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신문 아카이브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법화경’으로 본 식물과 농업 이야기

페이지 정보

호수 301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4-12-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

페이지 정보

필자명 한주영 필자법명 - 필자소속 불교환경연대 필자호칭 사무총장 필자정보 -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4-12-05 12:31 조회 70회

본문

연재글: 생명살림 경전이야기 (20회)

‘법화경’으로 본 식물과 농업 이야기

골고루 내리는 단비는 사방에 똑같이 오며 온 국토에 흡족하게 한량없이 내려서

산과 내, 험한 골짜기 깊은 데서 나서 자라는 초목과 약초와 큰 나무와 작은 나무와

온갖 곡식의 싹, 사탕무우, 고구마, 포도들, 비를 맞고 물기를 받아 풍성하게 모두 자라고

메마른 땅이 고루 젖어 약초와 나무가 무성함은 저 구름에서 내리는 한 맛의 비를 맞아

풀과 나무, 수풀 들이 분수 따라 축여지는 까닭이네.

<법화경 제 5장. 약초유품(藥草喩品)>


법화경에서는 대승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도록 다양한 비유를 들어서 의미를 전하는데 약초유품에서는 세상에 다양한 약초가 있지만 이렇든 무성한 식물들이 모두 구름에서 내리는 비를 맞아서 자라는 것이라, 부처님의 가르침은 하나의 비와 같고 성문 연각 보살이 각각 다른 것은 받아들이는 사람의 근기에 따른 것이 크고 작은 약초의 차이가 있는 것과 같다는 비유로 설명한다. 물론 법화경에 약초유품에서는 그러니 대승의 큰나무가 되라는 가르침이긴 하지만 식물을 질병을 치료하는 약초로 표현한 것은 우리에게 식물의 가치를 제고(提高)하는 의미가 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식물 국회, 식물 인간 등 이런 표현들 속에는 식물에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들어있다. 하지만 법회경 약초유품에 나오는 식물은 약초와 곡식이나 식량들로 인간에게 아주 유익한 존재임을 알 수 있다. 법화경의 표현처럼 식물은 우리에게 약초가 되어서 질병을 치료하고 곡식과 갖가지 먹을거리를 제공하여 우리가 생존할 수 있게 해 주는 고마운 존재다. 이산혜연선사의 발원문에도 비슷한 표현이 있다, “모진 질병 돌 적에는 약풀 되어 치료하고, 훙년 드는 세상에는 쌀이 되어 구제하되, 여러 중생 이익한 일 한가진들 빼오리까”

식물과 인간을 포함한 동물은 서로 공생하는 관계로 진화하였다. 대표적인 것이 식물과 곤충의 공생이다. 식물은 꿀을 제공하고 곤충은 그 꿀을 먹고 꽃가루받이를 통해 수정을 시켜 식물이 열매를 맺고 후손을 생산하도록 돕는다. 그리고 그 열매는 다시 여러 동물들의 먹이가 된다, 동물들은 그 열매를 먹고 씨앗을 멀리 퍼뜨리는 역할을 한다. 또 동물의 배설물은 식물에게 좋은 양분이 된다. 이렇게 식물과 동물의 공생을 통해 지구는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유지하며 생멸들이 살기 좋은 별이 된 것이다.

최근 식물에대한 연구에서 식물도 의사소통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고, 식물을 자를 때 소리를 낸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동물은 먹이활동을 하기위해 스스로 움직여야 하고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반면 식물은 광합성을 통해 양분을 만들어 쓰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 에너지를 많이 소모하지 않는다. 식물이 동물보다 낮은 존재가 아니라 동물과 다른 방식으로 진화해 왔음이 밝혀지고 있다. 과연 식물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을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오랜 시간동안 촬영한 사진을 빠르게 돌려보면 식물의 움직임을 확실히 알 수 있다. 또한 수백년이상 사는 식물의 오랜 생명력을 보면 100년 안팎을 사는 인간으로서 고개가 숙여진다. 그러므로 식물이 더 하등하다고 보는 시각은 지극히 인간동물중심적인 생각일 뿐이다. 

우리가 질병이 들 때 약으로 사용하는 약초는 한의학에서 뿐만아니라 현대의학에서도 식물에서 그 원료를 추출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해열진통제인 아스피린은 버드나무에서 추출한다, 

또한 인간은 농사를 짓기 시작하면서부터 식물을 재배하여 풍부한 먹을거리를 생산하게 되었고, 뛰어난 인류문화를 이루고 향유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자급자족형 농업에서 상품판매형 농업으로 변화하면서 생산량을 늘리고 크고 보기 좋은 농산물을 만들기 위해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게 되고 종자계량과 유전자를 조작으로 생물다양성을 훼손하고 땅의 생명력을 저해하게 되었다. 비료와 농약으로 인한 문제는 토양 오염을 넘어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강과 바다 생태계에도 심각한 위협요인이 되었으며 기후위기를 일으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화학비료에 주성분은 질소와 인은 지난 수십억년간 지속되어온 지구의 물질순환시스템을 바꾸어 놓았다. 이로 인해 토양에는 질소와 인의 과다로 토양의 영양분 결핍과 분균형이 심해졌고, 근해에 식물성 플랑크톤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켜 물고기 등 해양 생물들을 떼죽음으로 몰고 가는 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되고 있는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의 약 4분의 1이 화학비료를 사용하고 있는 농업활동의 결과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비료사용량이 많아 OECD국가 중에서 최고 223배 높다. 가까운 일본과 비교해도 120배 많다. 

농약의 문제 또한 심각하다, 현재 사용되는 살충제와 제초제 등에서는 대부분 발암물질과 환경호르몬이 포함된다. 환경호르몬은 체내에 축적돼 인체의 호르몬 대사에 직접 관여하면서 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하거나 교란해 심각한 질병을 발생시키고 유전자를 변형시킨다. 따라서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자연농업을 장려하고 소비자들도 보기에는 좋지만 영양결핍인 화학농 농산물이 아니라 못생겼지만 영양이 알찬 유기농산물을 구매함으로써 농업을 변화시켜야 한다.

땅이 건강하면 법화경에서 나오는 것처럼 구름이 내리는 비만으로도 온갖 약초와 크고 작은 나무와 곡식이 풍성하게 자란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