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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전한역(佛典漢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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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58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1-05-19 신문면수 9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칼럼 지혜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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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김태원 칼럼리스트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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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1-05-20 10:50 조회 21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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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전한역(佛典漢譯)
중국 역사상 가장 찬란한 문화적 발전... 당나라의 개방성, 세계성 중심에 ‘불교’

세계사적으로 고대가 끝나고 중세의 시작을 대략 문명의 중심지와 주변의 융합으로 설명합니다. 유럽에서는 게르만 민족의 이동으로 (서)로마 제국이 멸망한 476년을 중세의 시작으로 봅니다.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한나라가 멸망하고 위진남북조 시대가 시작된 때를 중세의 시작으로 설정합니다. 그러면 동로마 제국과 서아시아 지역, 그리고 인도는 언제부터 중세의 시작으로 볼까요?

사실 근대 이후 서유럽의 영국과 프랑스와 네덜란드가 세계의 여러 곳을 침략하여 식민지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세계사의 시대구분은 서유럽의 역사를 기준으로 재단되었습니다. 그래서 중세는 종교가 지배한 정체된 암흑시대이고 르네상스 이후 비로소 근대 문명이 눈부신 발전을 이루었다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서유럽의 경험을 다른 문명권에도 기계적으로 적용하여 중세시대는 발전이 없는 정체된 암흑시대로 설명하였지요. 그러나 서아시아 지역은 이슬람이 일어나 눈부신 발전을 이루어 동쪽으로 전파되어 중국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고, 서쪽으로는 유럽에 고대 그리스 문명을 전달하여 르네상스가 일어나는 데 커다란 영향을 미쳤습니다. 동아시아는 중국 역사에서 가장 전성기라고 생각되는 당나라가 들어섰기에 유럽을 제외한 나머지 문명권은 오히려 문명의 절정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유럽만이 낙후된 정체의 시기를 겪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현재는 중세의 시작을 지중해의 통일성이 무너진 시점부터 보는 관점이 많은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로마는 지중해를 중심으로 마치 반지와 같은 형태로 영토가 펼쳐져 있었다가 이슬람이 흥기하면서 지중해가 유럽의 기독교 문명권과 서아시아와 북아프리카에 걸친 이슬람 문명권으로 나뉜 시기를 중세의 시작으로 보는 것이지요. 그런데 중세의 시작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중심 문명권에서 떨어진 주변에서 일어난 세력에 의해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는 공통점입니다. 유럽은 게르만족의 이동으로 로마 문명과 결합하여 중세 문명을 낳았고, 이슬람은 변방 지역인 아라비아반도에서 일어났습니다. 중국은 북방 유목민의 문명과 중국 문명이 융합하여 수 당대의 문명을 낳았지요. 

그리고 종교가 새로운 시대를 여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유럽은 게르만족이 기독교화되어 중세 문화를 형성하였고, 서아시아와 북아프리카는 이슬람교, 동아시아는 바로 불교가 그 역할을 하였습니다. 이 시기 종교는 이질적인 여러 요소들을 하나로 묶고 융합시키는 역할을 담당하였습니다. 중국은 북방 유목민이 황하 유역의 화북지방을 지배하면서 한족과 유목민을 통합시키는 원리로 불교를 선택합니다. 양쯔강 유역으로 이주한 한족(漢族)도 불교를 본격적으로 수용하였습니다. 중국을 통일한 수와 당의 지배층은 선비족과 한족(漢族)의 혼혈이었던 까닭에 외래 문명에 대해 개방적이어서 이슬람교와 조로아스터교, 마니교, 기독교 등 다양한 종교가 전래되어 융성하였습니다. 그러나 한족 이외에 선비족과 흉노족으로 대표되는 유목민, 실크로드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이란계 소그드인 등 다양한 인종으로 뒤섞인 당시의 중국을 통합으로 이끈 것은 불교였습니다. 불교는 중국 문명에 매우 이질적인 성격이었지만, 오히려 그러한 특징 때문에 중국 문명의 전성기를 이끌어내었습니다.

물론 화북지방에 나라를 세운 유목민들은 불교를 통합의 원리로 정치적으로 이용하였지만 그 정치적 권력을 빙자하여 다른 종교를 탄압하는데 앞장서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도교에 자극을 주어 하나의 종파로 성립하도록 하였고 유교는 불교를 수용하여 송나라에 이르러 성리학을 성립시키기에 이릅니다. 불교는 정치권력을 등에 업고 다른 종교와 사상을 억압하지 않고 오히려 불전한역(佛典漢譯)을 통해 중국 역사상 가장 찬란한 문화적인 발전을 이뤄냈지요. 현재의 중국이 역대 왕조 중에서 가장 닮고 싶어 하는 왕조가 당(唐)왕조입니다. 당이 가진 개방성, 세계성, 독창성의 중심에 불교가 있었다는 점은 그래서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칼럼리스트 김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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