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바루기 | 현겁십육존(賢劫十六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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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1-03-01 15:12 조회4,775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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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겁십육존(賢劫十六尊)
금강계 만다라의 주위 부분에는 현겁(賢劫) 16존과 외금강부(外金剛部) 20천(天)이라는 두 그룹이 나타납니다. 현겁 16존은 안, 외금강부 20천이 바깥쪽입니다. 이 중 현겁 16존은 ‘훌륭한 시대’를 뜻하는 ‘현겁’에 출현하는 부처들로,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열여섯의 보살들로 구성됩니다. 미륵, 불공견, 멸악취, 제우암, 향상, 용맹, 허공장, 지당, 무량광, 월광, 현호, 망명, 금강장, 무진혜, 변식.
원래 현겁이라는 것은 인간의 수명이 지금보다 훨씬 길었다고 믿었던 과거세를 말하는 것인데, 여러 부처가 출현하여 우리 중생을 구제하는 현재의 겁(극히 긴 시간의 단위)을 가리킵니다. 그 사이에 천(千)의 보살이 부처가 되는 것으로 여겨지고 석가모니 부처님도 그 네 번째에 놓입니다. 이것이 현겁천불입니다.
석가모니 부처님 이전에도 부처님이 계셨다는 믿음은 초기 불교에서 나왔고, 특히 칠존의 부처님을 통틀어 과거칠불이라고 불렀습니다. 현겁천불의 신앙은 이를 흡수하면서 과거칠불 중 후반의 사존들이 현겁의 처음에 나타나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석가모니 부처님 다음에 출현하는 부처님은 미륵으로, 이하 나머지 99명의 부처님에 모두 이름이 부여됩니다. 현겁천불신앙은 더욱 발전하여 현겁의 전 겁인 장엄겁(莊嚴劫), 다음 겁인 성숙겁(星宿劫)에도 각각 천불이 나타난다고 하며, 그 명칭을 열거한 경전도 정비됩니다.
금강계 만다라는 중심이 되는 37존 주위에 이 현겁의 부처님들을 그립니다. 다만, 전거가 되는 <진실섭경>에서는 만다라의 ‘바깥 륜(輪)에 마하살을 안치’하라거나 ‘바깥쪽에 적절히 미륵 등 각각의 상징물을 두라’고 지시하는데 그 상징물은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겁천불의 미륵 이하 996의 보살들을 그리는 경우와 앞서 언급한 미륵 이하 16의 보살들을 각 변에 사존씩 그리는 경우 두 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현겁 16존은 현겁천불의 대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16존의 대부분은 천불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양자는 다른 계통의 그룹인데, 16존의 기원이 어디에 있는지는 불분명합니다.
보통 금강계 만다라의 현재 현겁 16존은 각각 독자적인 지물(持物)을 손에 지니고, 삼매야 만다라에서는 그것들을 상징으로 그립니다. 미륵은 물병, 보현은 검과 같은 방식입니다. 하지만 인도나 티베트의 금강계 만다라에서는 이러한 지물이나 상징물이 점차 사라지고, 그 대신 방향마다 금강저(동), 보물(남), 연꽃(서), 갈마저(북)로 통일됩니다. 이들은 각 방향의 부족이나 그 위 자리인 사불의 상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