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자와 아뢰야식과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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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55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1-02-01 신문면수 4면 카테고리 지혜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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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1-02-04 13:25 조회 2,818회본문
종자와 아뢰야식과의 관계
존재는 행위에 의한 업상속(業相續)으로 지속, 자기 과(果)를 만들어내는 공능차별(功能差別)
정신적인 에너지이자 힘
종자(種子, bja)는 무엇일까. 종자는 식물의 씨앗을 말하며 땅속에 있어도 싹이나 가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의식의 영역에서는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모든 존재를 유발하는 가능태가 심층 심리 속에 잠재해 있다고 생각하여 이것을 종자라 부른다. 종자는 처음에는 식물의 열매 속에 있는 종자를 말한 것이지만 이 개념을 불교가 받아들여 나중에는 일체종자식까지 발전하게 된다. 우리들은 흔히 종자라고 하면 어떤 물질적인 것을 연상하기가 쉽다. 하지만 아뢰야식 속의 종자는 사물이 아니라 일종의 정신적인 에너지이며 힘이다.
따라서 우리는 아뢰야식이나 종자가 있다거나 종자가 저장되어 있다는 말에 집착해서 이들이 어떤 공간적인 사물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이들은 오직 정신적인 것이며 우리들의 경험세계 속에 잠재해 있는 심층 심리로서 이들을 경험하기 위해서는 수행과 명상요가를 통해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유식학파에서는 우리들의 심층 심리 속에서 발견되는 잠재적인 정신 에너지를 종자라고 부르고 이 종자들을 저장하는 것을 일체종자식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생각한다. 종자에는 현상을 생성하는 에너지라는 측면 이외에도 과거에 행한 행위의 ‘잠재적인 결과’라는 측면도 있다.
불교의 근본 사상의 하나는 업(業)사상이며, 이것은 ‘현재의 상태는 과거의 업의 결과이고, 현재의 업은 미래의 상태를 결정한다.’라는 것이다. 우리들의 존재는 행위에 의한 업상속(業相續)으로 지속되는 것이며 업이 결과를 낳기 전인 잠복 상태를 종자라고 한다. 즉 우리들이 지난 일들을 생각해 내기 이전에는 아뢰야식 속에 종자의 상태로 잠복해 있으며, 현재 짓는 업도 아뢰야식의 종자에서 생겨난 것이다.
현재의 업은 미래를 결정
업(業)이란 정신적이든 물질적이든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는 구체적인 행위이긴 하지만 그것은 영원히 계속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든가 미워하는 것이 언제까지나 지속되는 것이 아니며, 아무리 극악무도한 행위를 하더라도 그 행위는 일순간에 사라져 버린다.
불교의 찰나생멸의 입장에서 보면 모든 행위는 찰나에 생겼다가 사라지는데, 그렇다면 찰나에 사라져 버린 행위가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면, 그 행위는 사라진 뒤에도 무언가 다른 형태로 그 영향이 남아있어야만 한다.
이와 같은 업 사상에서 생겨난 필연적 요청의 결과로 종자라고 하는 개념이 불교에 받아들여지게 된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아뢰야식의 종자에 대해서, 종자를 무언가 물질적 또는 사물의 존재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전문적으로는 종자는 아뢰야식 속에 있고, 자기의 과(果)를 만들어내는 공능차별(功能差別)이라고 정의한다.
여기에서 공능(功能)이란 능력이라는 의미이고, 차별(差別)이란 특수한ㆍ뛰어난 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종자란 ‘자기를 만들어내는 특수한 힘’이라는 의미이다. 즉 종자란 에너지와 같은 것으로 하나의 힘이지만, 이것은 타오르는 불과 같은 에너지가 아니라 원자핵에 숨어있는 핵에너지와 같이 우리들 마음속 깊숙이 숨겨져 있는 잠재적이고 정신적인 에너지를 가리킨다.
불일불이성(不一不二性)
그렇다면 이 종자와 아뢰야식과의 관계는 어떤 것일까. 아뢰야식의 아뢰야는 저장한다는 의미가 있으며 모든 법이 결과로서 원인으로서 저장되기 때문에 아뢰야식은 창고이고 종자는 그 속에 저장된 저장품과 같은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물질적인 것들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들이기 때문에 이 둘의 관계가 문제가 된다.
성유식론에서는 아뢰야식을 체성(體性)이라 하고 종자를 작용(作用)이라고 명확히 정의하고 있으며 이들을 불일불이성(不一不二性)이라고 결론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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