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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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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57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1-04-01 신문면수 3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칼럼 지혜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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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김태원 칼럼니스트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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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1-04-02 14:18 조회 27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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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의 탄생
유럽 문명은 간다라 미술에 영향, 반가사유상은 정신세계를 형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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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불상(佛像)은 인도의 마투라 지방과 간다라 지방에서 독자적으로 조성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마투라 불상은 인도적 색채가 짙다면, 간다라 지방의 불상은 그리스적 요소가 짙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세기 아편전쟁을 고비로 유럽은 비로소 동아시아를 포함한 전 세계를 제패하게 되었습니다. 유럽은 대외팽창을 통해 새로운 지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두드러지게 발전한 학문이 바로 박물학 등입니다. 간다라 지방에서 발견된 불상들도 처음에는 민속품으로 분류하였습니다. 예술은 유럽에만 존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죠. 그러나 연구가 깊어지면서 알렉산더 제국이 남긴 알렉산드리아라는 도시를 통해 그리스 문명과 해당지역의 토착 문명이 융합한 산물임을 깨닫게 되면서 간다라 미술은 예술로 분류되기 시작하였죠.

신상(神像)조각의 전통은 그리스적 산물입니다. 유대교와 기독교, 이슬람교는 같은 뿌리를 갖고 있는데 이 세 종교는 모두 신을 형상화하는 것을 철저히 금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가 로마의 국교가 되면서 그리스 로마 문명의 신전인 판테옹(Pantheon, 만신전(萬神殿)은 우상으로 몰려 철저히 파괴되었던 것이죠. 심지어는 로마 황제를 조각한 인물상도 파괴되었죠. 

불교는 앞선 세 종교와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릅니다. 먼저 전지전능한 존재로서의 신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인간이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은 존재인 붓다로 화(化)하는 것을 추구하는 종교였기에 인간 중심적인 성격의 그리스 종교와 공통분모가 많았습니다. 이러한 두 문명이 만나서 탄생한 불교경전으로 밀린다 팡하가 있습니다. 아마도 인더스 강 서쪽에 있던 그리스계 왕이었던 밀린다가 묻고 승려인 나가세나가 대답하는 형태를 띤 경전으로 그리스 문명과 인도 문명의 행복한 만남의 결과물입니다.

그러면 민속품으로 분류되던 불상 조각이 왜 예술품으로 격상하게 되었을까요? 유럽인들은 간다라 미술에 그리스의 영향력을 파악하면서 ‘그리스의 영향을 받은 간다라 미술’이라는 틀을 세우게 됩니다. 이렇게 유럽 문명은 간다라 미술에 영향을 끼쳤고, 여기에서 탄생한 불상은 이후 동아시아 문명권에 까지 전파되었다는 틀을 세운 것이죠. 이렇듯 유럽 문명이 기원전에는 인도에 전파되어 간다라 미술을 낳았듯이 지금 인도와 중국에 ‘진출’하여 선진문명을 전파하는 것은 아시아인들에게 도움을 주기위한 것으로 포장하기 위해 이용되었습니다. 제국주의 침략을 미화하는 선전도구로 이용되었던 것이죠. 문제는 서구인에 의해 규정된 아시아의 특징이 아시아인들에게까지 내면화되어 부지불식간에 제국주의 열강의 시각을 당연시하는 현상이 빗어진다는 것이죠. 이를 에드워드 사이드는 오리엔탈리즘(Orientalism)이라고 명명하였습니다.

그러나 새로운 문명의 빛은 항상 변방에서 일어나 역으로 문명의 중심지까지 영향을 줍니다. 비록 그리스 문명의 관점에서 보면 간다라 불상은 수준이 떨어지지만 그것은 입상(立像)에 국한된 것이고 좌상(坐像)은 뛰어난 수준에 이릅니다. 그리스 조각상에서 서있는 입상이 압도적으로 많은 특징과 달리 간다라 미술은 입상보다 좌상에서 뛰어난 작품이 나옵니다. 이러한 불상 조각은 동아시아로 전파되어 중국과 한국과 일본의 불상 조각으로 이어집니다. 불상의 용모의 변화를 보면 간다라 불상은 코카서스 인종의 모습이라면 동아시아 불상은 몽골인의 특성이 담겨있지요. 그리고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이라는 조각상을 탄생시키는 데까지 이릅니다. 

그리스 미술이 간다라 지방에서 불교와 만나 불상을 탄생시켰고, 그 동쪽 끝에서 또 다른 아름다운 조각을 낳기에 이릅니다. 일본에 있는 목조(木造) 미륵보살 반가사유상이 그것이지요. 벨베데레의 아폴로처럼 인체비례를 염두에 두기보다는 반가사유상은 정신세계를 형상화하는데 치중하고 있지요. 신상(神像)의 전통이 동서 문명의 양쪽 끝에서 아름다운 결실을 맺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사진이지만 그리스 조각의 대표격인 벨베데레의 아폴로 상과 반가사유상을 함께 두고 바라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칼럼리스트 김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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