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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문학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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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2호 발행인 혜암 발간일 2001-03-01 신문면수 5면 카테고리 불교문학이야기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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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이현주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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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4-17 18:21 조회 1,98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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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신불

김동리의 단편 소설인 ‘등신불’은 1961년 11월에 발표된 그의 불교사상에로의 심화를 보여주는 대표작 중의 하나이다.

이 소설은 액자식 구성으로 이중의 이야기를 동반하고 있으며, 현재와 과거가 표리 관계를 이루고 있다. 일제 말기 학병으로 끌려간 ‘나’는 중국의 북경을 거쳐 남경에 주둔해 있다가 목숨을 보존하기 위하여 탈출, 불교학자인 진기수에게 식지를 잘라 혈서를써 구원을 청한다.

결국 그의 도움으로 정원사라는 절에 머물게 된 ‘나’ 는 그곳에서 등신대의 결가부좌상인 금불상을 보고 경악과 충격에 빠지게 되는데 여기서 이야기는 또 하나의 이야기인 등신불에 대한 내력이 소개되는데 이 등신불은 옛날 소신공양으로 마침내 성불한 만적이란 스님이 타다 굳어진 몸에 그대로 금물을 입힌 특유한 내력의 불상에 얽힌 이야 기가 시작된다.

만적은 어머니의 학대로 집을 나간 이복형 사신을 찾아 나와 중이 되었는데 어느날 문둥이가 되어 있는 사신을 만나게 된 뒤 충격을 받아 자신의 존재 자체가 이복 형제에게 고통을 가져오게 된 근원적인 죄라는 죄의식을 가져 소신공양을 하게 된다.

만적이 몸을 태우던 날 여러 가지 신이가 일어나 새전이 쏟아지게 되며, 이 새전으로 타다 남은 그의 몸에 금물을 입혀서 등신불을 만들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등신불은 거룩하고 원만한 여느 불상과는 달리 고개와 등이 굽었을 뿐만 아니라 우는 듯, 웃는 듯, 찡그리는 듯, 오뇌와 비원이 서린 듯한 가부좌상으로서 보는 사람의 가슴을 움켜 잡는 듯한 감동과 함께 전율과 경악을 느끼게 한다.

이 소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원 대사는 혈서를 쓴 바른 손식지를 들어보게 함으로써 주인공 ‘나’의 출가는 만적의 소신공양의 정신과 연결될 때 완성될 수 있음을 암시한다.

또한 주인공인 ‘나’는 전쟁이라는 인위적인 학살의 소용돌이 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신의 살을 물어뜯는 소극적이나마 죄악의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자기 희생적 행위와 만적의 어머니가 지닌 인간적 모성이 저지른 도덕적인악을 대행하여 소신 공양이라는 희생적이고 헌신적인 의식을 통했다는 불교 설화를 연관지음으로써 이 소설은 현실적인 의미를 더하게 된다.

한 인간의 승화된 고뇌와 비원을 형상화하여 숭엄한 속죄에 내재한 인간적인 고통의 깊이를  교적 소재로 다루었다는점은 이 작품만이 지닌 특징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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