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강 갠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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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304호 발행인 록경(황보상민) 발간일 2025-03-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남혜 정사의 위드다르마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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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5-03-10 15:11 조회 428회본문
신들의 강 갠지스
녹야원 성지순례를 마치고 호텔에서 저녁 공양한 후 갠지스강으로 향했다. 호텔에서 갠지스강은 차로는 멀지 않은 곳이지만 버스로 들어갈 수 없는 지역이라 약 7km 거리를 릭샤(자전거로 끄는 인력거)로 이동했다. 사람이 많이 몰리는 저녁 시간이라 도로는 사람과 릭샤, 오토릭샤, 오토바이, 자동차 등으로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다. 이동하는 것이 대혼란 그 자체였다.
릭샤에는 2명씩 탔는데 공간이 협소해 움직임이 불편했다. 대혼란의 위험한 도로라 위험을 느꼈는지 몸이 경직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앞에서 비쩍 마른 사람이 힘겹게 자전거 페달을 밟는 모습이 안쓰럽게 눈에 들어왔다. 그리곤 사치스러운 몸의 불편함은 곧 사라져 버렸다.
갠지스강 초입에 도착해 1km 거리를 도보로 이동했다. 갠지스강으로 가는 길은 호객꾼과 관광객, 성지 순례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갠지스강에 도착하니 넓은 가트(Ghat: 강변의 계단식 시설)에 인파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차 있었다. 우리는 수많은 사람 사이를 지나 강변에 정박해 있던 보트 위에 올라타 아르띠 뿌자(Arti Puja)를 관람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많은 사람이 갠지스 강변의 계단식 가트와 강변에 정박해 있던 수많은 보트에서 힌두교의 중요한 의식인 아르띠 뿌자를 보고 있었다. 아르띠 뿌자는 불을 사용해 신에게 경배하는 제사 의식이다. 바라나시에서 강가(GANGA: 시바신의 아내 신)를 경배하는 의식으로, 동시에 시바신에게도 경배를 드린다. 아르띠 뿌자는 매일 저녁 일몰 후에 행해진다.
의식을 행하는 곳에는 여러 명의 브라만 사제가 우산을 받쳐 놓은 단에 서서 갠지스강을 향해 향을 태우는 듯한 큰 램프를 돌리고, 찬트라는 힌두교의 전통적인 노래를 부르며 의식을 진행하고 있었다. 아르띠 뿌자는 불꽃이 줄을 타고 높이 올라가는 의식을 끝으로 마무리되었다. 아르띠 뿌자가 끝나자, 사람들은 꽃과 초를 강에 띄우며 각자 서원하는 기도를 했다.
인도 사람은 갠지스강에서 목욕하거나 물을 마시면 죄를 씻고 구원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우리를 안내해 주던 인도인 가이드도 갠지스강에 도착하자 먼저 강물을 마셨다. 갠지스강의 가트 주변에는 화장터가 많이 보였다. 갠지스강으로 가는 중에도 여러 명의 남성이 시신을 어깨에 둘러매고 지나가는 모습이 보였다. 보트를 타고 갠지스 강변을 둘러보는 동안 화장터 여러 곳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내가 탄 보트는 화장터 한 곳에 가까이 다가갔다. 그곳에서 시신을 갠지스강물에 씻고 화장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가이드는 우리에게 “인도 사람은 화장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으면 영혼이 사진에 갇히게 되어 좋은 곳에 가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며 화장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으면 안 된다고 알려주었다.
“부처님께서 하루는 제자들과 갠지스강 모래언덕을 걸으시다 엄지손가락 위에 모래를 올려 제자들에게 보여주시며 사람으로 태어날 수 있는 확률이 항하사의 수많은 모래 중 이 엄지손가락 위에 올려진 모래 수만큼이라고 말씀하시며 제자들에게 사람으로 태어났을 때 부지런히 수행 정진하라고 말씀하셨다.”
원래는 새벽 기상 후 갠지스강에서 보트를 타고 일출을 감상하는 일정이 있었지만, 보드가야까지 이동 거리가 멀어 생략하게 되었다. 새벽에 갠지스강 모래언덕에 올라가 보고 싶었지만, 다음 성지순례 때로 기회를 미루기로 했다.
갠지스강 순례를 마치고 우리는 다시 릭샤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일행 중 한 분이 인력거를 끄는 사람이 너무 힘들어하는 것 같다며 사람이 끄는 릭샤가 아닌, 오토바이로 끄는 오토릭샤로 이동하자고 가이드에게 말하였으나, “우리가 타 주어야 릭샤를 끄는 사람도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다”는 가이드의 말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가이드는 팁으로 1인당 1달러를 주면 된다고 하였지만, 나와 같은 릭샤를 탄 보현 전수님이 우리를 위해 육체적인 노력을 해 주신 것에 대해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고 하셔서 함께 팁을 조금 더 주었다.
릭샤를 타고 호텔로 오는 동안 여러 곳에서 결혼식 행렬이 이어졌다. 인도에서는 지금이 결혼을 많이 하는 시기이며, 결혼하기에 좋은 날이라고 했다. 호텔에 도착하니 한참 결혼식이 진행되고 있었다. 결혼식 음악 소리는 밤새도록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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