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망에 담긴 이야기 | 턱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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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1-11-15 13:25 조회3,653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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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스런 턱수염을 가진 제자가 30년 동안이나 기도하며 정진하였다.
아무것도 얻은 게 없다고 스승에게 투덜거렸다.
그러자 스승이 30년이 아니라 300년을 계속해도 얻을 것이 없을 거라고 했다.
“어째서 그렇습니까?” 제자가 물었다.
“그대의 자만 때문이네.”
“방법을 알려 주십시오.”
“한 가지가 있기는 한데 그대는 못 할 거야.”
“그래도 일러 주십시오.”
“그럼. 우선 이발사를 찾아가서 그대의 그 탐스러운 턱수염을 말끔히 밀어 버리게. 이때 할 수 있겠나.”
“도저히 그럴 순 없습니다. 다른 방법을 일러 주십시오.”
사람을 염려해야지
한 스님이 목욕을 하기 위해 옷을 벗어놓고 강물에 뛰어들었다.
어떤 사람이 그곳을 지나가다가 벗어 놓은 옷을 보고는 옷 주인이 돌아올 때까지 지켜 주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스님이 목욕을 다하고 돌아오자 그 사람이 물었다.
“스님이 이 옷을 벗어 놓고 갔습니까?
내가 이 옷이 걱정되어 지금까지 지키고 있었소.”하고 화를 내었다.
이 말을 들은 스님이 말했다.
“벗어 놓은 옷을 지킬 게 아니라. 옷을 벗어 놓은 사람을 염려해야 하잖소.”
■탐스러운 턱수염을 가진 제자는 지금도 다른 방법을 찾고 있을 것이다. 턱수염을 멋지게 휘날리고 싶어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다른 방도가 없다. 수행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잊고 있는 것 같다. 마치 옷의 주인은 찾지 않고 옷만 지키는 사람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