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 | 보시布施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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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2-12-27 10:49 조회2,550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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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의 종류와 완전한 보시
불교에서는 보시를 수행의 입문으로 삼고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도 불교의 깊은 진리를 이해할만한 근기가 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먼저 보시하는 법을 가르치셨다.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푸는 공덕을 말씀하시면서 여기에 더하여 나쁜 일을 저지르지 않으면 하늘나라의 좋은 곳에 태어난다고 가르치셨다. 그것이 바로 시론施論, 계론戒論, 생천론生天論의 삼론이라고 하는 것이다.
배움이 적고 살아가기에 급급한 사람들에게 불교의 심오한 이치를 얘기해 줘봐야 알아듣지도 못하고 흥미도 생기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사람들을 불도에 끌어들여 삶의 고통에서 벗어나는 지혜를 주시고자 삼론을 말씀하셨던 것이다.
남에게 베푸는 보시가 공덕을 쌓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보시를 많이 하는 사람은 주위에서도 칭송을 받고 그것이 복을 가져다준다. 주위에 있는 인색한 사람과 잘 베푸는 사람을 비교해보면 알 것이다. 잘 베푸는 사람은 늘 마음이 넉넉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잘 베푸는 사람 주위에는 항상 사람들이 들끓기 마련이다. 그와 반대로 인색한 사람은 주위의 경멸을 받고 스스로도 그다지 행복한 것 같지 않다.
보시의 범위는 매우 넓다. 물질적인 것으로 주위를 돕는 경우도 있지만 가르침을 널리 베푸는 것도 보시이다. 불교에서는 보시의 종류를 삼시三施 혹은 삼종시三種施라고 하여 재시財施, 법시法施, 무외시無畏施의 3가지를 들고 있다. 재시는 물질적인 것으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을 말하며 법시는 가르침, 특히 진리에 대한 가르침을 베푸는 것을 말한다. 여기에 더하여 무외시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중생을 두려움에서 보호해 주는 것으로서 중생들을 전쟁의 공포나 가뭄, 홍수, 지진 등 자연재해나 여러 가지 사회적 불안으로부터 지켜주는 것을 말한다. 정부에서 국민들을 보호하고 위험에서 지켜주는 것도 무외시를 베푸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중생들을 모든 두려움에서 건져주는 역할을 하시는 관세음보살을 일러 시무외자 혹은 시무외보살이라고 한다.
재시, 법시, 무외시 이외에도 또 다른 3가지 보시가 있다. 이것은 굶주린 이에게 먹을 것을 주는 음식시飮食施, 가난한 이에게 재물을 주는 진보시珍寶施, 정법正法의 수호를 위하여 목숨까지 바치는 신명시身命施의 3가지 이다. 옛날에는 먹을 것이 귀하여 굶주린 사람에게 음식을 나누어주는 것만 해도 큰 공덕이고 복을 가져오는 것으로 여겼다. 지금 우리나라는 먹을 것이 넘쳐서 음식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쏟아져 나오지만 지구 곳곳에는 십 수억 명의 사람들이 굶주림에 신음하고 있다. 우리가 비록 그들을 직접적으로 도와주지는 못해도 음식을 아끼고 절제하는 마음으로 그들을 생각하는 것도 큰 복을 짓는 것이 된다.
재물을 나누어주는 진보시도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진보는 진귀한 보물이라는 뜻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흔하게 가진 것을 나누어주긴 쉬워도 정말 아끼는 것을 다른 사람의 필요에 응하여 준다는 것은 어려운 법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재물에 대한 집착이 있고 욕심이 있다. 그렇게 아끼는 재물을 남을 위해서 내어놓는다는 것은 실로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아끼는 보배를 남을 주듯이 하라는 의미에서 진보시라고 한 것이다.
신명시는 말 그대로 바른 법을 위하여 몸과 마음을 다 내어놓는 것으로서 불자라면 불교를 수호하기 위하여 자기의 몸과 마음을 다 바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먹을 것도 중요하고 재물도 중요하지만 자기의 목숨을 내어놓는다는 것은 누가 뭐래도 가장 하기 어려운 보시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명시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조국과 민족을 위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평화와 안락을 가져다주기 위하여 자신을 희생한 사람들은 신명시를 실천한 사람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러한 사람들도 보살이라고 부른다. 우리나라 불교에서는 정법을 알리기 위하여 스스로 목숨을 던진 이차돈 성사를 으뜸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불쌍한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서 자신의 목숨도 내어 놓는다는 신명시는 그러한 의미에서 모든 보시 가운데의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