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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자비희사(慈悲喜捨)’4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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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50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0-09-01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총지 50년 기획 참교도 찾기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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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박재원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기자 필자정보 박재원 기자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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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9-02 15:41 조회 3,52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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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자비희사(慈悲喜捨)’40년
십시일반 1만원, 처음 8명으로 시작 60명에 달아... 수해 지역, 복지관, 장학금 등 손길 닿는 곳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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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자비회 교도들이 지난 8월 13일 네팔 어린이 돕기 희사 후 기념촬영을 했다.
 

“코로나 때문에 직접 가지는 못하고, 수해로 힘든 분들께 전해달라고 KBS방송국에 성금을 보냈어요. 또 생각보다 부산은 비 피해가 적어서 코로나로 고통 받는 분들을 위해 사용해 달라고 동래구청에 희사했고, 그리고 지난 번 네팔 학생들 교복 지원한다고...”

부산 정각사 자비회 백일숙 회장이 옆에 있던 서봉희 총무에게 가져와 보라며 주섬주섬 챙겨 보여준 영수증만 해도 부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등을 통해 보낸 희사금액이    8월만 해도 기백만 원이 훌쩍 넘었다.

자비회는 정각사 교도들 중 뜻있는 사람들끼리 십시일반 월 1만 원씩 모아 40년 째 자비희사를 실천하고 있는 모임이다. 현재 50명에서 많게는 60명에 달하는 교도들이 다달이 정성을 모으고 있다. 그 중심에는 마흔 살 되던 해에 처음 발심하여, 교도 일곱 명과 함께 자비회를 만들게 되었다는 백일숙 회장이 있었다. 올해로 82세가 된 백 회장은 그때부터 자비회를 맡아 왔다. 

“처음에는 깊은 산중에서 공부하시는 스님을 돕자는 뜻으로 시작을 했어요. 그런데 막상 보시할 마음이 생기니까 눈앞에 보이는 아픔이 많더라고요. 그래서 누구 어렵다고 하면 찾아가 들여다보고 얼마씩 도와드리고, 쌀도 사다드리고 하다 보니까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 세월이 참 빠르네요.”

자비회는 매년 모자 가정 돌봄센터 마리아 모자원(부산 연제구)과 연산동 복지관에 100만원 씩 보내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동해중학교 졸업생 2명에게 고등학교 학비 전액을 지원하는 장학금을 전달한 바 있다. 

 “현재 동해중학교 학생 두 명에게 장학금을 주고 있는데, 올 가을부터는 정부에서 지원을 한다고 전해 들었어요. 정각사 주교 법경 정사님께서 불교를 공부하고 싶어도 형편이 어려워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학생을 돕는 게 어떠냐고 하셔서 이제 불교대학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려고 해요.”

자비회는 1년에 두 번 정기 모임을 통해 결산을 하고, 앞으로 나아갈 바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회원들이 전적으로 백 회장을 믿고 살림을 맡길 수 있는 이유는 투명한 운영에 있다. 회장은 통장이 아예 어디 있는 줄도 모르고, 총무 이영순, 서봉희 교도가 맞장부를 작성하고, 황영순 교도는 감사를 맡고 있다. 

“봉사를 할 때는 보람도 있지만 사실 마음이 더 아프죠. 형편대로 하다 보니까 늘 부족하다 생각하고 그래서 아쉽고, 미안하고. 따로 모집을 안 해도 입 소문으로 교도들께서 동참을 해주시니까 그때는 또 힘도 나죠.”

여든 세를 훌쩍 넘기고도 생기 넘치는 백 회장은 현재 방송통신대학에서 2년 째 수학중이다. 요즘은 한국사를 공부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고 했다. 종단이 창종 50년을 맞아 그 간의 역사를 정리 중에 있다. 과거에 일어난 사실은 모두 그 대상이 되지만 그 모든 사실이 역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비회와 백회장의 자비희사는 불교총지종사 한 페이지에 장식될 듯싶다. 이들의 역사에 모두가 푹 빠질 차례다.

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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