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제도·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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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300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4-12-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남혜정사의 위드다르마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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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4-12-09 14:23 조회 81회본문
철학자 최진석 교수는 “구체적인 일상의 삶은 좋은 물건으로 보장되고, 구체적인 좋은 물건은 주체적이면서도 추상적인 제도가 만들며, 좋은 물건과 좋은 제도는 추상적인 좋은 철학이 책임진다.
한 사회 구성원의 시선이 ‘물건’에만 가 있으면 후진국, ‘물건’과 ‘제도’에 가 있으면 중진국, ‘물건’과 ‘제도’와 ‘철학’에 모두 가 있으면 선진국이다.”라고 말하였다. 문명의 발달 과정은 물건, 제도, 철학의 세 개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세상에는 물건 수준에 시선이 머무는 사람이 있고, 물건과 제도를 함께 볼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며, 더 나아가 물건과 제도, 철학까지도 볼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식당을 하는 사람을 예로 들어보면, 우리는 식당을 운영할 때 음식을 만드는 재료와 음식의 맛에 집착한다. 그러나 이것은 물건에 해당하는 것이다. 제도는 시스템이다. 프랜차이즈는 시스템을 잘 구축하여 레시피에 의해 변하지 않는 음식 맛을 제공한다.
철학은 물건과 제도 그 위에 있는 개념이다. 내가 배고픈 사람을 배부르게 먹이고 싶다거나, 내가 최고 품질의 식재료를 고객에게 제공하고 싶다거나, 최고의 한 끼를 만들고자 하거나, 최고의 음식으로 고객의 삶의 질을 향상하고자 하는 것은 철학이다.
고명환 작가는 “물건만 바라본다면 천만 원대의 수익을 낼 수 있고, 제도를 안다면 억대의 수익을 올리며, 철학을 이해한다면 무한대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라고 하였다. 물건의 단계는 세상에 끌려다니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음식점을 개업하여 성공하기 위해 물건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면 그 사람은 음식 재료에서 이익을 남기려 노력한다. 어떻게 하면 물건에서 내 이익을 얻을까 고민하는 단계이다. 당연히 재료가 부실해지니 맛이 없어지고 손님의 발길은 끊길 수밖에 없다. 물건에만 머무르면 사고가 확장되지 않고, 자신에게 보이는 현상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성공하기 어렵다.
제도는 물건보다 한발 앞선 단계이다. 물건은 내게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는 반면 제도로 나아가면 조금 더 시스템 안에서 제도화된 레시피로 소비자에게 신뢰할 수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도넛 회사 노티드의 최고경영자는 이렇게 말하였다. “도넛 브랜드 노티드의 브랜드 철학은 나누는 행복에 있습니다. 노티드는 도넛이 아닌, 기분 좋은 경험을 선물하고 소통하는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물건 수준에서 더 맛있는 도넛, 단순히 더 예쁜 패키지를 만드는 데 집중한 것이 아니라, 좋은 것을 나눌 때 느끼는 사람들의 행복에 집중했습니다.
‘도넛이 주는 기분 좋고 행복한 경험은 무엇일까?’, 우리가 맛있는 음식을 발견했을 때 누군가 나누고 싶은 마음, 노티드의 철학은 바로 나누고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노티드가 고객에게 선사한 알록달록한 패키지, 굿즈, 컬래버, 매장 인테리어 같은 모든 요소는 브랜드 철학에서 나온 시도였습니다. 특별함이 느껴지는 도넛을 주변 사람과 나누면서 브랜드는 자연스럽게 확산하였고, 음식 그 이상의 가치를 나누고 싶다는 브랜드의 철학은 소비자의 마음에 닿았습니다.”
물건, 제도, 철학의 원리는 사람의 내적 성장에도 적용된다. 물건이 ‘나 자신’이라면, 제도는 ‘내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고, 철학은 ‘나의 생각과 가치관’이다. 나의 생각과 가치관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을 정하고, 그 속에서 지혜로운 결정이 이루어진다. 자기 자신밖에 모르고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계행과 보시로써 삶의 방식을 확립하고, 수행으로 삶의 가치관과 철학을 확립하여 지혜에 눈을 뜨게 된다.
어릴 때는 여러 물건을 사용하고 물건에 집중하며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제도를 이해하고, 중년에 접어들며 자신만의 철학을 세울 수 있게 독서를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수행을 통해 습득한 지식을 지혜로 전환해야 한다. 철학을 아는 사람은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자신의 내면에 귀를 기울여 위대함을 발견하고, 세상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앞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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