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닷컴 - 총지종 인선 통리원장 "이제는 신도 돈 주고 사오는 시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총지종 조회1,017회관련링크
본문
창종 50주년 앞두고 총본산 리모델링, MZ세대 겨냥 법요 현대화 등 쇄신
불교총지종 통리원장 인선 정사
"지금까지는 신도들이 사찰을 찾았지만, 이제는 돈주고 신도를 사와야 하는 시대이다."
재가 밀교종단 불교총지종 통리원장 인선 정사는 28일 서울 역삼동 통리원에서 창종 50주년 기념 사업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인선 정사는 "종교의 역할은 사회의 어려운 곳을 보듬는데 있다"고 했다. 이어서 "우리 교도들 안 먹고 안 입어서 아껴모은 것을 모두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 이것이 종교의 역할이고, 종교가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했다.
총지종은 현재 30여 사찰에서 승직자 70여 명이 수행교화를 하고 있다. 신도는 10만여 명, 종단 한해 살림은 200억원 규모이다.
불교총지종 총본산 총지사 법당
"어려운 사람 도와야 우리 신도돼"
인선 정사는 "신도를 돈주고 사와야 한다는 것은 어려움을 처한 이들을 물질적 정신적으로 도와 신뢰를 얻어야 한다는 뜻"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사람을 돕는 총지종(종단)이 돼야 신도가 늘고 종단 교세를 크게 확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통리원장의 비전은 종단 운영에 그대로 반영됐다. 총지종은 아동회관어린이집, 볏고을어린이집, 석관실버센터, 강남 미미위세곡키움센터 등 종단 운영 사회복지시설을 늘렸다. 종단이 유아부터 실버까지 평생 복지를 구현할 길을 열었다.
인선 정사는 "최근 한 기관에서 갑질 의혹이 불거진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 선제적으로 종단 산하 전 기관장의 임기를 보장하고 갑질 여지가 없도록 개선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종단이 위탁시설을 늘릴 수 있던 것은 종단이 수탁에 나선 것이 아니라 기관장들 입소문을 타고 수탁하게된 경우가 많다"고 했다.
총지종은 지난 1월 29일 총지사 종조전에 종조 진영을 봉안했다
통리원장 2연임, 종단 쇄신 기틀 다져
인선 정사는 초등학교 시절 부산 정각사 '자성학교'(어린이 법회)를 시작으로 총지종과 인연을 맺었다. 총지종 승직자였던 부친에 이은 모친의 교화활동을 지켜보며 성장한 그는 자연스레 총지종 승직자가 됐다.
45세 이른 나이에 통리원 총무부장을 거쳐, 지난 2016년 51세에 통리원장에 첫 선출됐다. 2019년 재임에 이은 인선 정사의 통리원장 임기는 내년 1월 28일 끝난다.
총지종 창종 50주년 기념일은 내년 12월 24일, 인선 정사 임기 후이지만 대부분 인선 정사가 제18대 제19대 통리원장 소임을 지내면서 준비한 사업들이다.
인선 정사는 이미 정각사 득락전 헌공가지 불사(2019년 5월), 법성사 헌공 불사(2020년 2월), 제13회 경로잔치(2019년 9월) 등 50주년 기념과 맞물린 굵직한 사업들을 회향했다.
창종 50주년을 기념해 ▷종조 원정대성사 일대기 편찬 ▷창종 50년 다큐멘터리 ▷불교총지종 50년사 발간 ▷개정판 <불사법요> 발간 ▷창종 50년 창교절 법회 ▷신도 법계를 구분한 수계대법회 등을 남겨두고 있다.
최근 리모델링한 서울 역삼동 총지종 통리원
"2시간씩 법회로는 젊은 신도 늘릴 수 없어"
이 가운데 의식 의궤를 담은 <불사법요> 개정은 창종 50년 만에 처음이다.
인선 정사는 "우리 종단은 승직자와 신도가 모두 월초 불공 7일과 자성일 불공, 상하반기 49일씩 90일 불공을 한다. 법회는 한번 하면 2시간여 동안 한다"고 했다.
이어서 "법회 한번에 2시간씩 소요되어서는 젊은 세대(MZ) 관심을 얻기 어렵다. 과감하게 뺄 것은 빼고 간소화할 것은 간소화했다. 2시간 걸리던 법회를 절반인 한시간여로 끝낼 수 있게 했다"고 다.
총지종은 밀교종단으로 법당에 불상을 모시지 않는다. 변화를 꾀하고자 최근 서울 서대문 관성사에 불상을 모시는 실험을 했다.
인선 정사는 "우리 종단 사찰에서 불상을 모시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처음 절을 찾는 사람은 불상이 있으면 절인줄 알지만, 이어서 나오는 질문이 '스님은요?'였다. 정사(재가 승직자)들이 나서면 의심의 눈초리가 컸다"고 설명했다.
인선 정사는 "삼국시대, 고려, 조선을 이으며 절에는 모두 삭발한 스님만 있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 종도들이 선업을 이어 쌓아가면 이같은 선입견은 사라질 것"이라고 했다.
하늘에서 본 불교총지종 통리원과 총본산 총지사 (사진=불교총지종)
"통리원장 임기 3년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아"
인선 정사는 "최근 총본산 총지사와 통리원 리모델링을 마쳤다. 지난해 많은 비로 누수가 되어 보수를 시작한 것이 창종 50주년을 앞두고 리모델링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이어서 "총본산 리모델링은 37년 만이다. 지방 사찰을 지원하는게 통리원 역할이다보니 총본산 살필 여력이 없었다"고 했다.
총지종은 삼보정재를 허투루 사용하지 않는다. 신도 희사금(불사금)은 적립해 사회 환원에 쓰인다. 통리원장 등 승직자 보시금(월급)은 일반 사회 대졸 초임보다 낮다.
인선 정사는 "가정이 도배 등으로 새로워지면 가족 구성원들 기분도 새로워진다. 통리원 리모델링을 계기로 승직자 등 구성원 모두가 긍정적 적극적으로 종단 업무에 임할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인선 정사는 제18대에 이어 제19대 통리원장 소임을 맡고 있다. 총지종 통리원장 임기는 3년이다.
인선 정사는 "총무부장 시절부터 여러 통리원장을 모셨다. 3년이 짧은 분도 있고, 1년도 긴 분도 있었다. 3년씩 두번이면 종단을 위한 큰그림을 어느 정도 이룰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어서 "통리원장 뿐 아니라 지위를 갖고 권력을 지닌 사람은 늘 자신을 돌아봐야한다. '나는 종도들의 심부름꾼'이라고 하루 한번 이상 생각하지 않는다면 내가 어디로 갈지 모른다"고 했다.
인선 정사는 "'원장님, 원장님' 하는 지위와 권력에 도취되어선 수행자로 쌓아온 그간의 내 모습마저 잃게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던 것은 마산에서 신도들과 함께 수행했던 때이다. 통리원장 임기가 끝나면 다시 수행자로 돌아갈 것"이라고 했다.
저작권자 © 불교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