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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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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300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4-12-01 신문면수 3면 카테고리 지혜 서브카테고리 제103회 추계 강공회/설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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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 필자법명 금강륜 필자소속 성화사 필자호칭 전수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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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4-12-09 12:20 조회 5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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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시간

반갑습니다. 올여름 유난히 덥고 견디기 힘든 날이 많았지만, 어느 틈에 아침저녁 신선한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자연의 계절마다 색깔이 있듯이 우리의 삶도 고통과 장애를 뛰어넘고 극복하기 위한 수행의 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종령님을 비롯한 원로 스승님들, 그리고 수행과 교화의 일선에서 수고하시는 여러 스승님의 얼굴을 뵈니 반갑기 그지없습니다. 언젠가 한 번은 서야 할자리지만 스승님들 앞에 서니 떨리는 마음이 간단치 않습니다.

그동안 저의 교화 경험으로 보면 가정에 아픔이 많은 윗대 조상님이 우리나 그 자손들에게 알아달라는 인연법을 주실 때가 있습니다. 나에게 왜 고통을 줄까, 왜 이 아픔을 줄까, 왜 이리도 괴로워해야 할까. 우리는 그 아픔으로 고통받는 마음과 비록 고통을 다 해탈하지 못하더라도 원인을 알아차리는 순간 인과의 법을 깨달아 원망이나 남을 탓하기보다 마음을 편하게 내려놓고 자기의 인연복으로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 기나긴 세월 보살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많은보살이 마지막 회향하는 순간까지 장애와 애환을 이겨내도록 마음의 고통과 원망과 미움을 조금이라도 내려놓기 위해 정진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 스승님들이 더욱 노력해야 할 시간인 것 같습니다. 마찬가지로 스승의 인연을 주신 삶과 이 인연의 소중한 과를 이번 생애에는 반드시 풀어가야 할 숙제로 삼고 수행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저는 부모님과의 인연으로 스승의 집안에서 자랐고, 스승의 길이 너무나 힘든 것을 알았기에 스승의 길을 걷지 않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보살의 길을 걷는 시가와 스승의 길을 걷는 친가의 닦은 공덕으로 결국 이 길에 들었습니다. 각자님도 스승의 길을 약속하였지만 결국 나름의 역할이 따로 있는 것 같습니다. 그동안 묵묵히 도와준 가족들의 지지와 고마움으로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지금은 스승이 된 것이 제 일생의 가장 잘한 선택이었고, 부처님 마음으로 이 인연을 갚아 나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20년 스승의 길, 현재 성화사에서 8년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연치 않게 매주 수요 정진을 하게 되었는데, 올 연말이면 300회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마무리하든지 보살님들의 신심에 따라 하려고 합니다. 보살님들 중에는 억지로 하신 분도 계시지만, 그때그때 일어난 서원으로 마냥 지나가는 시간을 기다리는 것보다 이 시간만큼은 불공에 동참하게 되니 좋아하시는 분들이 더 많이 계셨습니다. 매일 오신 분이나 주중에 한 번 나오시는 분들도 수요일에 한 번 더 참석해 동참 불공을 하니 독송과 노래에 더욱 간절함이 깃드는 축원이 행해지는 듯합니다. 

저 역시 불공에 더욱 정성이 담기는 시간이어서 보살님들 덕분에 복을 지어가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교화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살님들의 신심이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총지종도 이 시대에 많은 대중을 만나기 위해서는 모든 분과 다 같이 신심이 떨어지지 않도록 다양한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인 것 같습니다. 크고 작은 사원에서 사정이 다 다르겠지만 특히 큰 사원 보살님들이 조금이라도 계실 때 주 1회나 한 달에 두 번 정도 총지종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합니다. 스승님들도 각자 사원에서 잘하고 계시지만 봉사 등을 비롯한 다양한 만남을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스승으로 와서 보니 나의 모든 나쁜 업을 벗기며, 좋은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기에 우리 스승님들도 정말로 복이 많으신 분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찬가지로 스승님들도 운명을 뛰어넘기 위해 고행하시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제 스승으로서의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기로에 갈 시간이 점점 가까워져 오지만 남은 스승의 시간을 소중한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마지막까지 교화에 노력하겠습니다. 성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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