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 | 불교의 실천수행론 - 삼십칠조도품(三十七助道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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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1-08-31 21:10 조회3,813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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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실천수행론 - 삼십칠조도품(三十七助道品) 2
불교는 고도의 철학이면서도 그것을 실천할 수행방법이 다양하게 설정되어 있어 자기의 근기에 맞게 선택할 수가 있습니다. 불교의 수행체계를 크게 보면 계․정․혜의 삼학으로 나타내 보일 수가 있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여러 가지 수행법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근본불교의 수행법으로서는 삼십칠조도품(三十七助道品)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다른 말로는 삼십칠보리분(三十七菩提分)이라고도 합니다. 즉 깨달음에 이르는 37가지 방법이라는 뜻입니다.
우선 이 37가지의 수행법을 보면 크게 나누어 사념처(四念處), 사정근(四正勤), 사여의족(四如意足), 오근(五根), 오력(五力), 칠각지(七覺支), 팔정도로 구분할 수 있고, 이것을 모두 더하면 37가지가 됩니다. 그래서 이것들을 37가지의 도를 이루는 방법이라고 하여 삼십칠조도품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 가운데에서 지난 번에는 사념처 가운데에서 신념처, 수념처, 심념처의 3가지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법념처(法念處)인데 법념처는 모든 사물과 현상이 발생하는 것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결국은 모든 사물과 현상의 발생은 연기에 의한 것임을 알고 그 가운데에는 실체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아 그것에 머무는 것입니다.
법념처의 대상으로는 오개(五蓋), 오온(五蘊), 육입처(六入處), 칠각지(七覺支), 사성제(四聖諦)를 들고 있습니다. 오개라는 것은 욕탐, 진에, 혼침수면(惽沈睡眠), 도거악작(掉擧惡作), 의(疑)의 다섯 가지를 말합니다. 욕탐이라는 것은 감관의 욕구에 대한 것으로서 눈․귀․코․혀․몸을 즐겁게 하는 것에 대해 욕심을 내어 집착하는 것입니다. 진에는 화를 내는 것으로서 이것은 색계에서는 전혀 일어나지 않는 욕계에만 있는 마음작용입니다. 혼침수면은 마음이 침울하게 가라앉거나 잠드는 것으로서, 이런 상태에서는 바른 의식과 바른 자세가 갖추어질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제대로 된 정신통일이 이루어 질 수가 없습니다.
도거악작이라는 것은 마음이 들떠서 산란하거나 잘못을 저지른 것에 대해서 후회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태에서도 마음이 제대로 집중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의라는 것은 선악의 존재를 의심하고 인과를 의심하며 연기의 진리를 의심하는 것으로서, 이러한 마음 상태에서도 바른 정신집중이 이루어 질 수 없습니다. 이러한 다섯 가지를 오개라고 하는데, 이것은 선정을 방해하는 가장 큰 번뇌입니다.
올바른 선정에 들기 위해서는 이 오개를 단멸해야 합니다. 마음을 흐리게 하는 5가지 장애를 제거해야 바른 선정에 들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오온을 관찰하며 우리의 감관과 지각 대상인 육입처를 관찰합니다. 칠각지는 깨달음에 이르기 위한 7가지 알아차려야 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것은 뒤에서 설명하겠습니다. 법념처의 대상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성제입니다. 사성제에 대한 관찰과 사색이야 말로 불교의 시작과 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염처경》에서는 마음을 일으켜 사념처에 바르게 머물게 되면 잠깐 동안이라도 현세에 구경지라는 위없는 지혜를 얻게 되고 아나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사정근(四正勤)은 사정단(四正斷)이라고도 합니다. 이것은 팔정도 가운데의 정정진에 해당하는 것입니다. 아직 일어나지 않은 선은 일어나게 하고, 이미 일어난 선은 더욱 자라나게 하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악은 생기지 않게 하고, 이미 생긴 악은 멸하도록 노력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음으로 사여의족(四如意足)이라고 하는 것이 있습니다. 이것은 사신족(四神足)이라고도 하는데 욕여의족(欲如意足), 정진여의족(精進如意足), 심여의족(心如意足), 사유여의족(思惟如意足)의 네 가지를 말합니다. 여기에서의 ‘족’이라는 것은 신통이 일어나는 기틀이 된다는 뜻입니다.
욕여의족은 뛰어난 선정을 얻으려고 간절히 원하는 것입니다. 정진여의족은 뛰어난 선정을 얻기 위해 쉬지 않고 한결 같이 정진하는 것이며, 심여의족은 마음을 고요히 하여 뛰어난 선정을 얻는 것을 말합니다. 사유여의족은 마음을 한 곳에 모아 면밀히 사유하는 것입니다. 즉, 이상에 대한 올바른 욕구를 지니고 끊임없이 정진하며 마음을 고요히 하여 선정에 들도록 하고 면밀한 사유를 통하여 지혜가 뜻대로 자재하게 작용하도록 하는 것이 사여의족입니다.
오근(五根)은 오승근(五勝根)이라고도 하는데, 신근(信根), 정진근(精進根), 염근(念根), 정근(定根), 혜근(慧根)의 다섯 가지를 말합니다. 여기에서의 ‘근’이라고 하는 것은 자유자재하게 작용하는 능력으로서 불․법․승 삼보에 대한 믿음인 신(信)과 부지런히 노력하는 정진, 바르게 생각하여 잊지 않는 염, 그리고 선정과 지혜가 깨달음이라는 이상을 향하여 자유자재하게 작용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즉, 이 오근이 있어야 미혹의 상태에서 깨달음의 상태로 나아갈 수가 있습니다.
《잡아함경》에서는 신근은 부처님께 대하여 일으킨 믿음이 견고하여 그 누구도 무너뜨릴 수 없는 것을 말한다고 했습니다. 정근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선은 일어나게 하고 이미 일어난 선은 더욱 자라나게 하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악은 생기지 않게 하고 이미 생긴 악은 멸하도록 노력하는 사정단을 뜻합니다. 염근은 사념처 수행을 가리킵니다. 정근은 색계 사선을 성취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의 혜근은 사성제의 진리를 바르게 아는 것이라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