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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단의 거대한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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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1호 발행인 총지화 발간일 2001-02-01 신문면수 5면 카테고리 불교문학이야기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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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이현주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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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4-17 08:21 조회 1,99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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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단의 거대한 산
'미당 서정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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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마지막 달! 12월은 문학사에서 잊혀지지 않는 날이 될 것이다. 한국 시단의 거장이며 세인들에게는 ‘국화 옆에 서’ 라는 시로 그 이름이 널리 알 진 미당 서정주 시인이 작고하 기 때문이다.

20대 초반에 결혼하여 육십 평생을 같이 동고동락한 부인 방옥순여사의 죽음은 여든을 넘긴 노시인의 전신을 흔들어 놓았고 급기야 입원을 하셨다. 입원 후에도 제한되긴 했으나 신문지 상에 인터뷰에선 퇴원 후 거처에 대한 계획도 밝히셨는데…. 결국 그가 쓴 시처럼 겨울 하늘에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이 되었다.

미당 서정주 시인은 1915년 전북 고창 출신이며 1936년 동아 보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다양한 시정신을 바탕으로 시 세계를 펼쳐 보인다. 미당의 시 세계에 대 서는 학자마다 그 의견을 달리 하나 전반적으로 그의 시 세계를 시기별로 5단계로 나누어 보는 견해가 많은데,

제1기는 ‘시인부락’에 발표한 시를 모아 1941년 ‘화사집’을 낸 시기로 이 시기에서는 보들레르 와 니체의 사상적 영향을 받아 악마적이고 원색적인 시풍이 주를 이루며, 제2기는 1948년 ‘귀촉도’ 를 발표한 후로 서양적인 사상인 가혹한 원죄의식에서 벗어나 동양적인 사상에 접근한 영겁의 사상을 읊은 인생파 시인으로 심화된 정서의 세련된 시동으로 민족정서를 시상에 읊었다.

제3기에 해당하는 ‘신라초’에 서는 불교정신의 의한 전통성을 바탕으로 시정신을 심화하였으며 샤머니즘적인 기조 위에 이루어 진 신라의 설화를 제재로 보편적 진리의 세계인 영원주의의 이념 과 동양적인 사상의 세계를 형성 하였다.

1969년 시집 ‘동천’을 발표한 제4기에는 청년시절부터 인연이 깊었던 불교에서 배운 특수한 은유법의 매력에 크게 힘을 입어 신라와 불교의 신적인 유현을 통 여 인생과 인간을 관조하려는 신비한 색채를 보인 시기이다.

마지막 시기인 1975년 ‘질마재 신화’를 통해서는 토속적인 인간 생명의 감동과 의식의 한계를 벗어난 원시적인 시머니즘을 설화적 수법을 통해 보여준 시기라 할수있다.

시인의 존재에 무게가 더해지면 질수록 그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크다. 일제 말기에 행한 친일행각과 자유당 정권과 80년대 신군부 정권에 대한 동조의 글들은 그가 일구어 놓은 60여 년의 시력에 큰 오점이 아닐 수 없으며 살아 생전 그의 참회 또한 거짓이 아님에 대해서는 알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가 그를 위대하다  하는 것은 그가 착각한 시대의 모순에 대한 타협과 동조의 삶이 아니라 그가 일구어 놓은 시산의 높음에 있으며,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시어로 승화시킨 그의 시정신에 있는 것이다.

그가 떠난 빈자리 때문일까? 올 겨울은 유난히도 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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