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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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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57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1-04-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詩방정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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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장철문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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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1-04-02 14:42 조회 31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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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봄날

볕 아깝다

아이고야 고마운 이 볕 

아깝다 하시던

말씀 이제사 조금은 알겠네

그 귀영탱이나마 조금은 

엿보겠네

없는 가을고추도 

내다 널고 싶어하시고

오줌장군 이고 가

밭 가생이 호박 

몇구덩이 묻으시고

고랫재 이고 가

정구지 밭에 뿌리시고

그예는

마당에 노는 닭들 몰아 가두시고

문이란 문은 다 열고

먹감나무 장롱도

오동나무 반닫이도 

다 열어젖히시고

옷이란 옷은 마루에

나무널에 뽕나무 가지에 

즐비하게 내다 너시고

묵은 빨래 처덕처덕 치대

빨랫줄에 너시고

그예는

가마솥에 물 절절 끓여

코흘리개 손주놈들 

쥐어박으며 끌어다가

까마귀가 아재, 아재! 

하고 덤빈다고

시커먼 손등 탁탁 때려가며

비트는 등짝 퍽퍽 쳐대며

겨드랑이 민둥머리 사타구니 

옆구리 쇠때 다 벗기시고

저물녘 쇠죽솥에 

불 넣으시던 당신

당신의 봄볕이 

여기 절 마당에 내렸네

당신 산소에서 

내려다보이는 기슭에는

가을에 흘린 비닐 쪼가리들 

지줏대들 태우는 

연기 길게 오르고

이따금 괭잇날에 

돌멩이 부딪는 소리 들리겠네

당신의 아까운 봄볕이

여기 절 마당에 내려 

저 혼자 마르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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