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신문 아카이브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성취자 위루빠(Virūpa)

페이지 정보

호수 245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0-04-01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밀교 서브카테고리 정성준 교수의 밀교 인물史

페이지 정보

필자명 정성준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정성준 교수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5-22 05:03 조회 5,136회

본문

성취자 위루빠(Virūpa)

위루빠는 데와빨라왕이 통치하던 시대 동인도의 뜨리뿌라에서 태어났다. 위루빠는 수행에 뜻을 두어 당시 남인도에는 소마뿌리(Somapuri)라는 곳으로 향하였다. 소마뿌리는 번역하면 ‘달의 도시’라는 뜻인데 밀교가 성행하여 수천의 승려들이 수행하던 곳이었다. 위루빠는 밀교를 공부하거나 관정을 받은 적이 없었지만 대담하게 처음부터 와즈라와라히(Dakini Vajravārāhī) 관정을 요구하였다. 위루빠는 12년 동안 와즈라와라히 다라니를 백만 번 이상 염송하였으나 수행의 진전이나 기별이 없었다. 위루빠는 낙담하여 가사를 찢어 화장실에 버리고, 평소 하던 예불도 하지 않고 맨몸으로 널브러져 있었다. 이때 다끼니가 나타나 그가 버린 가사를 손에 쥐어주면서, “거룩한 수행자여! 수행을 포기하지 말라. 오직 모든 명칭과 개념이 허망함을 수습하라” 라고 말하며 다음의 게송을 설했다.


범속한 유정의 마음이

곧 와즈라와라히의 핵심이네.

이것은 모두에게 해당되고

그대도 예외가 아니네.

당신은 경험 없는 어린아이와 같아

성취를 기대하는 소원이 있지만

그 보석은 아직은 연마되지 않았다오.

관념의 전환이야 말로 최고의 수행,

조금도 부족함이 없다오.


위루빠는 스승 와즈라와라히의 조언대로 다시 12년을 더 수행하여 실지를 얻었다. 위루빠는 마을에서 비둘기를 잡아먹으며 살았다. 어느 날 비둘기가 한 마리도 남지 않게 되었을 때 사원의 승려들은 거처를 수색하여 비둘기와 술을 마시고 있는 위루빠를 발견하여 마을에서 쫓아냈다.

위루빠는 가사와 발우를 불상 앞에 놓고 떠났는데, 한 호수에 도착하여 큰 연꽃을 발견하곤 연꽃은 불상에 공양 올리고 나머지 연잎 위에 발을 걸치고 건너편까지 호수를 건넜다. 소마뿌리의 마을사람들은 비로소 위루빠가 성취자임을 깨달았는데, 승려들은 왜 비둘기를 잡아먹었는지 물었다. 위루빠는 “나는 잡아먹은 적이 없다”라고 말하곤 손가락을 튕기자 그가 남긴 비둘기의 깃털들이 다시 비둘기가 되어 날아갔다. 이후 위루빠는 사원근처에 머물면서 제자들을 가르치기 시작하였다.

위루빠가 편력할 때 갠지스강에서 강의 여신에게 음식과 먹을 것을 요청했을 때 여신이 거절하자 갠지스강을 둘로 나누는 기적을 일으켰다. 까나사띠에 도착했을 때 위루빠는 숙소의 여종에게 술과 밥을 공양 받았다. 이틀과 반나절이 지났을 때 위루빠는 태양의 운행을 정지케 하는 기적을 일으켰는데 크게 놀란 지역의 왕이 기적을 일으키는 자를 수소문했다. 그날 밤 왕의 꿈에 태양의 여신이 나타나 어떤 요기가 여관의 여종에게 음식 값을 지불해 주길 요청했다고 전했다.

어떤 마을에 도착했을 때는 그 마을에 야차신앙과 식인의 습관이 성행하였지만 이들을 모두 조복하여 개종시키고 불법을 수호토록 하였다. 이후 위루빠가 데비꼬따로 돌아왔을 때 쉬바신과 여신 우마가 33천을 지어 45만의 유정이 살 수 있는 정토를 공양하였는데 위루빠는 평생 행적을 게송으로 읊고 자신이 기적을 행하지 않으면 세간 유정들이 법을 알 도리도 없을 것이라는 말을 남기고 정토에 왕생하였다.

와즈라와라히는 챠끄라상와라딴뜨라(Cakrasamvara Tantra)의 주존 헤루까(Heruka)의 명비이다. 티벳어로는 돌제팍모(Dorje Pakmo)라고 말하는데, ‘돌제’는 티벳어로 ‘금강’이란 뜻이고 팍모는 돼지를 의미한다. 밀교의 불모인 와즈라요기니(Vajrayoginī)의 분노존으로 어금니가 돌출되어 있고 오른쪽 귀에는 멧돼지의 형상을 달고 있다.

요기니는 여성 밀교수행자이다. 와즈라요기니는 불모이며, 다끼니(dākinī)라고도 한다. 붉은 몸에 해골을 든 형상은 자아를 극복하고 번뇌를 대락으로 수용하며 중생구제의 사명을 다한다. 인도와 티벳의 많은 밀교수행자들이 불모를 본존으로 모시고 수행에 정진하여 성취했다고 전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