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교란 무엇인가?_밀교의 특징<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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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56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21-03-01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밀교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김재동 연구원 필자법명 - 필자소속 법장원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1-03-05 14:20 조회 3,078회본문
사상적 종합성
밀교는 고대 인도의 종교문화, 민속문화를 적극적으로 섭취하고 그 속에 중층적으로 쌓고 있다. 그래서 때로는 불교적 색채보다 외교적(外教的) 분위기가 짙게 풍기는 경우도 적지 않다. 과거 밀교란 불교의 옷을 입은 힌두교라고 평한 학자들이 있을 정도이다. 그것은 일면에 있어서 수긍할 만하다. 확실히 밀교 경전 속에는 인도 고래의 주술도, 종교의례도, 신비사상도, 힌두 신도, 민간신앙도, 자연과학도 모두 있다. 그러나 밀교가 이들 인도의 기존 문화를 무차별 섭취한 것은 아니다. 주의를 기울여 보면 밀교는 이들 외교적 요소들을 외형적으로는 그대로 수용하면서 내용상으로는 점차 불교적으로 개편하고 있다. 가령 브라만교에 기원을 둔 호마법(護摩法)을 섭취하면서, 공물의 천상 운반에 의한 신들의 위무(慰撫)에 그치지 않고, 연소하는 불을 자기 번뇌의 파괴로 이끄는 내호마(内護摩)로 승화하고 있다. 현세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브라만교 혹은 힌두의 주법(呪法)을 채택하면서, 이를 궁극적으로 성불의 법(法)으로 별질(變質)시켜 간다. 또 힌두 신들을 대폭 밀교의 판테온에 편입시키고 만다라를 구성하여 각각 불교 교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요컨대 밀교는 인도인의 비근(卑近)한 종교행사라든가 토속신앙, 일상생활의 습관 등을 최대한 이용하면서 그 내용을 서서히 불교사상으로 바꿔 나가려고 했다.
『대일경』 『금강정경』과 같은 인도 중기의 밀교 경전, 나아가 『비밀 집회 탄트라』나 『헤바즈라Hevajra탄트라』와 같은 후기의 밀교 경전 중에는 중관, 유식, 여래장과 같은 대승불경의 대표적인 사상이 수법의궤(修法儀軌) 속에 활용되고 있는 사례를 많이 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밀교는 이들 힌두 사회의 습관, 의례, 주법 등을 대담하게 섭취하면서 점차 그것을 불교 교리적으로 순화하고 내면화하며 사상화하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일체의 인도 문화와 사상이 밀교 속에 종합적으로 흡수되어 있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상징성
궁극의 진리를 깨달은 그 경계를 직접 문자나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불교경전이나 논서에서 그것을 나타내기 위해 어떤 경우는 불(不)․비(非) 등의 부정사를 거듭하고, 또 언어도단으로 그 표현을 포기한다. 밀교에서도 그것을 자내증, 성지(聖智)의 경계, 삼마지의 법으로 삼고 직접적인 표현을 피하고 있다. 그것은 유가법을 통해 각자의 종교체험 속에서만 파악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심주심론」을 간략화한 「비장보약(秘藏寶鑰)」에서도 제9주심까지 불교 각 종의 경론을 인용하여 그 이론적 근거를 설명하지만, 제십비밀장엄심은 단지 「보리심론」의 삼마지를 설파하는 대목을 그대로 인용할 뿐 그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그러나 밀교는 또한 최고의 진실을 표현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표현방식이 그것이다. 진리는 언어 표현을 초월해도 그림이나 법구를 이용해 상징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상계의 일체 사물에 대해서, 두 가지 견해가 있다. 즉 표면적인 대로 한쪽의 견해에 기초한 이해를 말하는 천략석(淺略釋)과 사물의 본질을 내다보는 심비석(深秘釋)이다. 진리를 불신(佛身)으로 하는 법신이 모든 곳에서 영원히 설법을 하고 있다는 밀교의 독자적인 법신설법 사상은 종교체험을 얻은 각자에 의해 이루어지는 심비석을 전제로 하고 있다.
삼밀융합으로 즉신성불
밀교에서는 진리를 상징이라는 매개를 통해 구체적으로 표현하고 이를 만다라로 전개한다. 스위스의 정신의학자 융이 상징(Symbol)을 Sinnbild진빌트[sinn(의미-의식, 합리적)+bild(그림, 상(像)-무의식, 비합리적)]로 분석하고, 심적 사상(事象)의 고유한 에네르기 변환기(變換器)라고 하며, 동양의 만다라를 ‘상징 중의 상징’이라고 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만다라는 일반적으로 묘사된 그림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밀교에서는 만다라를 형태상으로 네 가지로 나눈다. 대(大), 삼매야(三昧耶), 법(法), 갈마(羯磨)의 네 종류이다. 대만다라는 그림에 그려지거나 토단에 세워진 만다라라든가, 불상 등 현실적 모습을 취한 것을 말한다. 삼매야만다라는 금강저, 윤보(輪寶), 방울[鈴] 등의 법구를 말한다. 이 법구들은 진리를 삼매야형으로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법만다라는 범자를 음절 내지 여러 글자로 구분해 절대 진리의 일부를 드러내도록 한 종자(種子)으로 구성된다. 마지막으로 갈마만다라는 현실 세계의 모든 활동적인 면을 만다라로 파악한 것이다. 이들 4종의 만다라는 형태가 다르지만 본원적으로는 각기 불리(不離)로 결합되어 있다. 밀교에서는 이러한 현실세계에서 구체적인 형태로 존재하는 것 속에 잠재된 상징을 통해 절대세계의 파악을 가능하게 한다. <다음호에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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