 갯벌을 긁을 때 부딪히는 소리가 “바지락바지락”하여 붙여졌다고 합니다. 타원형 껍데기는 높이 3cm, 폭 4cm 정도인데 큰 개체는 폭이 6cm에 달하기도 합니다. 색깔은 흰색 바탕에 검은색 산모양의 방사무늬를 띠고 있는 것과 황갈색 물결 모양까지 다양합니다. 패각의 안쪽은 대부분이 흰색이지만 보라색도 간혹 관찰됩니다.
바지락은 수심 10미터 안팎의 얕은 바다에 살고 있습니다. 주로 모래와 펄이 섞인 곳에 분포하며 식물성 플랑크톤을 여과 섭식합니다. 바지락은 이동하지 않고 한곳에 머물러 사는 특성이 있어 양식이 다소 용이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12년부터 양식을 시작했는데, 양식을 한다 해서 별도의 장소를 필요로 하지는 않습니다. 갯벌에 봄 또는 가을에 어린 바지락을 뿌렸다가 다음해 4월부터 거둬들이면 됩니다. 그렇다고 가만 둔다고 바지락이 건강하게 자라는 것은 아닙니다. 모래가 부족한 갯벌에는 왕모래를 뿌리고, 펄과 모래가 적절히 섞이도록 경운을 해주야 합니다. 바지락이 살기에 가장 적합한 갯벌은 모래와 펄이 8대 2 또는 7대 3 정도로 섞인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렇게 일 년 정도 자라면 길이가 1.5~1.6배, 무게는 3배가 됩니다. 바지락은 흔한 조개이지만 1년 내 수확할 수는 없습니다. 주 산란기인 7월 초순부터 8월 중순까지는 독이 있어 채집하지 않습니다.
바지락은 여러 가지 요리(찜, 죽, 젓갈, 칼국수, 회무침, 수제비, 맑은 국, 볶음 등)를 위한 식재료로 많이 사용되는데, 육질 100그램에 칼슘(80밀리그램)과 계란의 5배나 되는 마그네슘(50밀리그램)이 들어 있습니다. 또한 생체 방어에 필요한 효소와 효소 생산에 필요한 구리도 130밀리그램이나 들어 있습니다. 특히 바지락은 미량원소로서 무기질 함량이 매우 높아 대사 조절작용으로 병후 원기회복에 좋은 음식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바지락 조개가루를 헝겊주머니에 넣고 달여서 차 마시듯 하면 치아와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등 인체에 칼슘을 보충해 줍니다. 작고 흔한 조개이지만 살 뿐 아니라 껍데기까지 사람에게 많은 이로움을 줍니다.
요리용으로 바지락을 고를 때는 살아 있는 것을 골라야 합니다. 입이 굳게 닫혀 있어 속이 보이지 않고, 패각이 깨지지 않고 윤기가 있는 것이 좋습니다. 채취한지 오래 된 것은 탁한 갈색으로 변하므로 패각을 잘 살피면 됩니다. 바지락은 갯벌 속에 살기 때문에 소화기관에 뻘이나 모래 등 이물질이 들어있어 이를 제거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해감이라 하는데 살아 있는 바지락을 맑은 바닷물이나 소금물이 담긴 용기 속에 30분 이상 담가 두면 입을 벌리고 이물질을 뱉어냅니다. 이때 녹이 슨 쇠붙이를 같이 넣어두면 더욱 빠르게 해감이 진행 됩니다.
그런데 바지락은 한 곳에 정착해서 살아가는 특성으로 갯벌에 흘러드는 각종 오염원에 무방비로 노출되기도 합니다. 또한 젓갈을 담그거나 날것을 요리하여 먹는 경우 늦봄부터 초여름까지의 번식기에는 중독의 위험이 있으므로 피해야 합니다. 이와 관련된 속담으로 “오뉴월 땡볕의 바지락 풍년”을 들 수 있다. 이는 한 여름 땡볕에 수온이 오르면 바닷물 속에 녹아 있는 칼슘의 석출이 빠르게 진행되면서 패각이 커져 풍성해 보이지만, 조갯살은 제대로 자라지 않은데다 독성이 있어 먹지 못 함을 비유한 말입니다. 이 속담은 외관상으로는 보기 좋으나 그 실속은 거의 없음을 일컫습니다. 비슷한 속담으로 “속빈 강정”, “빛 좋은 개살구” 등이 있습니다.
마그네슘과 단백질이 풍부한 바지락으로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 볼까요?
1. 바지락 죽
[재료] 불리지 않은 쌀 1컵, 바지락살 1/2컵, 양파 1/2개, 당근 1/4개, 미니 새송이 버섯 5~6개, 참기름 약간, 물 4~5컵, 돌미나리 3줄기 소금 약간
1) 바지락살은 흐르는 물에 씻어 물기를 뺀 후 반만 다져주세요. 양파, 당근, 새송이 버섯은 잘게 다지고 돌미나리는 먹기 좋게 송송 썹니다.
2) 쌀은 씻은 후 체에 밭쳐 30분 정도 불립니다. 달군 냄비에 참기름을 두르고 나머지 바지락살을 볶다가 쌀을 넣어 중간불에서 5분간 볶아주세요.
3) 쌀알이 투명해지면 물을 붓고 10분간 끓이다 쌀알이 퍼지면 손질한 채소를 넣고 약한 불에서 15~20분간 저으며 끓여주세요.
4) 돌미나리를 넣고 소금으로 간을 한 후 그릇에 예쁘게 담아 마무리합니다.
2. 바지락 칼국수
[재료]
재료(2~3인분)- 칼국수면 300g, 해감 한 바지락조개 2컵, 황태채 한줌, 당근 1/4개, 애호박 1/3개, 대파 1/4개, 홍고추 1/2개, 청양고추 1개, 양파 1/3개
국물육수 재료- 물 2리터, 다시마(사방 6cm) 2장, 멸치 10마리, 대파(파란부분) 1/2대
국물양념 재료- 국간장 1/2큰 술, 다진 마늘 1작은 술, 후춧가루 약간
1) 냄비에 국물육수 재료를 넣고 끓이다가, 국물이 끓으면 다시마를 건져내고 10분 정도 더 끓여 줍니다. 해감 된 바지락은 한 번 더 비벼 씻은 후 흐르는 물에 헹궈줍니다. (해감이 안 된 바지락은 물에 비벼 씻은 후 소금물에 담가 어두운 곳에서 3시간 정도 해감 시켜주세요.)
2) 당근과 양파, 애호박은 굵게 채를 썰고 대파와 홍고추, 청양고추는 어슷하게 썰어줍니다.
3) 냄비에 다시마멸치육수 8컵과 황태채를 넣고 3분 정도 끓이다가 바지락과 국물양념 재료를 넣어 끓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