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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그림 속에 담긴 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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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2호 발행인 혜암 발간일 2001-03-01 신문면수 3면 카테고리 -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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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이기선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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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4-17 17:50 조회 1,87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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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그림 속에 담긴 큰 이야기

불교란 무엇일까. 어리석은 질문이지만 때때로 그 대답은 오히려 명쾌할 수도 있다. 마치 눈먼이가 코끼리에 대해 말할 때 처럼 코끼리의 어느 한 부분을 더듬고는 그 것이 코끼리의 전체인 양 말하는 것과 같 이. 곰곰 생각해보면 눈먼이는 거짓말은 한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눈에 장애가 있어 코끼리의 본모습을 다 말할 수 없었을 뿐이 지 거짓을 말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두 눈 멀정하게 가진 자들이 눈에 보인대로 말한 것도 정작 코끼리의 참모습은 말한 것이 아니라 자기 눈에 보인 것을 말 한 것이고, 때로는 본 것을 그대로 말하지 않고 거짓을 말하는 것을 보면 차라리 눈먼 이가 말한 부분은 그가 느낀 코끼리에 대한 정직한 느낌일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은 글 쓴이만의 갖는 괴변일까.

그래서 불가에서 입만 열면 잘못이라는 말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매끄럽고 귀에 듣기 좋은 숱한 말보다는 ‘핱’처럼 뜻없는 웨침이 때때로 깨달음에 이르는 길잡이가 된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이해하기 위한 여러 방법 가운데 불교속에 녹아 있는 풍요로운 상징의 세계를 통해 느끼고 다가가는 것도 때로는 지름길 수도 있다. 그 상징의 바다 가운데 한 움큼의 물을 손바닥으로 떠올린 다면 글쓴이는 무엇보다도 먼저 십바라밀도를 뜨고 싶다.

십바라밀정진도 혹은 십바라밀도는 십바라밀의 가르침을 상징적 그림으로 나타낸 것이다. 바라밀은 도피안이라 번역 하듯이 보살이 실천수행하여 중생을 제도하여 생사의 고해를 벗어나 열반의 언덕에 이르게 함을 뜻한다. 대승불교에서는 수행덕 목으로서 육바라밀곧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선정·  지혜라는 여섯가지 수행덕목을 말하고 있으며, 여기에 방편 · 원 · 력 · 지라 는 4가지 덕목을 더한 것이 십바라밀이다.

이러한 십바라밀을 도설화한 십바라밀도는 다음과 같다


1. 둥근달- 보시

큰 동그라미를 그려 둥근달을 표현하고 있다. 이는 보시를 상징하는 것 으로, 보시를 하는데 있어 보시하는 이, 보시받는 이, 보시하는 물건이 마음에 조금도 걸림없이 베푸는 청정함을 어두운 밤에 온누리를 두루 밝히지만 조금도 이즈러짐이 없는 보름달에 비유한 것이다.

2. 반달-지계

반달로써 지계를 나타 낸 것은 그릇되고 악한 짓을 그치고 착한 일을 쌓아감이 마치 밤하늘에서 초승달이 솟아나서 어둠을 몰아내며 반달이 되어가는 것에 비유한 것이다.

3. 신날-인욕

신날은 인욕을 나타낸다. 바깥에서 오는 갖은 욕됨을 참고 안에 담긴 법성을 밝혀 나가는 것이 마치 신날이 진땅, 마른땅, 자갈밭 등 가리지 않고 어디를 가든 발을 보호하여 무사히 목적지에 이르게 하는 것처럼 인욕 또한 모든 장애를 참고 견디어 마침내 깨달음에 이르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4. 가위-정진

가위는 물건을 자르는 데 앞으로 나아갈 뿐 물러섬이 없다. 이처럼 정진이란 가위처럼 곧게 나아갈 뿐 물러섬이 없이 용맹정진해야 함을 비유한 것이다

5. 구름-선정

선정을 구름으로 나타 낸 것은 마음을 한 곳에 모아 번뇌를 소멸하는 것이 마치 구름이 태양을 가리워 대지의 뜨거운 열두개 크고 작은 고리  맞물려 돌아가는 모양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탁주이환이다. 이는 바른힘 곧 정력을 상징한다. 모든 중생이 수행정진하여 깨달음을 이루는 것이 마치 사람사는 집에 담을 덜어서 시원하게 함을 비유한 것이다. 장을 쌓고 밤낮으로 돌면서 도적을 막는 일에 비유한 것이다. 

6. 금강저-지혜

금강저는 지혜를 나타 낸다. 이는 마치 광산에서 금줄기를 찾아 캐어 그 불에 녹여 진귀한 보배를 얻듯이 중생이 지닌 번뇌의 줄기를 찾아 캐어내고 지혜의 불에 녹이고 단련하여 마침내 불성금보를 얻는 것에 비유한 것이며, 이것은 또 한 금강저가 지닌 굳세고 날카롭고 지혜로 움이 모두 갖추어져 깨달음에 나아가는 데 아무런 걸림이 없는 것을 비유한 것이다.

7. 좌우의 쌍우물-방편

좌우로 나란히 그려진 한 쌍의 동그라미는 우물을 상징한다. 우물물은 목마른 중생의 갈증을 풀어준다. 이처럼 우물은 고해를 건너기 위해 목말라 하는 중생에게 새로운 힘을 북돋아 주어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방편을 비유한다.

8. 앞뒤의 쌍우물-원

앞과 뒤로 나란히 그려진 두 개의 동그라미는 한 쌍의 우물을 표현하고 있다. 이는 큰 바람 곧 대원을 상징하니 모든 중생이 보상행을 닦는 것이 우물에서 감로수를 얻는 것과 같음을 비유한 것이다

9. 두 개의 고리-력

두 개 크고 작은 고리가 맞물려 돌아가는 모양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 탁주이환이다. 이는 바른힘 곧 정력(0)을 상징한다. 모든 중생이 수행정진하여 깨달 음을 이루는 것이 마치 사람 사는 집에 담

장을 쌓고 밤낮으로 돌면서 도적을 막는 일 에 비유한 것이다. 또한 이는 마치 두개의 톱날바퀴가 맞물려 잘 돌아가면 커다란 기계를 움직이는 큰힘을 발휘하듯이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서도 용맹정진하는 올바른 힘이 필요함을 비유한 것이다.

10. 별 가운데 둥근 달-지

큰 동그라미 속에 작은 동그라미 세 개가 정삼각형 구도를 이루고 있는 모양이다. 이는 본디 밤하늘에 둥근 달이중성을 나타낸 것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된다. 이 도형은 이른바 원이 삼점과 그 생김새가 같아 삼세를 떠 있고 그 둘레에 별이 비추는 모습 곧 월두루 비추는 큰 지혜를 달과 별에 비유한 것이다.


반야용선 장엄에서 십바라밀도는 용골을 상징한다. 용골이란 배 밑바닥 한가운데를 이물에서 고물에 걸쳐 선체를 받치는 길고 큰 목재를 말한다. 다시 말해 선체를 이루는 뼈대를 이루는 것이 바로 십바라밀로서 고해를 건너 정토의 세계에 이르는 뼈대는 바로 열 가지 수행덕목임을 비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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