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신문 아카이브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신행체험

페이지 정보

호수 44호 발행인 법공 발간일 2003-05-01 신문면수 7면 카테고리 - 서브카테고리 -

페이지 정보

필자명 김영자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04 08:44 조회 1,705회

본문

연재글: 신행체험 (1회)

신행체험

이글은 총기 32년(서기2003년) 4월 14일 만보사 김영자 보살님의 남편인 고 계미생 이길우 영가의 49재 회향시에 남편의 극락왕생을 바라는 마음으로 김 영자 보살님이 작성한 글입니다.

이길우씨는 회갑인 61세 총기 32년(서기2003년) 2월 26일에 별세함.



사랑하는 당신에게!

오늘 49재를 맞이하여 우리 가족은 다시 한번 너무 큰 슬픔과 당신과의 영원한 이별에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아픔을 참을 수가 없구려.

당신처럼 가족을 사랑하고, 자상하고, 누구보다도 큰 꿈을 갖고 그 꿈을 향해서 모든 것을 펼칠 수 있도록 준비해왔던 당신이시기에 이 무슨 날벼락 같은 불행이 찾아왔단 말입니까?

생신도 불과 며칠 앞두고 따뜻한 밥 한 그릇 드시지도 못한 채 그렇게 바쁜 길을 재촉하여 정녕 어디로 떠나 가셨단 말입니까?

당신을 멀리 떠나보내던 날 하늘도 울고 땅도 울어 버렸지요.

외 하늘이여, 땅이여!

우리가 부부 인연으로 만나 한평생 파뿌리가 하얗게 되도록 백년해로하자고 맹세하여 살자하시더니 이런 억울한 일이 일어 날 수 있단 말입니까? 생각하오니 오직 일밖에 모르시던 당신이 너무 불쌍하고 안타깝습니다. 당신이 먼 나라로 떠나신 후 매일같이 당신의 늠름하고 자상한 모습을 보면서 통곡하고 또 통곡하였답니다. 우리 가족은 한 순간에 당신을 멀리 떠나보내고 모든 것을 잃어버린 것 같아 삶의 의미마저 잃었답니다. 우리 가족에게는 당신이 너무 소중하였고, 가정의 큰 꿈을 이루기 위해 당신은 먹는 것도, 노는 것도 마다하고 모든 것을 희생하여 오직 정성을 다바쳐 사업이 발전 하기만을 온갖 정열로 쏟아왔기 때문에 더 마음이 비통하고 서글퍼집니다.

오늘 49재을 맞이하여 당신을 이 세상 마지막 멀리 떠나보내려고 당신이 끔찍이 아끼고 사랑하는 아들딸, 이제 아장아장 걷는 귀여운 손자들 그리고 한 핏줄로 태어난 형제자매들도 다 모였습니다.

어서 귀여운 아이들의 이름이나 한번 속 시원하게 불러나 보세요?

어찌 그리도 아무 말이 없단 말입니까?

왜 이다지도 무정하고 야속하게 사랑하는 가족을 멀리 두고 무엇이 그리도 갈 길이 바빠 구천하늘나라 로 떠나셨단 말입니까?

당신이 우리 곁을 떠나신 것이 아직까지 실감이 나 지 않아요. 오늘도 힘든 하루 일과를 보내고 업무가 끝나면 곧장 집으로 오시는 모습이 눈에 선연하답니 다. 지금도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것 같습니다. 매일같 이 당신이 쓰다 남긴 물건을 매만지며 당신 모습 그리며 북받춰 오르는 슬픔을 참지 못해 하염없는 눈물을 짓는 답니다. 아들 일곱, 딸 둘 구남매 중에 둘째로 태어나 다른 형제들은 다 건강하신데 오직 당신만은 무엇 때문에 건강한 몸을 타고 나오지 못했소. 당신이 야속하게 날 두고 훌쩍 가신 것도 내 복인가요? 

아내로써 당신을 위해 제대로 내조하지 못한 부덕한 소치는 저의 잘못이라 부디 용서하시고 이제는 편안하게 쉬소서. 저 멀리 먼 나라로 먼저 가시거든 첫째는 건강한 몸으로 다시 태어나시고, 그리고 자녀들이 꼭 성공하도록 잘 보살펴 주시어 당신이 이룬 사업을 오래도록 번창하여 행복한 가정 이루도록 항상 돌보아 주소서.

여보!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억울하고 원통합니다. 나를 두고 먼저 가시다니. 정말 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당신 이 그렇게 애착하고 아끼던 사업, 일만 하시던 것이 원망스럽습니다. 

당신을 평생 의지하고 믿고 살려고 했는데, 이제 누구를 의지하며 살라고 야속하게도 그렇게 훌쩍 떠나가신단 말입니까? 우리는 갓 결혼하여 신혼초에 셋방살이 전전하며 가난하게 살았던 그 시절도 너무 행복했는데, 이제는 아들 딸 끈붙이고 부부정 나누며 오순도순 재미있고 멋지게 살아갈 날만 남았는데 나 혼자 외로워 어찌 살라고 무정하게 떠나셨습니까? 

당신은 언제나 모범적인 가장이었기에 더욱 그리워집니다. 이제 우리 가족은 큰 기둥이 무너졌답니다. 매일 매일 당신 사진을 보면서 당신 모습 떠올리면 밥 맛도 없고 잠도 제대로 오지 않고 오직 눈물로 세월을 보낸답니다. 모든 사람들이 당신의 급작스런 열반 소식을 듣고 모두 놀랐고, 너무 너무 슬퍼했답니다.

사랑하는 당신의 아들 상현이가 당신이 평생 이뤄놓은 사업을 잇기 위해 모든 것을 아끼지 않고 노력하고 있답니다. 믿음직한 아들이 있기에 순조롭게 잘되어 나갈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이 일구어 놓은 화목한 가정에 앞으로도 조금도 손색없이 지키기 위해 여기 오신 형제들과 의논하여 어떤 어려움이라도 극복하고 가정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여보!

당신과 만난지 삼십년이 넘는 세월은 그리 길지는 않았지만 당신을 통해 저희들은 많은 것을 배웠답니다. 깨끗하고, 정직하고, 자상하고, 가정적이고, 남을 위해 헌신하고, 가족을 위해 희생하였던 당신에게 당신을 아는 모든 사람은 당신에게 최고의 사랑을 보내고 아울러 당신이 우리 옆에서 같이 있었다는 사실에 큰 자랑스러움을 느낍니다.

여보!

이제 당신이 극락에서 부처님 모시고 평화롭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기만을 두 손 모아 빌어 드립니다. 우리 형제 자식들은 당신을 결코 잊을 수 없고 잊어서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우리가정의 행복이었고, 희망이었고, 꿈이었답니다. 막상 당신이 떠나고 보니 당신의 자리가 너무나 컸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가정적이고 자상하고 형제우애가 돈독했었기 때문입니다.

여보!

너무 염려 마세요. 당신이 계시지 않아도 화목한 가정이루고 형제지간 우애있게 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여 당신 없는 빈자리를 잘 지킬 테니 너무 걱정 마시고 부디 고이 잠드소서.

여보!

부디 부디 부처님 세상으로 가셔서 행복히십시오. 여보!

부디 부디 좋은 대로 가십시오.

총기 32년 4월 14일

아내 김영자 합장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