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 | 뗏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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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4-01-07 15:38 조회1,639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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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는 모든 것이 집착의 대상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러한 집착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곧 공의 실천이며 중도의 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진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됩니 다. 그렇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진리조차도 열반에 이른 다음 에는 버려야 할 것으로 가르치고 계십니다.
『아함경』 가운데의
『벌유경筏喩經』이라는 경에서는 여기에 대해 이렇게 말씀하고 계
십니다.
‘그대들이 만약 뗏목의 비유를 이해한다면, 그때는 선법도 곧
버려야 하거늘 하물며 선법이 아닌 것이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
느냐?’
뗏목의 비유라는 것은 뗏목을 타고 강을 건넌 후에는 뗏목을
내려놓고 가야지 둘러메고 가는 어리석음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
는 것입니다. 진리를 뗏목 삼아 열반의 저 언덕에 다다른 뒤에는
그 진리조차도 집착하지 말고 버려야 할 것인데 진리 아닌 것이
야 더 말할 나위가 있겠느냐는 말씀입니다.
물론 이것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무시하라든가 선악을 부정하 라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은 아무리 좋은 것이라 하더라도 거기 에 집착하게 되면 그것과 맞지 않는 것은 배척하여 싫어하고 자기의 신념만을 고집하고 집착하는 독선에 빠질 염려가 있기 때문 입니다. 자기가 믿고 있는 진리, 혹은 신념과 맞지 않는 것은 나 쁜 것이라고 고집하여 그것을 배척하고 공격한다면 또 다른 악에 빠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계행을 잘 지킨다는 사람이 자기만 잘 지키면 될 것 인데 다른 사람이 자기의 기준에서 벗어나면 미워하고 싫어하는 것입니다. 흔히 율사라는 사람들 중에는 찬바람이 쌩쌩 나서 가 까이 가기도 어려운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계행이라는 기준에 얽매여 집착하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계행을 지키는 것이 해탈에 이르기 위한 방편인 것을 잊어버리고 계행이라는 그 것 자체에 얽매여 자신도 괴롭힐 뿐 아니라 다른 사람까지도 괴 롭히는 결과를 낳은 것입니다.
이러한 것은 아무리 좋은 법이라
고 하더라도 거기에 집착하게 되면 중도를 놓쳐버린다는 것을 말
해주는 예입니다.
그러나 선이나 진리에 대한 집착을 버리라는 것을 악을 용인하
는 것으로 잘못 알거나, 선악을 따지지 않는 것을 무집착으로 잘
못 이해한다면 이러한 사람은 영원히 불교사상을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교에서는 공의 실천으로써 중도를 내
세우고 있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