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망에 담긴 이야기 | 씨앗 한 톨을 심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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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1-03-30 11:49 조회4,190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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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 한 톨을 심었을 뿐
탁발 스님이 평소 선한 일을 많이 하는 한 여인을 칭찬했다.
“하나를 베풀면 백이 생기며 마침내 깨달음을 얻을 것입니다.”
여인은 고개를 숙이며 말하였다.
“스님, 보잘것없는 일에 어찌 그런 복을 받겠습니까? 칭찬이 너무 지나치십니다.”
스님이 빙그레 웃으며 물었다.
“마당에 500년 묵은 은행나무를 보았습니까?”
“예. 그 은행나무에서는 해마다 수십 섬의 열매가 맺힙니다.”
“그럼, 수십 섬의 열매를 따기 위해서는 씨앗을 한 가마쯤 심었겠습니다.”
“그릴 리가 있겠습니까? 씨앗 한 톨을 심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어찌 내 말이 지나치다고 하십니까?”
일부러 구분 짓는 것이야말로 분별심이고 망상이다.
기쁠 때 기뻐하고 슬플 때 슬퍼하는 것이 자연 이치며 순응하면 길할 것이다. 무엇인가를 갈망하는 순간 고통은 시작된다. 무엇을 그리 바라는가? 선 업 씨앗 한 톨이면 충분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