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이야기 | 서원誓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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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총지종 작성일22-05-27 15:34 조회3,019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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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은 불교 신행의 첫걸음”
서원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맹세코 이루겠다는 마음의 결심입니다. 어떤 일을 시작할 때에는 반드시 목표를 세웁니다. 그리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계획을 세워야 합니다. 목표가 클수록 계획도 더 치밀하고 그것을 이루겠다는 결심도 더 단단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불도를 닦을 때에도 반드시 서원을 세워야 합니다. 서원이 있어야 거기에 맞추어 어떻게 수행해야겠다는 구체적인 실천이 따르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원이 없이 불법을 닦겠다는 것은 목적지도 없이 길을 나서는 것과 같습니다.
서원을 세우는 것을 발원이라고 합니다. 발원이 간절하고 뚜렷해야 원하는 것을 더 잘 성취할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여러 가지 서원을 세울 수도 있지만 불교의 의식 가운데에는 불자로서 반드시 이루어야 할 목표를 서원으로 삼아서 함께 외우고 그 실천을 다짐합니다. 사홍서원, 오대서원, 회향서원 등이 다 그런 것들입니다.
다른 종교에서는 자기들이 받드는 신에게 “이렇게 좀 해주세요.”, “저렇게 좀 해주세요.” 하면서 자기가 바라는 것, 즉, 소원 성취를 간청합니다. 불교에서도 물론 소원 성취를 바라고 기도합니다. 그러나 불교와 다른 종교의 큰 차이점은 소원과 서원의 차이입니다. 절대적인 어떤 힘에 의지하여 자기의 소원을 이루어달라고 단순히 바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불교에서는 자기가 소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하여 그 소원을 이루기 위한 자기의 결심을 불보살님 앞에서 맹세합니다. 이것이 바로 서원입니다.
예를 들면, “하느님, 저 공부 좀 잘하게 해주세요. 일등하게 해주세요.” 하는 소원 대신에 불교에서는 “저는 일등하기 위해서 새벽 4시부터 일어나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하루에 몇 시간씩은 꼭 공부하겠습니다.” 하고 결심하는 것이 바로 서원입니다. “저에게 복을 내려 주십시오.”하는 대신에 저는 “이렇게 저렇게 하면서 복을 짓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이 불교의 서원입니다. 그래서 불교의 서원에는 뚜렷한 목표가 있고 실천 방안이 있습니다. 그것을 불보살님 앞에서 맹세하는 것이 서원입니다.
말하자면, 불교에서는 소원을 이루어달라고 맹목적으로 빌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제가 이런 저런 것을 반드시 실천하겠습니다. ‘ 라고 하는 것이 서원입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도 다른 종교와 비슷하게 “불보살님! 이런 저런 소원 좀 이루어 주십시오.”라고 기도하는 경우가 있지만 그 배경에는 소원을 이루기 위해서 선행도 많이 하고 보시도 많이 해서 공덕을 쌓겠다는 결심이 있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불자들은 기원이라는 말보다도 서원이라는 말을 더 강조해서 쓰고 있습니다. 불교총지종에서 불공드리는 공간을 법당이나 불당이라고 하지 않고 서원당이라고 이름 지은 것은 무척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습니다.
불교 공부의 궁극 목표는 성불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서 나 이외의 다른 중생들도 성불로 이끌어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것입니다. 특히 대승불교에서는 나 혼자만 깨달아서 열반의 안락을 누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괴로움에 빠진 모든 중생들을 다 구제하겠다는 서원을 강조합니다.
대표적인 것이 아미타부처님이 법장보살이었을 때 세운 48원입니다. 법장비구는 48개나 되는 여러 가지 서원을 세운 가운데에도 “만약에 일념으로 내 이름을 부르는 이가 극락세계에 태어나지 못한다면 나는 결코 성불하지 않으리라.”고 한 것이 가장 대표적인 서원입니다. 관세음보살께서도 “ 만약 언제 어디서든 괴로움에 빠진 중생이 나를 부르면 반드시 그곳에 가서 구해내리라. 만약 그렇지 못한다면 나는 결코 성불하지 않으리라.”고 서원을 세우셨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도 온갖 중생을 괴로움에서 건져내시면서 아직도 보살로서 머물고 계시는 것입니다. 지장보살 또한 “지옥에 있는 모든 중생을 다 구하기 전에는 성불하지 않으리라.”고 서원을 세우셨습니다.
이처럼 대승불교는 나 자신의 성불보다도 오히려 내 주위의 괴로움에 빠진 중생을 구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다른 중생을 괴로움에서 건지려면 나 자신이 먼저 흔들림이 없어야하고 바른 길을 걷지 않으면 안 되겠지요. 지극한 이타행利他行을 실천하는 가운데에 나의 성불은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것이 대승불교의 기본 개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