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유 | 2021년(신축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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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0-12-29 14:28 조회4,249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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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신축년)
유독 힘든 한 해였던 2020년이 끝이 났다.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 19 때문에 모두가 너무나도 힘든 한 해였으리라. 안타까운 것은 아직 코로나 19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 그래도 코로나 19로만 기억되는 2020년과 달리, 다른 좋은 일들도 함께 기억될 수 있는 2021년이 되기를 바라며 새해를 맞이해본다.
나에게 있어 2020년은 코로나 19 뿐만 아니라 ‘위드다르마’도 중요한 이슈로 기억되는 한 해인 것 같다. 지난해부터 ‘위드다르마’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내 생각을 글로 옮기는 것이, 또 어떤 글을 써야 하는지의 고민 등 글을 쓰는 것이 굉장히 힘든 일이란 걸 알게 되었다. 물론 글을 쓰지 않았을 때도 글 쓰는 일이 쉽다고 생각하진 않았으나 실제로 매월 글을 써야 하는 입장이 되었을 때 느껴지는 어려움은 확실히 막연하게 생각했던 이전과는 달랐다. 모든 것이 그런 것 같다. 실제로 내가 그 상황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다 막연할 뿐 확신할 수 있는 것이 어디 있으랴.
우리가 늘 하는 새해 다짐도 그렇다. 이번 해에는 진짜 살도 빼고 타인에게 좀 더 친절하게 대해야지 등등 새해 첫날에 우리는 수많은 계획을 세우고 그렇게 행할 것이라 다짐하고 또 생각하지만, 실제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지나온 1년을 되돌아보면 1월에 세웠던 나의 계획들은 다 어디로 간 건지 흔적조차 찾을 수 없다. 왜 그럴까?
앞으로 내가 살아갈 1년 동안 어떤 일들이 일어날지 모르고 그저 현재 내가 이루고픈 소망에 대해서만 생각하고 계획을 세우기 때문이리라. 물론 목표와 계획을 미리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행하는 것은 좋다. 하지만 내가 세운 계획과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상황에 맞추는 유연함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나는 꼭 일주일에 다섯 번 헬스장에 갈 거야.’라는 계획을 세웠을 때 실제로 그 계획이 정확히 지켜질 확률이 얼마나 될까. 거의 희박하리라 본다. 첫 계획은 그렇게 세웠을지라도 상황에 맞춰 변경하면서 나의 목표를 이루면 된다. 일주일에 다섯 번 헬스장을 가기로 마음먹은 것은 내가 살을 빼거나 근육량을 늘리기 위해서지 헬스장을 가는 것이 최종목표는 아니지 않은가. 즉, 살을 빼고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 나의 최종목표라면 그걸 이루기 위한 하위목표는 상황에 맞춰 변경하면서 행하면 된다는 말이다.
매해 연말과 연초의 어쩐지 들떠있는 듯한 사회 분위기는 드라마틱한 변화를 꿈꾸며 새해의 목표와 계획을 세우는데 크게 한몫을 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런 분위기는 곧 오래가지 않는다. 당연하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며, 사실 해만 바뀌었을 뿐 나의 현실에 있어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으니까.
그래서인가. 작심삼일이란 말이 괜히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사실 2020년의 12월 31일과 2021년의 1월 1일은 앞에 붙는 연도만 달라졌을 뿐 실제로는 어제와 오늘일 뿐이지 않나 싶다. 어쨌거나 새해를 맞이하며 목표와 계획을 세우는 것은 좋다. 한 가지만 기억하라. 나의 첫 계획이 이러했고 그것을 한 번 지키지 못했다고 해서 그 계획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지 말자. 상황에 맞춰 나의 계획을 조금씩 바꿔나가면 된다. 그렇다고 내가 생각한 최종 목표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그렇게라도 계속한다면 이번 연말에는 새해 목표를 이룬 근사하고 멋있는 사람이 되어 있으리라!
2021년은 신축년, 소띠의 해이다. 소는 주로 근면과 성실, 묵묵함, 인내심의 대명사로 불린다. 12간지 동물 이야기에서도 소는 근면, 성실의 대명사답게 자신이 느릴 것을 생각해서 가장 먼저 출발했다고 적혀있다. 근면 성실이라… 마치 드라마에서 볼 법한 강압적인 회사에 걸려있는 사훈과 같은 느낌이다. 근면, 성실, 인내심 모두 삶을 살아가는 매 순간 필요한 말이고 필요한 행함이다.
그렇다고 매 순간 너무 지칠 만큼 노력하고 근면 성실하란 얘기는 아니다. 유연함과 융통성을 가져라. 매 순간을 열심히 살되, 그 순간에 유연함과 융통성을 더해라. 뭔가 아이러니한가? 삶은 원래 아이러니하다. 무엇 하나로 정의될 수 없는 것이 삶이리라. 그러니 앞서 내가 한 말도 틀린 말은 아니다. 열심히 살자. 하지만 그 속에 적당한 유연함과 융통성을 발휘해라. 순간이 지치지 않게, 삶이 지치지 않게. 지치지 않아야 오래 달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