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 | 보시의 종류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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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2-01-14 15:54 조회6,009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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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의 종류로는 보통 삼종시(三種施)라고 하여 재시, 법시, 무외시의 세 가지를 듭니다. 재시(財施)라는 것은 글자 그대로 재물로써 보시하는 것입니다. 법시(法施)라는 것은 불교의 가르침을 설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출가자가 일반인에게 부처님의 말씀을 가르쳐 주고 뜻을 풀이해 주며 불도로 이끌어 주는 모든 행위가 여기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계를 베푸는 것도 법시에 포함됩니다. 그러나 출가와 재가를 막론하고 누구한테든지 불교의 진리를 가르쳐 주는 것은 모두 법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자오복경(賢者五福經)》이라는 경전에는 법시의 다섯 가지 공덕에 대해 이렇게 설하고 있습니다.
만약 고통이 있는 사람을 보고 현자(賢者)가 반드시 법을 설하여 내 법을 믿게 하면 그 인연으로 법을 설한 사람에게 다섯 가지 복덕이 있다.
첫째는 살생하는 이에게 살생하지 아니하도록 인도한 까닭에 장수하게 될 것이요,
둘째는 도적질하는 사람에게 도적질하지 않게 하고 보시하도록 한 까닭에 크게 부유해질 것이요,
셋째는 법을 듣는 이가 온화한 안색으로 기쁜 마음을 내게 하는 까닭에 단정(端正)함을 얻을 것이요,
넷째는 법을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불․법․승을 공경하여 받들도록 하는 까닭에 명예가 멀리 드러나며,
다섯째는 법을 듣는 이가 매우 깊은 법과 미묘한 지혜를 깨치도록 하는 까닭에 총명하고 큰 지혜를 얻게 된다.
이와 같이 법시를 베풀면 많은 공덕이 있기 때문에 출가와 재가를 막론하고 법시를 베풀기를 힘써야 할 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불교의 힘이 미약한 곳에서는 모든 불자들이 이제는 적극적으로 법시를 베풀기를 힘써야겠습니다. 아는 사람들에게 불교의 장점을 말해 준다든가 불교에 관한 좋은 글을 쓰고 책을 쓰는 것, 불교의 공덕을 노래로 불러주는 것 등이 모두 법시를 베푸는 것입니다.
무외시(無畏施)라는 것은 두려움을 없애준다는 의미입니다. 재난이나 기아, 질병, 전쟁, 폭력 등에 시달리는 모든 중생들을 이러한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주는 것을 무외시라고 합니다. 무외시는 인간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살아있는 생명들을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것도 포함됩니다. 이렇게 보면 인간생활의 전 분야에서 타인을 위하는 모든 행위가 보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중생구제의 모든 행위가 보시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보시를 하는 데에도 반드시 지혜가 필요합니다. 즉 복 밭이 될 곳에 씨를 뿌려야 한다는 말입니다. 농사를 짓는 데에도 터를 잘 보고 씨를 뿌려야지 터무니없는 자갈밭에 씨를 뿌려 봐야 싹이 나오지 않는 것처럼 보시를 하는 데에도 복전을 가려서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나는 보시를 하느라고 하는데 그것이 상대방의 의뢰심만 길러 주고 게으름만 조장해서 그 사람을 도리어 망치게 된다면 그런 보시는 하지 않는 것만 못합니다. 나야 보시했으면 그만이지 그 다음에는 알게 뭐냐는 식으로 하는 보시는 지혜가 없는 어리석은 보시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절에 가서 하는 보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들이 보시한 것이 불교 발전을 위해서 쓰이지 않고 엉뚱한 일에 쓰이거나 그것 때문에 사찰의 분규를 가져온다면 그것은 어리석은 보시이고 도리어 죄업을 짓는 결과만을 가져옵니다. 이런 것을 잘 살펴보고 내가 하는 보시가 정말 불교 발전을 위해 잘 쓰일 수 있는지를 지혜의 눈으로 살펴보고 보시하시라는 것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여러 불자님들이 부처님께 올리는 보시금이 어마어마한 금액이라고 알고 있는데 다 어디에 쓰이는지 우리 불교계에 불교 도서관 하나도 변변한 게 없는 실정입니다. 복 짓는답시고 불상만 크게 모실 줄을 알았지 불교 인재 키우는 데는 더 없이 인색한 것이 우리 불교계의 현실입니다. 불상을 모시고 탑을 올리는 것도 물론 좋습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불교의 인재를 키우고 불교를 공부하고 연구하는 사람들이 생계에 지장을 받지 않도록 뒷받침해 주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불사라고 하면 절 짓고 불상 모시고 탑 세우는 것만 할 줄 알았지 그 속을 채울 인재 양성은 등한시한 결과 오늘날 우리 불교가 이렇게 미약한 상황에 빠져 있습니다.
우리 불자들께서는 이러한 상황을 잘 통찰하시고 어디다가 어떻게 보시해야 우리 불교를 잘 발전시킬 수 있을 지 생각을 좀 해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나라의 대표 종교 가운데에서 불교가 가장 열세로 치우친 지금의 현실이 워낙 안타까워서 보시라도 제대로 좀 하시라는 의미에서 이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한 마디로 말씀드려서 복 밭이 될 만한 곳에 복의 씨를 뿌리시라는 말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