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의뜨락 | 아동학대를 부처님이 보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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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1-05-13 15:14 조회4,209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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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를 부처님이 보셨다면
5월은 어린이날과 어버이날 그리고 스승의 날이 있는 가정의 달이다. 우리 사회에서 가장 보호를 받아야 할 사람은 바로 어린이이다. 어린이는 성장 중에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에서 그 성장을 꺾어버리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태어난 아기를 추운 겨울날 쓰레기처럼 버리는 엄마, 갓난 아기를 때리고 집어던지고 먹이지 않아서 죽게 만든 부모, 3살 난 아이가 빈집에서 죽은 채 발견되었는데 자기 아이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엄마, 의붓 아들을 지속적으로 학대하다가 여행가방에 넣고, 그것도 모자라서 가방 위에 올라가 껑충껑충 뛰면서 폭행하여 죽음에 이르게 한 새엄마도 있다.
그리고 친자식이 아닌 입양한 아이의 온몸이 멍이 들고 뼈가 다 으스러지도록 폭력을 가해서 죽게 만든 양부모, 어린 조카의 손을 묶어 구타하고, 물고문이라는 무시무시한 폭력으로 결국 생명을 빼앗은 이모네 부부...이것이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 벌어졌다는 것이 믿어지질 않는다.
그리고 어린이집에서 보호해줘야 할 아이들을 휘청거릴 정도로 뒤흔들다 내팽겨치고, 13분 동안 물 7컵을 억지로 마시도록 하고, 먹어서는 안되는 계면활성제를 음료수에 타서 먹이고, 음식물 쓰레기를 아이 입에 쑤셔넣고, 아이를 혼자 가두어 공포에 떨게 했다는 뉴스를 접하며 소름이 돋았다. 스승의 날이면 고사리 같은 손으로 카네이션을 만들어서 선생님에게 선물하는 아이들한테 어떻게 그런 폭력을 행사할 수 있을까?
아동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어른은 가장 못난 사람들이다. 저항할 힘이 없기 때문에, 그리고 그것을 외부에 알리지 못하는 나이라서, 고작 어른이라는 위력을 이용해 학대하며 생명을 앗아간 범죄는 이생에서는 물론 다음 생에 가서도 세세생생 벌을 받아야 하는 무거운 중죄이다.
불교에서 부모자식간의 인연은 육백생(六百生)이 지나야 맺어지기에 확률적으로 매우 낮은 만큼 너무나도 귀한 요즘 말로 대박사건이다. 부모는 전생에서 빚을 쓴 사람이고 자식은 전생의 빚을 받기 위하여 자식으로 태어난 것이라 한다. 그래서 부모가 자식들에게 쓰는 돈은 아까워하지 않는다. 부모 자식 사이는 타산적일 수가 없다.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것은 물질 뿐만이 아니라 가르침을 주는 법보시도 있다. 부모는 자식에게 사람으로서 지켜야 할 규범을 가르친다. 규범은 법으로 강제되기 이전의 인륜도덕의 도리인 것이다. 불교에서는 이를 계율(戒律)이라 하며, 이를 따르고 실천하는 것을 지계(持戒)라고 한다. 스스로 알아서 지켜가는 진리의 법칙인데 유교에서는 부모자식간의 관계를 천륜(天倫)이라고 한다. 천륜(天倫) 법률보다 우위에 있어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건데 사람들은 천륜을 너무 가볍게 생각한다.
천륜은 져버린다는 것은 부모자식이기를 포기한 것이고, 사람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부처님이 이 모습을 보시면 중생에게 실망을 하셨을 것이다. 중생 모두는 불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 불교인데 깨닫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는 인간이 한심스러우실 것이다. 미물일지라도 생명을 해쳐서는 안된다고 생명존중을 강조하셨건만 중생들은 힘도 없는 아이를 처참히 죽이고 있으니 얼마나 안타까우실까?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한 영국시인 워즈워드의 말처럼 아이들 앞에서는 어른들이 더욱 조심을 해야 하는데 요즘 어른들은 너무 부끄러운 모습이라서 아이들한테 보여주고 싶지 않다. 저출산으로 인구가 줄어들고 있어서 아기들이 너무나 소중한 때인데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아이들을 죽음으로 몰고 있는 어른들의 미래를 누가 지켜줄 것인가.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우리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지역사회가 특히 우리 불자들이 나서서 공동 육아를 한다는 마음으로 아동 학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아이들이 바르게 자라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희망이 없어진다. 지금 우리 가장 열심히 해야 할 일은 아이들을 건강히 키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