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신문 아카이브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매일 아침 불공으로 하루 시작 30년

페이지 정보

호수 246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0-05-01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

페이지 정보

필자명 박재원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박재원 기사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5-22 09:19 조회 5,842회

본문

매일 아침 불공으로 하루 시작 30년
사원 내 궂은 일 도맡아 봉사에 ‘솔선수범’

f51fa2e4fe322f91f2b917ea2904b2b3_1590106767_7463.jpg
벽룡사 양재범 각자 


지난해 창교절을 맞아 사원마다 모범 교도에 대한 표창이 있었다. 삼밀수행과 육행실천으로 타인의 교감이 되고, 교도 화합과 교화발전에 기여한 총지교도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은 종단의 작은 성의표시였다. 벽룡사(주교: 승원 정사)에서는 신정회 회장인 양재범 각자(69세)가 수상했다. 모처럼 열린 서원당에서 자성일을 맞아 불공 중인 각자를 만날 수 있었다. 어떤 분일까 궁금했다. 어떤 신행을 하면 자랑스러운 ‘모범 교도’가 될 수 있을까.

“저는 뭐 특별한 게 없는데….” 말끝을 흐리시는 각자님의 미소 위에 수줍음이 가득했다.

“벽룡사를 원찰로 나오게 된 지는 거의 30년이 되어 가지요. 어려서 부모님을 따라 절에 다닌 인연이 있고, 형수님의 교화로 아내와 함께 처음 다니게 되었습니다.”

각자님이 30년 간 벽룡사를 다니면서 주교로 모신 스승님만도 대여섯 분이 넘는다. 그 과정에서 각자님은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벽룡사의 대소사와 교화 발전에 한번 빠짐없이 참여하고, 묵묵히 자리를 지켜왔다.

“아내가 암으로 세상을 뜬지 10년이 되었어요. 7년 간 병상에 있으면서 세 번 정도의 고비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오로지 불공을 하며, 부처님께 의지했지요. 아내는 그 때마다 어렵게 잘 견뎌 주었어요. 총지종에 입교해서 그때 가피를 받았다고나 할까요.”

그 후로 각자님은 매일 아침 불공을 한 시간씩 하고, 가능한 서원당에 나와 여법하게 정진하며, 신심을 키워왔다.

“모범 교도로 상을 받은 게 참 부끄럽지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자성일 법회 끝나고 한 두어 시간 서원당과 공양실을 청소하는 것 정도 밖에 없어서...”

‘침묵의 성자’로 알려진 인도의 영적 스승 바바하리다스가 말을 하는 대신 작은 칠판에 글을 써서 전한 감동적인 이야기 ‘성자가 된 청소부’가 문득 생각이 났다.

‘인도에서는 청소부를 ‘마하타르’라고 부른다. 산스크리트어로 마하타르(mahatar)는 위대한 사람을 가리키는 마하트(mahat)의 최고 높임말이다. 실재로 이들은 매우 위대한 존재이다. 이들의 도움이 없다면 도시든 마을이든 전부가 지옥으로 변했을 것이다.’

(성자가 된 청소부 중에서)

양재범 각자님 같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실천이 모여, 종단의 미래를 밝히는 희망과 감동의 물결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박재원 기자


f51fa2e4fe322f91f2b917ea2904b2b3_1590106787_397.jpg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