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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명은 죽음을 두려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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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43호 발행인 법공 발간일 2003-04-01 신문면수 4면 카테고리 한보살의 아름다운 세상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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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한주영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불교여성개발원 연구과장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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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5-03 08:59 조회 1,45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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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생명은 죽음을 두려워 한다

계절은 어김없이 봄이다. 사계절 중 봄은 농사가 시작되는 시기이고, 만물이 소생하는 시기이다. 그래서 봄은 희망이라는 단어와 잘 어울리는 계절이기도 하다. 그러나 계절 은 봄으로 달려가는데, 인간 세상은 거꾸로 가는가보다. 미국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무참하게 감행하고 있는 이라크 침공으로 전세계는 전쟁의 공포에 힘싸여 있으니, 사람들의 마음 속 봄은 언제나 찾아올 것인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전쟁반대를 공식 표명하였고, 미국은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는데 실패하였다. 그러나 미국은 유엔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에 대한 무력 공격을 개시 하였다. 하루에 바그다드에 1000개의 미사일을 쏠 만큼 무차별적인 융단폭격이 가해지고 있다: 이 속에서 어찌 “평화를 위하여”라는 구호가 정당 화 될 수 있겠는가? 이 번 전쟁으로 인해 도시와 유정이 파괴되고 수많은 생명이 죽고 상처받을 것이다. 무엇보다 두려움에 떨고 있을 어린아이들에게 이번 전쟁은 평생 마음의 상처가 될 것이다. 그들의 마음 속에서 평화의 씨앗을 말라 죽게 하고, 폭격과 증오와 두려움의 씨앗을 남길 것이다.

전쟁이야말로 인류가 저지르는 가장 큰 악행임이 틀림없다. 이러한 전쟁에 대해 우리나라 정부는 반대는 고사하고 지지와 지원을 약속하고 파병을 결정하였다. 파병의 이유는 “국익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반대여론이 높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는 생각하 는 국민들도 많다. 특히 6 .25라는 세계 역사상 유래가 없는 참혹한 내전을 치룬 우리나라이기에 전후 세대와 이전 세대의 사고는 더욱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때, 틱낫한스님의 방문은 얼어붙은 우리의 마음을 녹이고 평화를 향한 의지를 높이는데 좋은계기가 되었다. 

틱낫한스님은 "경청과 사랑스럽게 말하기"로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해결할 수 있으며, 국가와 국가간에도 평화의 원리로 적용될 수 있다고 하였다. 우리가 북한에 대해 “무엇 을 해야 하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 먼저 물어보라고 했다. 그리고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한다면 남북 관계는 훨씬 전전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서로 침략하지 않을 것이며, 다른 나라의 침략이 있을 때 도와주기로 약속한다면 남북한의 대립은 종식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틱낫한스님의 이러한 가르침에 대해 현실을 모르는 소리라고 일축해 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평화는 평화를 통해서만 지켜질 수 있다는 스님의 가르침은 깊이 되새겨보아야 할 일이다.

오계 가운데 첫 번 째가 “모든 생명은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러므로 산 목숨을 죽이지 말라”이다. 이러한 불살생계를 실천해야 할 우리 불자들이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죽음의 위협을 무릅쓰고 스스로 이라크를 찾아 인간방패가 되기를 자처한 평화 운동가들이 있다. 평화를 수호하고자 하는 이들의 결연한 모습 속에서 나는 부처님의 보습을 본다. 부처님께서 배고픈 맹수를 위해 기꺼이 몸을 던진 것처럼, 평화를 지키기 위해 몸을 던진 사람들이야말로 장차 부처가 될 보살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따뜻한 봄기운이 사람들의 마음속에도 평화를 가져다주기를 바라며, 공포에 떨고 있을 이라크 사람들과 자국이기 주의의 욕망에 불타고 있는 미국의 부시 대통령을 향해 자 비의 마음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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